일요일, 7월 02, 2006

[영화광] 수퍼맨 리턴즈



목이 빠지도록 수퍼맨 귀환을 기다려온 jrogue군이 개봉에 맞춰 IMAX로 수퍼맨 리턴즈를 보고 왔다. 수퍼맨 팬이 200% 더 즐겁게 볼 수 있도록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교묘하게 감추고 감상평을 적어보겠다. 참고로 수퍼맨 리턴즈를 제대로 보려면 절대로 영화 내용을 시시콜콜 알려고 하면 안된다. ;)



스타워즈와 더불어 jrogue군이 소시적에 수퍼맨을 영화관에서 보고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쫄쫄이 옷을 입고 종횡무진 악당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우리의 수퍼맨이 얼마나 멋있게 보였던지... 이를 잊지못하고 일요일 아침에 보여주는 만화 영화에 수퍼맨이 나올지라면 한시간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곤 했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전체 4편 가운데 정말 걸작이었던 수퍼맨 2편 이후에 나온 3편과 4편은 역시 속편은 절대로 안된다는 교훈을 안겨주었고, 지금은 사망했지만 영원한 수퍼맨이었던 꽃미남 크리스토퍼 리브가 승마 도중 사고로 인해 몸져 눕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수퍼맨 영화는 물건너 간 듯이 보였다.



그러다가 워너가 판권을 다시 사오면서 몇몇 유명한 감독을 영입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수퍼맨의 저주(?)에 걸려서 판판이 깨지다가 야루고 시룬 끝에(감독 넷, 작가 다섯명이 투입된 초특급(?) 프로젝트이다) 결국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X-맨 3편도 마다하고 과감하게 뛰어들므로서 결국 19년만에 다시 세상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이 니콜라스 케이지를 기용해서 신형 수퍼맨을 만들뻔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jrogue군은 망연자실해있었는데, 다행히도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로 낙점되고 크리스토퍼 리브를 꼭 닮은 브랜든 루스를 수퍼맨으로 뽑았다는 소식을 듣고서 안도의 안숨을 내쉰 기억이 새롭다.



원래 수퍼맨을 꼭 닮은 브랜든 루스를 기용한 감독의 의도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수퍼맨 리턴즈는 고전적인 수퍼맨 1편도 아니고, 전자오락으로 변한 3편도 아니고, 최악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4편도 아닌 가장 좋았던 2편 이야기를 이어받아 완전히 복고풍으로(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밀어붙인다. 또한 허무맹랑한(얼마나 허무맹랑한지는 직접 보시라. T_T) 전편의 특수효과와는 달리 수퍼맨도 물리적인 제약사항 때문에 무지 고생하는 장면(전편에 나왔듯이 번개 맞고 날아가버린 747기 엔진 자리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 수퍼맨 리턴즈 영화 초반에 777기 추락을 막기 위해 몸으로 때우는 장면을 보면 정말 현실감이 느껴진다)을 넣어서 수퍼맨으로 뛰어다니기 한번 정말 힘들겠다는 느낌이 팍팍 오게 만든다. 이는 수퍼맨이 없는 동안 일반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애인에게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수퍼맨의 고뇌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발휘해서 영화를 보는 도중에 연민의 감정을 배가시키고 있다. 요즘 영화로 나와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파이더맨이나 X맨에서 볼 수 있는 이방인으로서 영웅관을 수퍼맨 리턴즈가 다시 한번 정통으로 이어받았다고 보면 틀림없겠다.



이번 수퍼맨 리턴즈는 인천 CGV IMAX 영화관에서 봤다. 용산에도 IMAX 영화관이 있긴 하지만 모든 좌석이 얘매 불가인 관계상 상대적으로 널널한 인천까지(다행스럽게도 jrogue군은 인천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도로 지리에도 아주 밝다)가서 봤다. IMAX용 수퍼맨 리턴즈는 차세대 제네시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아날로그디지털 리마스터링해서 다시 아이맥스용 아날로그 필름으로 변환했으며, IMAX DMR 2D로 상영하는 중간에 20분 정도 분량이 IMAX DMR 3D(입체)를 적용한 보너스(?) 형식으로 나온다. 기대와는 달리 3D는 대략 좌절 수준이지만(안경을 끼었다 벗었다 하면 몰입이 잘 안되며, 편광 효과 때문에 화면이 조금 흐려지는 문제점도 있다), DMR 2D 영상은 아날로그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크기(화면이 벽면 전체를 꽉꽉 채운다)와 밝기 때문에 디지털보다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다. 시간과 자금 여유가 되면 IMAX로 보기를 권한다(물론 3D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지금 스포일러성 내용이 손가락에서 마구 나오고 있지만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꾹꾹 참고 있다. 대신 2편 내용을 조금 소개해서 수퍼맨 리턴즈 보시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도와드리도록 하겠다.




  • 로이스는 수퍼맨의 정채가 켄트 클라크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결국 로이스를 얼음 요새에 데리고 간 수퍼맨은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한 다음에 _사랑_을 위해 수퍼맨 능력을 버리고 인간이 되는 길을 택한다.
  • 초강력 외계 악당에다가 렉스까지 가세해서 온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우여곡절 끝에 클라크는 다시 수퍼맨으로 돌아온다.
  • 아니나 다를까 악당을 모두 물리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클라크는 수퍼맨과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로이스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키스로 루이스의 기억을 지워버린다.


이제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를 독자 여러분에게 심어 놓았으니 영화를 보면서 고개를 끄떡일 일만 남았다. ;)

EOB

댓글 3개:

  1. 팀버튼이 만들던 98년 수퍼맨은 1년 제작 중에 워너브로스가 스톱시켰다고 합니다. 팀버튼은 슬리피 할로우에서 떨어지는 것은 임원들의 머리라고 말을 했는데 수퍼맨의 제작 중단에 대한 화가 머리 끝까지 솟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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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N님, 자세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팀버튼이 수퍼맨 새 작품을 만들었다면 아마 광적인 수퍼맨 팬들이 암살단을 조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오늘 엑스맨 3편을 보고나서 느끼지만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이야기꾼으로서 정말 대단한 소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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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호호호... 용재님, 제가 출발 XXX 여행을 안보는 이유가 다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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