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7월 30, 2006

[영화광]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이번에 jrogue군은 "캐리비안의 해적"이 시리즈물이라는 사실도 전혀 몰랐고, "망자의 함"에 대한 줄거리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영화를 봤다. 전편 내용을 알고 있다면 좀더 재미있게 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뒤로 달래면서 몇 자 감상평을 적어보겠다.



"망자의 함"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여름에 더위를 쫓아버리기 위해 만든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이다. 상영시간의 압박이 제법 컸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영화가 끝나버리는 황당함을 간만에 느끼게 만들었다고 표현하면 아주 정확할 것이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스포일러인가? ㅋㅋ) "어어어... 이거 반칙이야. 다음 편 언제 나오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jrogue군도 말렸음을 느끼고 말았다. T_T



이 영화에서 가장 귀여운 주인공은 바로 잭 스패로우이다. 늘 심각하려고 노력하는 터너와 스완을 도대체 대책이 전혀 없고 변덕이 죽 끓듯 마음을 이리저리 바꿔서 엿을 먹이고 마는 스패로우를 보고 있으면 영화 보는 내내 아슬아슬하다는 생각이 들텐데, 이게 바로 영화에 푹 빠져들게 만드는 핵심 요인으로 보여진다. 악랄하고 잔인한 해적선 선장 이미지와는 전혀 안 맞는 캐스팅의 승리라고나 할까?



"망자의 함"을 통해 시원하게 영화관에서 바다 구경을 실컷했으니 이제 jrogue군은 해변 구경을 위해 마이클 만 감독의 신작인 "마이애미 바이스"만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면 되겠군.



뱀다리) 아... "망자의 함"에서 지루한 엔딩 크레딧을 끝까지 참고 기다리면 보너스 장면이 잠깐 나올거다. 그냥 일어서지 마시길... ;)



EOB

토요일, 7월 29, 2006

[APM] '[4장 보충] 반드시 멋진 문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이 올라왔다. 4장은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서 글이 하나 더 올라올 예정이다. ;)



EOB

목요일, 7월 27, 2006

[끝없는 뽐뿌질] 블루투스 마이티마우스 출시



드디어 며칠 전부터 FCC 인증 버전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며 소문이 무성하던 블루투스 마이티가 등장했다. AA 건전지 두 개가 들어가므로 무게의 압박이 좀 심할 듯이 보이지만, 기존 원버튼 블루투스 마우스보다는 인기를 끌지 않을까 싶다. 요즘 나오는 신형 매킨토시는 모두 블루투스를 장착하고 있으므로 jrogue군도 잠깐 이성을 잃었다가 가볍고 전지 오래 가고 반응 속력이 좋은 로지텍 무선 마우스가 이미 수중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평정심을 찾았다. 휴~~~



http://www.apple.co.kr/mightymouse/



jrogue군 예측: 국내 시판가 7만원에서 8만원 사이에 걸었다. 많이 비싸지?



EOB

[독서광]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입문: C와 어셈블리로 확실히 배우는



흔히 컴퓨터 구조/아키텍처 관련 서적이라고 하면 두툼하고 일상 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구석기 시대 컴퓨터 CPU를 소개하는 졸립고 따분한 교과서를 연상하기 쉽다. 전산이나 컴퓨터 전공이라면 학교에서 당한 나쁜 추억에 이를 가는 사람들도 많으리라... 이런 상황에서 좀 현대적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임베디드 프로그래밍 입문: C와 어셈블리로 확실히 배우는"은 조금 특이한 컴퓨터 구조/아키텍쳐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잘 사용하지도 않는 이론만 잔뜩 설명하고 막상 진짜 현실에 필요한 핵심 내용은 모두 누락시킨 일반 서적과는 달리 시작부터 가장 많이 사용하는 x86을 잡아서 열심히 두드려패는 모습이 보기 좋다. 물론 ARM이나 PowerPC를 사용하는 임베디드 개발자에게는 2% 부족하기에 아쉬운 면이 있긴 하지만, 개념을 튼튼하게 잡아주고 C와 어셈블리 언어 사용법을 임베디드 부문에 특화시키는 기술을 연마한다는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기에 이런 사소한 단점은 충분히 가리고도 남는다.



7월부터 (아직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인턴 사원이 들어와서 요즘 전산/컴퓨터 공학 교과 과정에 C가 포함되어있느냐는 질문을 했을 때, "아니오"라는 대답을 듣고 화들짝 놀랐는데, 이 책 저자는 이런 상황을 의식하고 이 책을 만든 듯이 보인다. 서문을 한번 같이 볼까?

