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10월 03, 2006

[영화광] 타짜



jrogue군이 과거 스포츠XX에 연재되었던 타짜를 처음부터 끝까지 안 빼고 다봤다고 말하면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이 많으시리라. TV, 만화 등을 잘 안보는 jrogue군이 무슨 바람이 불어서 그 길고 긴 연재 만화를 다 읽다니. 쯧쯧... 어쨌거나 너무나도 만화를 재미있게 보았기에 영화화 되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서 보러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개봉이 되었다. 원작을 각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영화 내용은 만화와는 상당히 다른 구석이 있으므로 스포일러성 내용은 자진 검열 삭제하겠다. ;) 스토리에 죽고 사는 도박 영화를 줄거리 다 알고 보면 돈이 아깝지 않을까? :P



솔직히 과거 영화화 되었던 "48+1"이 보여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극악의 완성도(화투짝이 천장에 떠억 붙어있다) 때문에 아픈 기억을 추스리면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어김없이 조조(!) 표를 얘매하고 나서 홀로 영화관 산책에 나섰다. 놀랍게도 조조 만석! 타짜의 놀라운 열풍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죄의 재구성'을 감독한 최동훈 감독은 이번에도 예외없이 상영 시간 내내 고른 순발력을 보여줬다. 충격적인 반전은 없지만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므로 도박판을 모르는 사람들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두 시간이 훨씬 넘는 부담스러운 상영 시간이 번개처럼 지나갈 정도로 다채로운 인물들이 꽃 싸움(?)을 벌이지만 여전히 시간 부족으로 인해 악역 소개가 조금 부실하다는 문제점이 노출되긴 하지만 이 정도는 가볍게 용서해주리라... 주인공의 고니 역을 맡은 조승우 연기가 정말 볼만하며, 평경장 역을 맡은 백선상도 상황에 맞는 기가막힌 대사로 관객을 웃기므로 귀를 잘 기울이기 바란다. 다른 조역도 모두 제 몫을 한 듯이 보인다.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자면 혹시 영화를 보러 가실 분은 화투 그림이 몇 월을 의미하는지 알고 가시기 바란다. 그래야 다른 관객이 멍하게 있을 때도 판을 보고 웃을 수 있거든...



EOB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