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9월 25, 2010

[영화광] 픽사 스토리



jhanglim님께서 선물하신 월-E DVD 패키지 2번 CD에 들어있던 픽사 스토리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다 우연히 맥주 한 캔 마시며 보게 되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EBS에서도 상영해 많은 관심을 끌었고, "픽사 이야기 PIXAR TOUCH: 시대를 뒤흔든 창조산업의 산실, 픽사의 끝없는 도전과 성공"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다룬 책도 나왔었는데 뒤늦게 본 셈이다. 구글에 "픽사 이야기", "픽사 스토리", "존 라세터"(픽사 스토리를 이끄는 주인공으로 올려드린 사진을 보시라)를 키워드로 넣어 물어보니 동영상 클립부터 다양한 뒷 이야기가 나왔다. 따라서 여기서 특별히 더 추가할 내용이 있을까 생각하다 갑자기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간 사항을 메모해보기로 했다.




  1. 픽사가 처음부터 3D 애니메이션에 완전히 올인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토이 스토리로 일약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존 라세터는 월트 디즈니에 흠뻑 빠져 애니메이터를 지망했으니까. 나중에 라세터는 3D를 도입하려고 이리저리 노력하다 결국 디즈니 중역의 눈에 거슬려 해고당하는 불상사가 벌여졌는데, 만일 디즈니가 계속해서 라세터를 키웠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정말 궁금하다.

  2. 3D가 애니메이션의 주류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존 라세터는 빈곤한 이야기가 2D를 망쳤듯이 빈곤한 이야기는 3D도 충분히 망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존 라세터가 부재중인 상황에서 만든 토이 스토리 2는 거의 망할뻔 했는데, 뒤늦게 재앙을 예감한 사람들이 출장 다녀온 라세터를 끌고(!) 와서 전반적인 줄거리를 완전히 다시 쓰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엄청난 성공을 거둔다. 요즘에는 월트 디즈니의 전매특허인 2D 애니메이션도 픽사에서 기획하고 제작하는 상황이니 이야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역시 기본기!

  3. 픽사에서 영화 산업에서 특수 효과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랜더맨을 만들고 나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어이없게도 픽사가 아니라 헐리우드 영화사였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누가 번다는 속담이 생각났다. T_T 스티브 잡스의 너그러운(?) 수표로 버티는 동안 독자적인 컨텐츠(토이 스토리!)가 안 나왔으면 픽사도 망했을 거다.

  4. 존 라세터가 출장에서 돌아와 다시 토이 스토리 2에 합류하게 되었을 때 실은 집에서 가족들과 푹 쉬려는 상황이었다. (참고로 존 라세터는 아들만 다섯이다!) '픽사 스토리'에서 부인이 나와 그 때 그 상황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 그 당시 난감한 상황은 안 봐도 블루레이... 아마 밤낮없이 가족들과 떨어져 몇 주를 보냈을 거다. 역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쇠진(burn out)이 안 되는 모양이다.

  5. 스티브 잡스가 픽사에 초기 투자금 천만 달러에 이어 매년 돈만 꼬박꼬박 붙여줬다고 하는데(다들 미쳤다고 했을거다), IPO에 올라가마자 스티브 잡스의 돈은 10년만에 1억 6천만 달러로 늘었고, 나중에 디즈니 이사회에 입성... 이 힘을 이용해 다시 아이튠즈/아이폰 사업을 눈덩이처럼 굴려 시가 총액 2위까지 오르락 내리락...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대단하다.

  6. 존 라세터는 손수 BSD daemon을 그렸다.

  7. 존 라세터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광팬이며 절친한 사이로 미국에 개봉되는 하야요 작품의 더빙 작업에 여러 차례 관여했다고 한다. 인증 샷



창의력을 발휘해 멋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이 궁금하면 꼭 이 다큐멘터리를 감상하기 바란다. 시간 없으신 분들께서는 EBS에서 방영한 일부 내용을 담은 클립을 보시면 되겠다.



EOB

댓글 1개:

  1. 픽사나 월-E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픽사의 애니메이터 패티 김의 인터뷰 기사도 읽어 보세요.

    http://www.maxmovie.com/movie_info/sha_news_view.asp?newsType=&page=&contain=&keyword=&mi_id=MI0079252590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