대부분 학교에서 프로그래밍 입문 과정(CS1, CS2)은 더 이상 C 나 파스칼 같은 구조적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르치지 않는다. 그보다는 C++나 자바 같은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한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고급 과정에서는 여전히 구조적 언어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으며, 업계에서도 그런 언어를 쓰는 경우가 흔히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서는 이 책에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어셈블리어 과정을 다시 개설함으로써 이러한 모순을 해결했다. 구조적 접근을 다루고 임베디드 시스템이라는 인기 있는 주제를 소개하느라 이미 꽉 짜인 커리큘럼에 여유도 주고, 학생들이 CS1과 CS2에서 처음 배웠던 파라미터 전달, 스코프, 메모리 할당 방식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서문을 보면 바로 알겠지만, 이 책은 대학교 학부 2학년 정도 학생을 대상으로 임베디드 부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학교 교과 과정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아니 저수준을 다뤘던 과거로 회귀한다는) 사상으로 집필했다. SI 업체나 대기업 구미에 맞춰 편협한 교과 과정만 운영하는 한국 교수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자, 그러면 실제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을까? 고전적인 자료 표현 방법, C 프로그래밍 언어를 임베디드 부문에서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 컴퓨터 기본 구조, C와 어셈블리 섞어 쓰는 방법, I/O 프로그래밍, 멀티스레드 프로그래밍, 스케줄링, 메모리 관리, 공유 메모리, 시스템 초기화를 다룬다. 비록 내용이 _아주_ 깊지는 않지만 임베디드 개발자로 새로(또는 거듭)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내용은 거의 다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학생은 물론이고 패키지 소프트웨어나 웹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느라 컴퓨터 하드웨어에 밀접한 내용을 거의 다 잊어버린 개발자에게도 적합하다. GREAT CODE와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다. 본문 중에 C와 어셈블리 코드가 아주 많이 나오므로 프로그래밍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반 컴퓨터 구조/아키텍처 책을 상상하고 덤비면 힘들지도 모르겠다. 따라서 이 책을 펼치기 전에 C언어와 x86 어셈블리 언어에 대한 입문서를 미리 한번 읽어두기 바란다.



번역 상태에 대해 살펴보자. jrogue군 후배가 작성한 책이니 버럭!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 그래서 버럭! 하기 전에 jrogue군이 미리 손을 좀 봤다(감수했다는 이야기). :P 활자화 하기 전에야 버럭! 1000번 해도 무방하다. 그래도 사람이 한 일인지라 혹시 오탈자나 어색한 부분을 찾으면 출판사나 역자나 jrogue군에게 신고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뱀다리: 이 책을 감수한다고 졸린 눈을 비비고 책을 읽는 도중에... jrogue군이 입사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접관으로 뛸 때 시험 문제로 자주 내는 몇 가지 프로그래밍 주의 사항과 아키텍처 관련 사항이 나와서 화들짝 놀랐다. 혹시 누가 알아? 독자 여러분이 혹시 나중에 jrogue군이랑 면접장에서 대면했을 때 이 책에 나오는 문제를 놓고 서로 토론하게 될지?



EOB

일요일, 7월 23, 2006

[영화광] 로리타(19금)



이런 금기스러운 제목을 단 블록을 쌓음으로써 jrogue군 블로그도 주목받는(?) 야한 블로그로 본격적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리라는 망상을 품으며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로리타(요즘 나온 버전이 아니라 흑백이다.) 감상평을 끄적여 보겠다.



우선 로리타의 사전적인 정의를 찾기 위해 상식 검색으로 유명한 N사포털 사이트로 접속해서 질의를 던지니, 시작부터 "성인 인증을 받아라"고 다리를 팍 걸고 넘어진다. 우선 성인정보를 제외한 나머지 정보만 보겠다고 입력을 해서 찾아보니 정말 학술적으로 심심한 내용만 나온다. 열받은 jrogue군이 새로 한번 정의해보겠다. 순전히 개똥철학이니 버럭! 하지 마시길...



로리타: 미성숙한 대상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소유하려는 컴플렉스. 뒤집어 놓고 생각하면 지고지순한 사랑과도 통하는 면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질투/번민/애착과 같은 복합적인 심리 상태가 전개된다.



