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4월 16, 2014

[독서광] 확신의 덫

간만에 경영/경제 블로그다운 멋진 책 한 권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려 한다. 오늘 소개할 책은 지난번 소개드린 기업을 죽이고 살리는 리더 간의 갈등 관리와 유사한 주제를 다루지만 좀더 기업 현실에 초점을 맞춘 '확신의 덫'이다. 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리더 간의 갈등이 아니라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오해 상황이다. 물론 좀더 넓게 봐서 상사와 부하뿐만 아니라 선생님과 학생, 부부,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봐도 좋겠다.

이 책은 뛰어난 관리자와 상사들이 어떻게 부하 직원을 망치기 시작하고 그 결과가 어떤지 다양한 사례와 이론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대다수 관리자들은 부지불식간에 (어떤 면에서는 선의로) 성과가 나쁜 부하 직원을 돕든다는 명목하게 통제에 들어가는 유혹에 쉽게 빠지는 데, 부하 직원은 자신이 열등하다고 낙인찍은 상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응?) 성과를 떨어뜨리는 동시에 관리자의 불공정함과 쪼잔함에 대한 불평불만을 주변 사람들에게 퍼트리기 시작한다. 결국 이런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점차 강도가 높아지며 서로를 나쁜 놈으로 프레이밍한 결과 최종적으로 상사와 부하 직원 모두가 패배자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독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책은 아주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가능성도 있다. 이 책에서 엇비슷한 사례와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는 이유는 관리자들이 자신의 문제점을 깨닫게 만들기 위해 저자들이 거의 필사적으로 설득 작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모두가 패배자로 전락하는 문제는 관리자와 부하 직원이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만들었지만, 문제를 시작하고 해결하는 열쇠는 관리자가 쥐고 있기 때문에 관리자 입장에서 문제를 인식하느냐 마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자, 문제의 원인과 미치는 파장을 알았다고 치자. 현 상황을 파악했으면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 책에서는 현재까지 연구된 다양한 심리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관리자와 직원 모두가 패배한다는 필패 신드롬에 빠지는 이유와 여기서 벗어나 건설적인 관계를 만드는 해법을 설명하고 있지만, 아니나다를까 책에서 제시하는 실천이라는 난제는 어렵고 험난하기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 가장 마지막 부분에 배움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경고하는 다음과 같은 가슴 뜨끔한 경구가 나온다.

반드시 배워야할 필요는 없지만, 반드시 살아야 할 필요도 없다. - 품질 전문가 애드워드 데밍

수 많은 관리자들이 테니스/골프를 비롯한 육체적인 운동에 엄청난 시간을 쏟고 인맥 쌓기와 정보 수집에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정열을 투자하는 반면, 자신의 부하 직원들과 소통하며 상승작용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아니면 어떤 반대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보면 거의 절망적인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자기 합리화를 위해 '게으르고, 느리고, 능력이 부족하고, 건방지고, 자기 통제가 안 되는' 직원 탓만 늘어놓고 있다면 해당 관리자나 상사는 '필패 신드롬 상'을 받을 후보로 손색이 없다.

결론: 2014년 상반기 #1 추천 도서로 평가한다. 당신이 또라이 상사 아래에 있다면 이 책을 2번 읽어라. 당신이 부하 직원들에게 지극히 공정하고 합리적인 관리자나 상사라고 생각 착각한다면 이 책을 10번 읽어라.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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