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3월 21, 2013

[일상다반사] 내가 원한 광고 vs 내가 원하지 않은 광고

낯뜨거운 구글 광고, 내 탓이었나라는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기에 상식 선에서 한번 생각을 해봤다. 이상한(응?) 광고가 뜬 이유는 개반 바웰 때문일까 아니면 노동당 트위터 때문일까 아니면 twitlonger 때문일까 아니면 광고주 때문일까?

이 문제를 풀려면 구글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한다. 구글 애드워즈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프로그램이며, 애드센스는 콘텐츠와 관련이 높은 광고를 게재하는 구글의 온라인 광고 프로그램이다. 구글 애드워즈와 애드센스에서 광고를 사고파는(!) 방식은 문맥과 관심이라는 두 가지 범주로 나뉘어진다.

  • 문맥: 특정 광고 키워드에 일치하는 글이 실린 방문 페이지의 광고 영역에 광고 표시
  • 관심: 사용자가 기존에 방문했었거나(쿠키로 파악), 관심사(쿠키, google +1, 기타 여러 가지 복잡한 방법으로 얻어낸 개인의 프로필이나 기존 웹 서핑 이력으로 파악)를 기준으로 방문한 페이지의 광고 영역에 광고 표시

그런데, 이렇게 문맥과 관심만으로 광고를 표시할 경우 여러 가지 제한이 있다. 우선 광고를 보는 사람 입장에서 '우연'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모르기에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성향도 있으므로(그렇지 않다면 세상만사 온갖 소식을 다 전하는 TV/라디오나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모두 망해야 마땅하다.) 뭔가 새로운 것을 전파하는 특성이 있는 광고라면 임의로 노출될 경우 효과를 볼 수도 있다(물론 아닐 수도 있다). 다음으로 광고주 입장에서 보면 만일 자기가 원하는 키워드가 들어 있는 광고 지면이 극히 제한적인데 이 키워드에 대한 수요가 높다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광고 지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므로) 키워드 노출에 대한 가격이 터무니 없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제약을 조금 푸는 편이 유리할지도 모른다. 반면에 높은 가격을 제시한 광고주의 광고를 문맥이나 관심과 무관하게 임의로 사람이 많이 방문하고 자리가 좋은 광고 영역에 표시하는 서비스도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필요할지 모른다. 평생 돈 한번 안 빌려본 사람이라도 어떤 경우에는 애드센스에서 쌩뚱맞게 카드론이나 제 2 금융권 광고를 접하는(참고로 '신용 회복자'라는 단어와 전혀 무관한 B급 프로그래머의 오늘 gmail 상단에 붙은 광고 내용은 '신용 회복자 전용 대출'이었다. 버럭버럭! T_T) 상황이 생기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물론 이런 복잡한 광고 노출 특성으로 인해 광고 지면을 빌려주는(!) 애드센스 가입자 입장에서 불이익(예: 경쟁사 광고가 노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애드센스는 특정 사이트 차단과 특정 카테고리 차단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애드워즈 가입자 입장에서도 불이익(예: 기업 이미지를 나쁘게 만드는 곳에 광고가 노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애드워즈에서도 원치 않는 사이트에 광고가 올라가는 상황을 막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모두 알고리즘 자동화만으로는 완벽하게 풀 수 없는 문제다.

이쯤에서 원래 제시한 문제로 돌아가보자. 앞서 설명한 내용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유주얼 서스펙트를 생각해볼 수 있다.

  • 노동당 트위터에 광고주가 원하는 키워드가 들어 있는 관계상 해당 광고가 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올린 글을 살펴보면 가능성이 0%는 아니지만 개연성은 떨어진다.
  • 개반 바웰이 방문한 기존 사이트로 인해 관심사와 일치하는 관계상 해당 광고가 뜬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개인의 사생활 정보에 대해서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논의 자체가 어렵다. T_T
  • twitlonger에서 광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애드센스에서 제공하는 특정 사이트 차단이나 특정 카테고리 차단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100% 사실이다.
  • 특정 광고의 광고주는 twitlonger에 자사 광고가 노출되도록 허용했다. 이는 100% 사실이다.
  • 특정 광고의 광고주가 목 좋은 곳에 임의(!) 노출이 많이 일어나도록 충분한 예산을 집행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자 여기까지 읽었으니, 과연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해야 할까? 구글은 확실히 알지 몰라도 일반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어림 짐작만 할 뿐이다. 전혀 엉뚱한 결론: 앞으로 생뚱맞은(!) 구글 광고를 접하더라도 그다지 놀라지 말자.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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