오, 적어놓고 jrogue군이 봐도 그럴싸하다(왕자 탄생~ 두둥둥...). 거의 일반명사화 된 로리타는(스팸 편지 제목에 단골로 등장한다. ㅋㅋ) 워낙 많이 알려져 있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그래도 큐브릭은 큐브릭인지라 흑백에 2시간 30분에 가까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봤다. 중간에 아기자기 한 대사와 정말 기가 막힌 상황도 나오므로 사뭇 심각하다면 심각한 주제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영화 보다가 몇 번 바닥에 뒹굴었다. 이렇게 블랙코미디 형식을 차용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검열에 걸려서 난도질 당해서 도저히 뭐가 뭔지 모르는 내용으로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의도적으로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해서 결정적인 순간(?)이면 어김없이 막이 내려가므로 솔직히 말해서 야한 장면은 발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충격적인 오프닝 신을 제외하고는 진짜 단 1분도 없다는 사실을 말해둔다. 혹시나 제목에 속아서 DVD나 비디오를 집었다면 자신을 탓하라(야한 장면을 기대했다면 상영 시간 내내 하품하면서 잘 가능성이 99.99%이다). 대신에 머리 속으로 생각하기만해도 아찔해지는(주의: 야하다는 말로 해석하지 마라) 장면이 몇 번 나온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일수록 재미있게 보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를 보면서 원저자인 나보코프랑 스탠리를 변태 내지 악마의 자식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는데, jrogue군은 별 거부감 없이 진짜 무덤덤(!)하게 봤다. 겉으로만 보수적이고 속으로는 온갖 망상을 다 하는 점잔빼는 사람들에게 똥침 한 방 강하게 쏘아준 나보코프와 스탠리에게 박수를 보낸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통쾌해!



결론: 헌신적인 험버트가 너무 불쌍하게 보였고, 대조적으로 팜프파탈 로리타는 너무 귀여웠다. 그런데 어떻게 된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 세상 여자들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OTL



EOB

토요일, 7월 22, 2006

[일상다반사] 정밀도/정확도, 통계의 허구



오늘 이코노미 21 기사를 읽다보니 무척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 한번 기사 내용 중 일부를 살펴보자.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Q400은 89만번 이착륙하는 동안 사망사고가 단 한 번도 없다. 사망사고율이 ‘제로’인 기종은 Q400과 보잉777 등 둘 뿐이다.



이러면 되게 안전한 듯이 보인다 그치? 그런데, 통계는 통계라서 무척 잔인하다. jrogue군이 첨부한 표(이코노미 21에서 발췌)에서 콩코드 항목을 잠깐 보면 무려 11.36이라는 킹콩 데이터가 나온다. 0.5니 0.7이니 도토리 키 재기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1.36도 아니고 11.36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나온 배경을 따져봐야 한다. 콩코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비행기라고(777이 아직 나오기 전이었다.) 선전을 했을 때, 보잉 737 프로그램 책임자는 다음과 같이 항변하고 싶었을 거다. "전 세계 737이 딱 일주일 동안 이착륙 하는 회수만 따져도 지금까지 전체 콩코드가 이착륙 하는 회수를 능가합니다." 그리고 콩코드가 떨어졌을 때, 가장 안전하고 맛있는 식사를 제공하던 비행기는 가장 위험한 비행기로 탈바꿈했다.



결국 1백만 운항 횟수 당 사망 사고 비율은 비행기가 적게 보급되었거나 장거리를 많이 뛰는 비행기에게 월등하게 불리하게 되어있는 통계이다. 증거를 한번 볼까? 장거리를 많이 뛰는 보잉 747은 무려 0.84를 기록하고 있다. 이 통계대로라면 747은 비행기가 아니라 사고기이다. A310을 한번 보면 이착륙 회수가 적고 몇번 추락하는 바람에 1.23이라는 숫자가 나왔다. 절대로 A310을 타면 안될 것 같지? 하지만 중단거리를 주로 뛰는 737을 한번 보면 신형 모델인 737-300/400/500은 0.22이다. 역시 중단거리를 많이 뛰는 에어버스 A320/319/321 모델 역시 0.12로 아주 안전한 편에 속한다. 그렇다고 737이나 A32x 모델이 추락하지 않는다고 누가 감히 장담하겠는가?



