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2월 06, 2007

[독서광] Debugging Applications for Microsoft .NET and Microsoft Windows



뜻하지 않게 윈도우 프로그래머로 변신했기에, 요즘 이런저런 윈도우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다. MSDN만 보면 될줄 알았는데, 윈도우 세상이 참으로 오묘하다 보니 핵심 서적은 몇 권 읽어야 하는 듯이 보인다. 오늘은 나름 핵심 서적으로 분류한 'Debugging Applications for Microsoft .NET and Microsoft Windows'(한국어판)을 뒤집어 보겠다. 까칠한 내용 싫어하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BACK] 버튼 눌러서 뒤로 돌아가시라.



본문만 놓고 보면 존 로빈스 책은 아주 훌륭하다. 윈도우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유닉스나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도 존 로빈스 책은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디버깅에 대한 각종 팁/트릭/정보/지식을 재치와 해학으로 제대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게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황당한 일화는 독자로 하여금 박장대소 하다가도 등골이 서늘하게 만들어주는 롤러코스트 효과까지 제공한다. 시간이 좀 흘러서 비주얼 스튜디오 2005에 이어 2008이 나오므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예제가 정확하다고는 보기 어렵지만(실제로 책에 나오는 예제가 컴파일에 실패하고, 설명 자체가 낡아서 적용되지 않거나 더 좋은 방법이 나온 경우를 목격했다), 책에 깔려있는 아이디어와 접근 방법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개발 도구가 바뀌더라도 응용하면 되기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STL과 예외에 대한 존 로빈스의 애증 역시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데,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코드에서 STL와 예외 처리기를 모두 삭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교훈: 추상화 단계가 높아질수록 오용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확실하게 자기가 뭘 하는지 알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자, 그렇다면 번역서 품질로 들어가보자. 솔직히 말해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삼X형 프레스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정보문화사는 조만간 독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리라고 감히 앞날을 예측해보겠다. 절판시켰다가 다시 인쇄를 하면 알려진 오탈자 정도는 수정해서 독자 눈을 즐겁게 해야 하지만 필름을 라떼르도 안 때고 그대로 걸어서 인쇄한 다음 할인 판매로 밀어내기한 모양이다.



번역서를 읽다가 발견한(?)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탈자가 너무 많다. 세는 거 포기했다.
  • 비문이 정말 많다. 읽다보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영어 원문을 추론한 다음에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 윈도우나 디버깅을 몰라서 그렇다고? 정말 그럴까?
  • 예제 코드에 나와 있는 주석이 _전혀_(농담 아니다)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다. 예제 코드에 달려있는 주석도 책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한 듯이 보인다. 주석을 한글화하지 않는 경우는 "DO NOT EDIT: this file is automatically generated."와 같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생성시킨 환경 설정 파일 정도이다. 물론 이럴 경우에도 역자주로 설명을 달아야 한다.
  • 본문 중에 영어로 그대로 놓아둔 부분이 자꾸 발에 걸린다. 일례로 256페이지를 보면 "The best laid plans of mice and men oft gang agley"라는 문구가 그대로 나오는데, 컴퓨터 서적에서 시를 번역하면 안되는 규칙이 있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335페이지를 보면 "carrer-limiting move"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해고당할만한 행동을 한다"는 뜻이라고 본문 중에 풀어쓰면 어디가 덧나나? 이런 식으로 번역해도 출판사에서 넙죽 받아준다면 jrogue군은 진짜 놀고 먹어도 되겠다.


결론을 말하자면,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번역서 대신 원서를 사보기 바란다.



뱀다리: 앞서 로버트 번즈 시는 생쥐와 인간(존 스타인 벡 소설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에 나오는데, 원문은 다음과 같다. 기회 닿으면 스타인 벡이 지은 '생쥐와 인간'이나 읽어봐야겠다. ㅎㅎ


생쥐와 인간의 소중한 계획은
너무 자주 뒤틀려버리곤 한다.
그리하여 약속된 기쁨 대신
슬픔과 고통에 찬 덧없음만을 남겨준다.


출처: http://blog.naver.com/likeabud?Redirect=Log&logNo=80000567830



EOB

댓글 3개:

  1. 내용이 궁금했던 책인데 절판되어서 못 샀었던 책이.. 다시 나온 모양이군요.
    번역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영어 보면 머리에 쥐나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그래도 아무래도 한글판이 낫겠지요? 앞쪽의 서평만 믿고 한번 장바구니에 넣어보렵니다.

    답글삭제
  2. 번역보다 GG치고 원서봤습니다.
    원서가 번역보다 더 잘 이해되는 몇 안되는 책일 듯 하네요. -_-;

    그나저나 이 아저씨 앞으로 책 더 안쓴데요. 해적판때문이라는군요. T_T;

    답글삭제
  3. 음.. 원서를 보는게 더 낫다는 의견이시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