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3월 30, 2009

[독서광] 행동경제학: 경제를 움직이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



보통 경제학에서는 사람을 완벽한 모델로 보고 공식을 만들고 이론을 수립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경제학에서 _학_자가 학문을 의미하므로 어느 정도 이상적인 가정은 당연하긴 하지만,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과 실제 사이에 거리가 생기는 듯이 보인다. 이 책은 인간 심리를 반영해서 경제학을 설명하는 이론인 행동경제학 입문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이 책에는 확률/통계와 관련된 문제 뿐만 아니라 사람 심리를 이용하는 다양한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집 근처에 새로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아이가 2명 있다는 사리만 알고 있지만, 아들인지 딸인지는 모른다.

1. 이웃집 부인에게 '딸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였다. 다른 한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2. 이웃집 부인에게 '큰아이가 딸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였다. 또 한 명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3. 이웃집 부인이 딸을 1명 데리고 걷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다른 한 명의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1. 당일 티켓이 50달러인 콘서트장에서 티켓을 사려는데 50달러짜리 지폐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50달러를 지불하고 콘서트 티켓을 구입하겠는가?

2. 전날 50달러를 지불하고 산 티켓을 가지고 콘서트 장에 갔는데 그 티켓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았다. 당일 티켓 가격이 50달러이면 티켓을 살 것인가?


본문에서는 대충 이런 방식으로 각 장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느끼는 현실과 실제 계산에 따른 사실을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다. 합리적이지 못한 인간을 가정하고 인간의 선택과 판단, 심리 상태에 기초해서 현실적인 경제학을 설명한다는 점이 기존 경제학 분야와 다른 접근 방법이다. 물론 어느 정도 경제학 지식이 있고 수학적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이 그다지 신기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표지 뒷면에 나온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론 '행동경제학'을 깊이 있게 해설한 국내 최초의 대중적 입문서!"라는 선전 문구에 속아 넘어가면 곤란하겠다.



책은 크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을 다루는 탄생, 2장은 인간은 제한된 합리성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합리적 결정의 어려움, 3장은 휴리스틱과 바이어스를 다루는 '직감'의 기능을 설명한다. 4장은 프로스펙트 이론과 리스크, 5장은 프로스펙트 이론과 소유물, 6장은 프레이밍 효과와 선호도, 7장은 근시안적인 마음과 시간 선호를 다룬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역시 심리학 + 경제학을 섞어 놓은 느낌이 든다.



본문 중에서 기억 남는 부분 하나를 소개하면서 마무리를 하겠다.



슈왈츠와 워드는 무엇보다 최고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 '최대화 인간'과 사이먼에서 착상을 얻은 '적당히' 만족하는 '만족화 인간'이 있다고 설정하고, 최대화 인간과 만족화 인간의 판정법을 고안하였다.

최대화 인간은 선택대안이 증가하면 그것을 자세히 검토하고, 더 나은지 아닌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적성이 풀리지 않지만, 만족화 인간은 일단 적당한 선택대안을 발견하면 선택대안이 증가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따라서 최대화 인간은 선택의 결과에 대한 충실도가 낮을뿐만 아니라 후회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게 행복도를 낮게 평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컨플릭트'를 쓴 로버트 L. 글래스는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최대화 기법이 아니라 만족화 기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경제학 책에서 유사한 내용을 보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여러분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판단을 내릴 때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P



주의: 일본 사람이 지었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면은 있지만 책을 읽은 도중에 잡스럽다는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니, 미리 본문 전개 방법을 살펴보고 구입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EOB

댓글 2개: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주제와 관련없는 질문이라서 죄송하지만 질문이 있습니다 블로그 게시글의 가로 폭 길이 조절 어떻게 하는거죠? 저도 블로그스팟 쓰는데 제 블로그는 폭이 여기보다 훨씬 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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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남의 블로그 템플릿을 가져와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서 blogger.com에 적용 가능한 (마음에 드는) 템플릿을 한번 찾아보시면 어떨까요?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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