말이 길었다. 이번 기사의 주제인 Q400을 보자. 아직 이착륙 회수가 0.89M이고 단거리 모델이다. 이착륙 회수가 50M인 737을 따라가려면 거의 불가능한 듯이 보이고 아직은 경쟁(?) 기종인 777을 따라잡기에도 역부족이다. 777이 중장거리도 아니고 대부분 '장거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Q400이 통계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아직 Q400의 통계 숫자는 콧대 높았던 콩코드와 마찬가지로 자랑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다.



Q400이 엉터리 비행기라고 이야기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jrogue군은 혹시라도 Q400이 추락해서 사망 사고가 생기면, 그 순간 Q400이 콩코드에 이어 두번째로 위험한 비행기가 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거다.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는 기록이 앞으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보험 증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정말 통계 숫자에 놀아나는 거다. 그러니 제발 정밀도/정확도, 통계의 허구에 빠지지 말자.



추가: 그러고 보면 아직까지는 777이 정말 뛰어난 비행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성/안정성/운항정시성 측면에서 대단한 경쟁력을 갖춘 걸작입니다. 777의 단점을 보완한 드림라이너 787을 구매하려고 여러 항공사에서 눈독을 들이는 이유가 설명이 되었나요?



EOB

[APM] '[3장 보충] 영업/마케팅과 친해져야 하는 이유' 개시

조금 전에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렸다. APM 애독자라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



EOB

목요일, 7월 20, 2006

[독서광] 위험한 열정 질투



칠거지악이라는 정말 말도 안되는 규칙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은 항목이 나온다.



투(妬)거


남편은 아내가 바람을 피운다고 질투를 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계속 질투를 할 경우 아내는 재산의 반을 주고 남편을 내쫓을수 있다. 물론 위자료같은건 주지 않아도 된다.



그 만큼 질투는 나쁜 감정이고 치료해야 하는 병 정도로 생각하는 조상의 지혜로 내려오는데, 이번에 읽은 '위험한 열정 질투'에서는 이런 생각을 송두리채 흔들만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개하므로 보수적인 사람이라면 대략 난감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인 책 내용을 딱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면, 진화심리학적으로 질투를 분석해서 사람들이 왜 질투를 하며, 외도를 하고, 이런 과정에서 진화를 하는 매커니즘을 분석한다고 압축할 수 있겠다. 저자가 질투나 외도를 합리화하거나 찬양(?)한다는 생각에 치를 떠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원래 과학자들이란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부문에 무관하게 중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버럭!하지는 마시길. :P



남자 여자가 사랑을 위해 어떤 식으로 전략을 세우며, 서로 발목을 잡기도 하고 뜯고 싸우기도 하는지 다양하고 흥미로운 감정 싸움을 질투를 중심으로 실제 예를 사용해서 풀어나가므로, 전투 과정에서 실전서(?)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심리학이나 진화론을 좋아하는 분들께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EOB

화요일, 7월 18, 2006

[끝없는 뽐뿌질] 맥북 jrogue군 품안에...



야루고 시루던 맥북(1.83GHz 흰둥이)이 jrogue군 품안으로 들어왔다. 기존 G4 800Mhz 아이북이랑 타이북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개선되었고 뒷걸음질쳤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개선된 사항



  •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맥북에서 최고 개선된 부문은 바로 향상된 LCD이다. 15.1인치에 1152x768 해상도를 제공하는 와이드 LCD를 장착한 타이북과 비교해서 비록 13.3인치 이긴 하지만 1280x800에 이르는 뛰어난 해상도는 사람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 인텔 듀얼 코어 덕분에 유니버셜 바이너리로 만든 응용 프로그램은 정말 번개처럼 동작한다. 독에서 한번 튀면 사파리가 펑펑 뜨고, 퀵 실버 반응 속력도 경쾌한 느낌이 든다.
  • 로제타 성능도 제법 쓸만해서 마이크로소프트 파워포인트가 한번 뜨고 나면 100페이지 이상 넘어가는 발표 자료를 편집할 때도 버벅거리지 않는다. jrogue군이 타이북을 사용하면서 가장 큰 불만 사항이 바로 파워포인트 편집 작업(150페이지에서 한 페이지 추가하려면 발톱이 팍팍 나왔다. T_T)이었던 사실을 생각하면 콧노래가 안나올 수 없다.
  • 아이북에서 형편없던 완성도가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상판 들뜸 현상이라든지 배터리 유격 현상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 여러 가지 아기자기한 기능(예: 아이사이트, 애플 리모트, 광학 입/출력 단자 제공, 블루투스 2.0 지원, 매그세이프 전원 연결 장치, 기가비트 이더넷)이 제품 값어치를 한 단계 높인다.
  •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 jrogue군 입장에서는 GMA 950 그래픽 프로세서는 과분할(!) 정도이다. 3차원 큐빅 효과나 2차원 물결 무늬 효과 등은 아무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하다.
  • 하드디스크도 2.5인치 5400RPM SATA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기존 아이북이나 타이북보다 훨씬 빠르다. 큰 파일을 읽어오거나 저장할 때 바로 느껴진다.
  • 옴니 아웃라이너가 공짜로 제공된다. ;)
  • 역시 아이북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았는지 무선 인터넷 성능도 쓸만하다.


