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6월 08, 2006

[독서광] GREAT CODE Vol 1: 하드웨어의 이해



유행어만 읊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jrogue군은 현기증을 느낀다. 바닥이 땅에 붙어있지 않고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면 이런저런 잔재주를 배우는 대신 두 발을 땅바닥에 붙이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이번에 읽은 GREAT CODE Vol 1:하드웨어의 이해는 두 발을 땅바닥에 붙이는 연습을 도와주는 책이다. 전산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면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내용을 이미 한두번씩 들어봤을테니 이 책이 별로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의 기억력이란 DRAM처럼 리프레시 하지 않으면 휘발되어 버리므로 주기적으로 재충전할 필요가 있기에 이 책의 가치가 새로워보인다.



솔직히 책을 읽는 도중에 jrogue군에게 충격으로 다가올만한 새로운 사실은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짬만 나면 무조건 이 책을 들고 다니면서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옛날 소시적에 감동먹었던 내용을 다시 하나씩 되짚어가면서 추억에 잠겼기 때문일까? 이 책을 통해 옛것을 배워서 새것을 익힌다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간만에 IEEE 부동소수점 표준안과 x86 인코딩 기법을 살펴보면서 "맞아맞아 그 때 이렇게 이해했지?"라고 중얼거리며 읽는 책 맛을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



GREAT CODE는 소프트웨어 공학도가 알아야 하는 기본이 되는 컴퓨터 구조와 하드웨어를 다루는 책이므로 어느 정도 전산 기반을 갖춘 사람이 읽어야 한다. 수치 표기와 부동소수점은 컴퓨터와 관련한 수학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불리언 로직과 디지털 설계와 명령어 집합 구조는 디지털 공학 이론을 알고 있어야지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뭐 그렇다고 해서 꼭 공부 많이한 훌륭한 사람들만 읽어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임베디드나 시스템 엔지니어조차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정신을 차리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면 어떨까?



자, 그러면 마지막으로 jrogue군 주특기 나간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이 책의 장단점 분석 시간이 다가왔다. 우선 이 책은 근래에 보기 드물게 번역이 잘된 기술서적이다. 한글 번역판 대신 원서를 볼 필요성을 못 느꼈다. 비문이나 오역 문제 때문에 한글판을 선호하지 않는 jrogue군이지만 이 책은 즐겁게 읽었다. 하지만 그냥 넘길 수 없는 문제가 있는데, 오탈자가 상당히 많은 관계상 책을 읽는 과정에서 상당한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특히 표나 그림속에 숨어있는 오탈자 때문에 초보자라면 혼동이 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미리 경고한다. 다음 주 정도에 에이콘 출판사 담당자 분과 협의해서 정오표를 웹 사이트에 올리도록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EOB

댓글 3개:

  1. jhrogue 님의 글은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현재 하드웨어 엔지니어를 업으로 하여 지내고 있습니다만, 프로젝트의 스케일(??)이 커질수록 소프트웨어적인 감각도 점점 중요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학교다닐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좋아하기는 하였지만, 워낙 얕은 실력인지라 이제 한계에 부딪히네요.
    jhrogue 님께서 가끔 SW 엔지니어를 위한 HW 입문서 같은 것들을 추천해주시곤 하는데, 역으로 HW 엔지니어에게 도움이 되는 SW 관련 책같은 것들도 리뷰를 해주시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건강한 하루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태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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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태즈님, 좋은 아이디어 감사드립니다. ;)
    하드웨어 하시는 분을 위해 흥미있을 법한 책도 종종 보따리를 풀어 하나씩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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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정보) 어제 출판사 관계분과 오탈자 검토를 해보았는데, 원서 자체에도 결함이 있었습니다. 원서를 보시는 분들께서도 조금 주의 깊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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