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18, 2012

[독서광] 프리젠테이션 마스터

프리젠테이션 젠을 출간한 에이콘 출판사에서 이번에 새로 프리젠테이션 관련 서적이 나왔다고 한 권 보내줬기에, 독후감을 정리해보았다. 오늘 소개할 책은 '프리젠테이션 마스터'라는 책인데, 현란한 프리젠테이션에 앞서 기본기가 되는 의사 소통 기술을 80가지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다. IT 회사의 중역들이 발표하는 내용을 정리했다면 따분했을 텐데, 이 책 저자인 (할아버지뻘...) 와이즈먼은 현명하게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여러 분야에서 얻은 사례와 교훈을 정리해준다. 즉, 의사 소통이라는 보편적인 기술 위에서 프리젠테이션을 강력하게 밀고 나가는 방법을 소개하므로 이 책을 잘 읽고 응용하면 기존 프리젠테이션 책과는 차원이 다른 효과를 얻을 수 있겠다. 바꿔말하면 당장 프리젠테이션에 적용 가능한 내용은 아니라는 말도 된다.

이 책은 스토리텔링, 슬라이드 디자인, 발표력, 질문과 답변 방법, 프리젠테이션 완성이라는 다섯 가지 범주를 놓고 각 범주에 어울리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와이즈먼 스스로도 훌륭한 연사이기도 하므로, 소개하는 각 일화가 분량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재미있다. 게다가 스스로 반성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이 주므로 B급 관리자도 예전에 실수한 내용을 떠올리며 얼굴이 붉어지기도 했다. ㅋㅋ

그러면 오늘은 좋은 글을 그대로 따오는 대신, 이 책을 읽다가 배운(아니 깨달은) 몇 가지 교훈을 정리해보겠다.

  • 가장 설득력 있는 단어는 '여러분'이다. 이는 술자리든 발표장이든 공개 회의 석상이든 어디서든 통하는 단어다. 술자리에서 '나'라는 단어만 이야기하는 사람 곁에 가고 싶지 않지? 발표장이라고 다를까?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발표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 발표 길이를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면? 아리송하면 무조건 짧게하라. 15분이면 족하다.
  • 확신을 주는 단어를 사용하라. '~를 자신합니다.', '~를 확신합니다.', '~를 기대합니다.' 스티브 잡스의 방법이다.
  • 발표자는 슬라이드가 아니라 바로 나다.
  • 영업을 뛸 때는 발표자료만 email로 내던지지지 말고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하라.
  • 효과적인 파워포인트 활용법의 핵심은 찰나의 멈춤이다. 매트릭스 블릿 타임을 생각하자.
  • 빠르게 말하는 습관을 고치려면... 문장이 끝날 때마다 잠시 멈추면 된다. T_T
  • 눈맞춤을 하려면 눈높이와 각도가 맞아야 한다. 강연장이나 회의실에서 어떻게 동선을 탈지 미리 계산하자.
  • 업무상 중요한 발표를 할 때는 한치의 떨림도 없이 자신의 사업을 확신에 찬 태도로 이야기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능숙해져야 한다.
  • 모든 프리젠테이션은 사람과 사람이 직접 나누는 대화로 만들어야 한다.
  • '음', '어'와 같은 무의한 삽입어는 절대로 금물. 중간에 잠시 멈추면 해결된다.
  • 여러 가지 질문이 나올 때는, 한 가지 질문에 먼저 대답하고 질문자에게 다시 한번 다른 질문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하자. 밑져야 본전인 훌륭한 전술이다.
  • '당신의 가장 큰 약점은 무엇인가요?'에 대한 대답은 '저의 약점은 ___ 입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_____를 하고 있습니다.'다.
  • '왜 당신 회사 제품은 경쟁사 제품에 비해 더 비싼 가격을 받나요?'에 대한 대답은 '<중요한 제품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저희 제품을 구매하시면 결과적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를 크게 얻을 수 있습니다.'다.
  • 잘못된 추정에 따른 질문이 나올 경우 이를 아주 강력하게 부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무조건 '아니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짧게 대답해야 한다.
  • 연사를 보고 슬라이드를 읽도록 유도하기 위해(일부 나라를 제외한 대다수 사람들은 글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다) 발표를 할 때 항상 스크린을 좌측에 두고 청중을 바라봐야 한다. 이 부분은 정말 중요한데, 유감스럽지만 단상이 청중이 바라보는 쪽에서 오른쪽에 가 있는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목격했다.

결론: 명연사/명연설/명강의, 프리젠테이션 젠, slide:logy와 함께 발표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EOB

댓글 9개:

  1. 정리해 주신 인용글만 보아도 책을 다 읽은 기분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사무실 식구들과 회의를 하면서 적용해도 될 훌륭하네요. 마직막 인용글을 보고 보드 앞에 설 때는 왼쪽에 서야 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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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그리고 상급자가 많은 회의장소에서는 앉아서 발표나 설명을 진행하라고 조언하네요. 서서 상급자의 눈을 아래로 내려보면... 건방지다는 느낌을 준다고 하는데 서양도 그러면 한국은... OTL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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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동시에 두려워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즐기고 있습니다.
    공포 스릴러 영화를 보는 재미라고 하면 비슷할까요^^;

    그래서 평소 발표자들이나 프리젠테이션 관련 도서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올려주신 독후감을 인상적이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청중들이 발표자를 먼저 보고 슬라이드를 읽도록 유도하기 위해 단상이 왼쪽에 있어서 스크린을 좌측에 두고 청중을 봐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청중들이 발표자를 먼저 보고 슬라이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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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슬라이드 대신 발표자를 먼저보도록 유도하면 청중들에게 잠깐 쉬어가는 기회를 줍니다. 청중들이 슬라이더부터 먼저 눈이 가면 미리 내용을 알고 자 이제 연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자...는 심정이 되어 발표자가 진행을 이끌어나갈 힘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

    저도 이 사실을 이 책을 읽기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T_T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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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답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우고 느끼게 해주네요.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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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jhrouge // 발표자를 먼저 보도록 유도>> 다음장을 넘기기 전에 말을 먼저 꺼내는 방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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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슬라이드를 넘기고 나서, 청중들이 슬라이드 내용을 허겁지겁 보느라 정신을 잃는 대신 연사를 먼저 보도록(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동자가 움직이니까) 하면 연사의 말에 집중할 확률이 아무래도 높아질 겁니다. 연사는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잠시 말을 멈춰 기대치를 끌어올린 다음에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자신에게 청중의 시선이 쏟아지는 상황을 즐길(경우에 따라서는 당황할!) 수도 있구요. ㅋㅋ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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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프리젠테이션을 거의 하지 않지만, 요약 정리해 주신것 많으로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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