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10월 01, 2006

[독서광] 유쾌한 이노베이션



오늘은 책 주간 두번째 시간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회사인 IDEO에서 벌어지는 일을 소개하는 '유쾌한 이노베이션'을 같이 읽어보기로 하자.



어느 순간부터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프로토타이핑 기법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스티브 맥코넬도 'Rapid Development'에서 프로토타이핑에 대한 평가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프로토타입 효능

  • 명목 일정에서 잠재적인 절감 요인: 최고
  • 작업 가시화 효과: 최고
  • 일정 위험에 미치는 영향: 위험 증가
  • 도입 초기 성공 가능성: 매우 우수
  •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 최고


사례 연구에 따르면, 발전적인 프로토타이핑은 개발 노력을 45-80% 정도까지 감소시킨다.


대부분 우수/최고를 준 평가 항목을 보면 놀랍지 않은가? 프로토타입 기법은 비단 소프트웨어 공학 뿐만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해법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기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IDEO 사람들이 일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이 유쾌한 제목을 단 책도 프로토타이핑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토타이핑이 성공하려면 실패와 자유로운 사고를 허용하면서도 정해진 기한과 사용가능한 자원에 제약을 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무제한 시간과 무제한 자원을 허용한 상태에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라고 하면 실제 제품을 만드는 작업과 무슨 차이점이 있지? IDEO 친구들은 물리적인 제약 내에서 창의력을 발휘하는 묘기를 보인다. 시간은 늘 촉박하고 빠듯한 예산과 소비자의 무한한 욕구는 충돌을 일으키고, 기존에 퍼져있는 습관과 관행은 바뀌기를 거부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시장에 충격을 줄만한 새로운 제품을 설계한다는 자체가 무척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경기의 규칙을 살짝 바꿔서 IDEO에서는 누구나 근무하고 싶어하는 자유롭고 즐거운 놀이터와 같은 회사 분위기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을 분출해내도록 만든다. 틀에 짜여진 째찍과 당근이라는 전통적인 직원 동기 부여 기법 대신에 누구나 자기 생각을 말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만드는 환경을 갖춰줌으로써 창의력과 생산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IDEO와 같은 회사가 존재하기 힘든 (먹고 살기에도 빡빡한) 우리네 현실에서 이 책은 뜬구름 잡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읽는 독자와 무관한 별나라 이야기만 늘어놓기에 따분하고 지루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일하기 무지 싫은 환경을 만드는 과정에 혹시 자신도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나 고민하기 바란다. 그러면 갑자기 책이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뱀다리: 소프트웨어 공학도로서 이 책을 읽고나서 느낀 소감은 앞으로 맹목적인 기능 위주에서 벗어나 사용자 입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좀더 사용하기 쉽고 조작하기 간단하게 만들어야 겠다는 다짐이다. 수많은 기능을 탑재한 경쟁사 MP3 제품을 몽땅 구시대 유물로 만들어버린 아이포드의 교훈을 잊지말지어다!



EOB

댓글 2개:

  1. 단순한 설문조사로는 알수없으면 고객이 필요로 하기전에 미리 고객에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애플과 버튼 하나를 설계하더라도 고개의 사용 편의성과 직관성을 유지하는 구글은 제품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좋은 모델인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천하기는 여러가지 이유로 쉽지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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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uk-woo님, 단순하게 만들기가 더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꽃무늬 넣고 알록달록 반짝반짝하게 만든 옷보다 유행타지 않으면서도 수수한 옷을 만들기가 몇 배는 어렵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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