뒷걸음친 사항



  • 아직 듀얼 모니터는 테스트도 못해봤는데, 이유는 모두 알고 있지? mini-DVI - VGA 어뎁터나 mini-DVI - DVI 어뎁터를 공짜로 제공하지 않는다. T_T
  • 에그 북이다. 하긴 뭐 베이컨 북도 있으니... OTL 어댑터 발열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 비록 13.3인치로 크기가 커지긴 했지만 여전히 무겁다. 2.34kg이지만 어뎁터랑 마우스랑 들고다니면 허리 휘어진다. 하긴 뭐 3.xkg짜리 노트북아닌 데스크북(?)도 많이 나오는 상황이니...
  • 키보드 감촉은 나쁘지 않은데, 위치가 조금 햇갈려서 적응 기간이 필요할 듯이 보인다.
  • 로제타 호환성이 떨어지는 관계로 인해 키노트 1.x 버전을 띄우고 나서 작업을 하려면 죽어버린다. 아무래도 유니버셜 바이너리로 만들어진 응용 프로그램을 하나둘씩 구해서 설치해야 겠다.
  • 대략 당황스럽게 .sit 확장자로 끝나는 압축 파일을 풀지 못한다. stuffit expander가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은 모양이다.


아직 parallels나 bootcamp를 설치하지 않았기에 Windows XP 관련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다. 나중에 테스트 결과와 더불어 2차 사용기를 올려드리도록 약속하겠다.



부탁사항 하나: 혹시 jrogue군 애독자 중에 신형 파워북, 맥북프로, 맥미니를 구매하신 분 중에서 VGA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기에 DVI-VGA 어댑터(mini-DVI - VGA 또는 DVI 어뎁터면 더 좋겠지만 ... ;))를 구석에 고이 모셔둔 분이 계시면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jrogue군에게 양도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세상에 공짜는 없으므로 책을 선물로 준비하겠다. ;))



EOB

토요일, 7월 15, 2006

[APM] '[2장 보충] 일정은 어디까지나 확률입니다.' 개시

어제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새 글이 올라왔다. APM 애독자라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



EOB

목요일, 7월 13, 2006

[독서광] 티핑 포인트



요즘은 보랏빛 소가 온다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유사한 책이 많이 나와서 가치가 희석되었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읽을만한 책인 티핑 포인트를 살펴보기로 하자.



'티핑 포인트' 자체로 '티핑 포인트'를 실현했다고 유명해진 이 책은 아이디어나 경향이 순식간에 인터넷이나 오프라인 사회로 퍼지는 순간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다음과 같은 아주 단순한 세 가지 규칙이 결합되면 무시무시한 위력이 터져나온다는 말인데, 뜨고 싶은 물건이나 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 소수의 법칙: 극소수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일(?)을 저지른다. 커넥터 --> 메이븐 --> 세일즈맨으로 이어지면서 아이디어는 증폭된다.
  • 고착성 요소: 작지만 기억에 남을 메시지가 엄청난 결과를 부른다. 고착성이 조금만 달라지더라도 최종 결과는 상당한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 상황의 힘: 환경의 작은 변화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사람의 행동은 생각보다 외부/주변 환경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읽다보니 사소한 사고가 쌓여서 대형 사고가 터지는 Normal Accident가 생각이 났다. 주변 환경을 자기 구미에 맞춰 개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면 평상시에 놓치고 있는 사소한(그러면서도 지렛대처럼 전체 큰 그림에 극적인 변화를 줄 수 있는) 일부터 챙겨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번역 상태와 편집 상태는 양호하며, 책 두께도 얇기 때문에 부담없이 지하철에서 한번 읽어보시라!



