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07, 2010

[독서광]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어떤 경력을 밟아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다들 고민이 많으리라는 생각이다. 특히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더 고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해법으로 직접 깨달음을 얻으면 된다. 하지만 직접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척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차선책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방법이다.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는 원서 제목("Apprenticeship Patterns")이 암시하듯 도제(apprentice)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장인이 되기까지 필요한 패턴을 정리한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프로그래머 세상에서 장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필요한 조언을 담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여기서 _프로그래머 세상_이라는 말에 밑줄을 그을 필요가 있다. 관리자 세상에서 장인이 되거나 큰 돈을 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굳이 아까운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다시 말해, 나이 40 넘어서까지 프로그래머로서 경력을 계발하려고 마음먹은(물론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분들께는 추천한다).



이 책은 장인 정신, 견습 과정, 도제 시스템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체계적이고 시스템으로 동작하고 과학적인 뭔가를 기대한 사람이 읽으면 뜬 구름 잡는 기분이 들 위험성도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예술과 과학, 반복적인 작업과 창의적인 작업, 새로운 개발과 유지보수가 섞여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는 분야라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장인 정신 관점에서 도를 닦으며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납기 준수"가 최고 목표가 되어버릴만큼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이라 과연 내일 점심값을 걱정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수련에 임할 수 있을지는 각자 가치관과 판단에 맡기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석대로 도를 닦는 미래의 장인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신의 몸까지 축내가며 사파 무공을 마구 시전하는 무협지의 악당들이 머리 속에서 싸우는 바람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과연 "정의의 Force"가 이길지 "악의 Force"가 이길지 정말로 궁금하다. 참고로 B급 _관리자_는 다스베이더 편에 붙었다. T_T



뱀다리: i) 이 책을 쓴 저자들이 목과 어깨에 힘을 좀 뺐으면 좋을 뻔 했다. 자칫 프로그래머용 자기 계발서(읽을 때만 기분 좋은...)가 될 가능성도 엿보였기 때문이다. ii) 한국에서 멘토나 장인을 찾기보다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아니 프로그래머)은 극히 일부 개발자를 제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 직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증거: 한국에서 SI나 용역이 아닌 튼튼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가 몇 개나 존재하는지 한번 세봐라. 만일 정말 전도유망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추천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해드리겠다.). 따라서 대단한 개발자가 있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에서 절대로 가만히 놓아두지 않으며, 피터의 원칙에 따라 가장 바보가 되는 지위(즉 관리자)까지 승진시켜버릴 거다.



EOB

댓글 4개:

  1. 국내 포털 업체에서 게시판과 회원관리(로그인 포함)을 맡고 있습니다. 전도 유망한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사 만큼 인재를 중시하려고 합니다. 제주에서 근무를 하셔야 하고요...
    좋은 분 있으면 알려주세요 ^^
    codetemplate@hanmail.net으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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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좋은글 잘읽고 있습니다.

    전도유망한 패키지SW를 찾는다고 하시니 저희 회사를 한번 알려드릴까 합니다.

    저희 회사는 "웨어밸리"입니다. 많이 사용하시는 오렌지를 개발하는 회사죠.

    오렌지외에도 DB보안 제품인 샤크라, DB 보안 취약점 분석툴인 싸이클론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샤크라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도 수출하여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아래의 링크는 구글에서 회사명만으로 검색한 링크입니다.

    http://www.google.co.kr/search?hl=ko&lr=lang_ko&newwindow=1&client=firefox-a&hs=Ngc&rls=org.mozilla%3Ako%3Aofficial&tbs=lr%3Alang_1ko&q=%22%EC%9B%A8%EC%96%B4%EB%B0%B8%EB%A6%AC%22&aq=f&aqi=g1&aql=&oq=&gs_rfai=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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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알티베이스에서 꽤 재미있게 일했었습니다.
    DB전공이 아니라 오래 일을 못했지만
    제 주변에서는 가장 개발 문화가
    좋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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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블로거는 도대체 트랙백을 어떻게 거는건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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