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7월 08, 2006

[독서광] 영어상식사전 : 영문과 교수도 몰래 보는



번역이 부업아닌 부업(?)이 되다 보니까, 영어 관련해서 책을 심심치 않게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신간 소개에 나왔기에 영어상식사전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독자 여러분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이 왔다.



책 구성을 살펴보면 자주 나오는 질문을 161개 정도 뽑아서 여기에 대한 배경 설명과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부담없이 읽게 만들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다고 보여지는데, 난이도가 들쑥날쑥이고 중복되는 내용이 생긴다는 단점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번역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정효씨가 쓴 가짜영어사전이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영어를 두려워하는 일반 독자라면 이 책이 더 좋아보인다.



jrogue군이 여러 가지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있지만, 모르는 내용도 있었기에 향후 어려운 책을 번역할 때 시간 단축을 위해 실탄을 비축하는 기분으로 조금 신경을 써서 읽었다. 특히 국내에 잘못 알려진 영화나 책 제목 소개 부분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설명이 잘못되거나 어색한 부분도 제법 눈에 들어오므로, 이 책을 100% 신뢰해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본문 중에 소개하는 'red herring'은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번역하는 도중에 14장에서 등장한 단어인데, 훈제 청어(여기에 역자주를 "중세 때 탈옥한 범죄자가 추적자들이 풀어놓은 개가 냄새를 맡고 추적하지 못하도록 훈제 청어를 길에 뿌리고 다니는 관례에서 비롯한 용어입니다. 변죽만 울리거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정보를 말합니다."와 같이 달아놓았다)를 '훈제'라는 냄새가 사라진 '빨간' 청어라고 번역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가 하면, 가장 마지막 행에 나오기에 결론이라는 뜻이 강한 bottom line을 단순히 핵심으로 설명하고 있고, ad hoc에 '특별한'이외에도 '임시 변통'이라는 정반대 뜻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책 한번 제대로 읽기 무척 어렵다. T_T



뱀다리) 다 읽은 책은 '해'님에게 보내어 다음 번역할 때 참조하도록 했다. --> 서로 돌려가며 읽는 책 재미가 솔솔하지? ;)



EOB

댓글 10개:

  1. red herring에 그런 어원이 있었군요, 미처 몰랐습니다. ad hoc을 '특별한'으로 해석한건 오역에 가까운 것 같네요. '특정 목적만을 위하여'가 원래의 의미입니다. 여기서 '임시 변통'이란 의미도 파생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bottom line은 종합적 지표 또는 기준 정도가 정확한 의미일 듯 합니다. 재무제표 등 회계서류의 마지막 총합을 표시한 줄이란 의미가 어원인 것으로 알고 있구요.

    요즘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잘 읽고 있습니다. 조엘의 문체가 번역하기 쉬운 영어가 아닌데 번역을 정말 꼼꼼히 하셨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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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가 영문과인 관계로
    -_-;
    (제 정체가 하나씩 드러나는군요
    궁금하시진 않겠지만)

    하여튼 한번 읽어보려고 이 책을 네24카트에 잠재워놨습니다.

    표지에서 가벼운 느낌이 나서 구매하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하고 있는데요
    jhrogue님은 추천? or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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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 1달전인가 구입해놓고... 바빠서 읽지 못했던 책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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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大山님, 좋은 코멘트 감사합니다. '조엘 온 소프트웨어'를 즐겁게 읽고 계시다니 저도 보람을 느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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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gloomymoon님, '제 정체가 하나씩 드러나는군요
    궁금하시진 않겠지만'이라는 문구가 제 머리 속을 통과한 순간부터 갑자기 _호기심_ 모드로 전환했어요. --> 이런 속성은 평생 못고칠 듯.

    책 구매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0279675
    에서 전체 목차를 보신 다음에 판단하시면 됩니다. 영문과 졸업하셨고 미국 문화에 익숙하다면 심심풀이라면 모를까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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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conv2님, 하루 이틀이면 충분히 읽으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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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책이랑 선물 잘 받았습니다. 요즘 틈틈히 읽고 있습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만, 100%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에 적극 공감!!!

    "cute"에 성적인 의미가 있다는 소리에 허걱. -_-;;; 어떤 단어든 말하는 상황, 분위기, 태도에 따라서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는데...약간 성급한 일반화를.. ^^;;

    그리고 일상 생활에서는 ad hoc을 '임시 변통'라는 의미로, bottom line을 '마지노선'에 가까운 의미로 더 많이 사용하는 듯 합니다. 일상화된 단어라 원래 어원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을 듯.. F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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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jrogue님이 소개하신 '가짜영어사전'(개정판)을 퇴근길에 들러서 구입했습니다. 잠깐 읽어봤는데 상당히 재미있더군요. ^^;

    혹시 번역과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책 있으시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된다면 예비 번역자에게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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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해님, 책은 벌써 다 읽으셨죠? 코멘트 내용이 역시 날카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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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conv2님, 번역은 많이 해본 사람이 장땡이랍니다. 책만으로는 실력이 늘지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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