EOB

일요일, 7월 09, 2006

[영화광]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의 '말죽거리 잔혹사'를 워낙 재미있게 봤는지라 이번에도 차기 작품에 한번 도전해보았다. 결과가 궁금하지?



단도직입적으로 들어가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죽거리 잔혹사'보다는 재미가 없었다. '말죽거리...'가 워낙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비슷한(?) 주제로 다음 작품을 만들다보니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공식이 맞아떨어진 느낌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jrogue군이 불안감을 느꼈는데,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왕창 깨지는 운명을 감지했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영화는 전형적인 공식을 따라 움직이며, 결말이 보인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마지막 부분이 너무 뻔한 나머지 좀 싱겁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편인 '말죽거리...'처럼 '비열한 거리'도(그러고 보니 둘다 '거리'군...) 아주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치고받는 패싸움은 멋지고 큰 곡선을 그리는 대신 거의 바닥에서 이뤄지는 개싸움에 가깝고 음모와 배신은 추악한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다. 주인공 병두로 나오는 조인성도 어깨 힘 빼고 연기를 잘했으며, 종수를 맡은 진구 눈빛이 범상하지 않다. 조폭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서점(jrogue군 기억으로는 아마 종각에 있는 영풍문고지?)을 배경으로 하는 어색한(?) 사랑 이야기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결론: '말죽거리...'를 보고 감동받은 이유 하나만으로 이 영화를 보겠다면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겠으며, 조금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오므로 심장 약한 분이라면 조금 거리를 두는 편이 좋겠다. 상영 도중 내내 하품한 X맨보다는 재미있다고 말하면 될까?



뱀다리) 중간에 옥의 티가 있는데, 블록에 첨부한 사진에서 버그가 있었다. 분명히 자동차를 주차할 때는 조수석 공간이 너무 좁아서 문을 열기가 대략 난감한 위치였는데, 다음 장면에서는 여주인공인 현주가 아주 여유있게(?????) 문을 열고 내리고, 이를 쫓아온 병두가 사랑을 고백한다. 후반 작업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는지, 아니면 용산 CGV 상영관 음향 시스템 버그인지 종종 음 분리가 엉뚱하게 되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EOB

[일상다반사]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 소개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번역서 출간 기념으로 조촐하게 블로그를 열었다. http://tapm.blogspot.com/에 프로젝트 관리와 관련한 글을 하나둘씩 올릴 계획이다. 출간 기념으로 글 하나를 올려놓았다. 갱신 주기는 대략 일주일 단위로 예상하시면 되겠다.



EOB

토요일, 7월 08, 2006

[독서광] 영어상식사전 : 영문과 교수도 몰래 보는



번역이 부업아닌 부업(?)이 되다 보니까, 영어 관련해서 책을 심심치 않게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신간 소개에 나왔기에 영어상식사전을 구입해서 읽어보았다. 독자 여러분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이 왔다.



책 구성을 살펴보면 자주 나오는 질문을 161개 정도 뽑아서 여기에 대한 배경 설명과 관련 내용을 소개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부담없이 읽게 만들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다고 보여지는데, 난이도가 들쑥날쑥이고 중복되는 내용이 생긴다는 단점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번역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정효씨가 쓴 가짜영어사전이 더 마음에 들긴 하지만, 영어를 두려워하는 일반 독자라면 이 책이 더 좋아보인다.



jrogue군이 여러 가지 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이미 알고 있던 내용도 있지만, 모르는 내용도 있었기에 향후 어려운 책을 번역할 때 시간 단축을 위해 실탄을 비축하는 기분으로 조금 신경을 써서 읽었다. 특히 국내에 잘못 알려진 영화나 책 제목 소개 부분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설명이 잘못되거나 어색한 부분도 제법 눈에 들어오므로, 이 책을 100% 신뢰해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본문 중에 소개하는 'red herring'은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번역하는 도중에 14장에서 등장한 단어인데, 훈제 청어(여기에 역자주를 "중세 때 탈옥한 범죄자가 추적자들이 풀어놓은 개가 냄새를 맡고 추적하지 못하도록 훈제 청어를 길에 뿌리고 다니는 관례에서 비롯한 용어입니다. 변죽만 울리거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정보를 말합니다."와 같이 달아놓았다)를 '훈제'라는 냄새가 사라진 '빨간' 청어라고 번역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가 하면, 가장 마지막 행에 나오기에 결론이라는 뜻이 강한 bottom line을 단순히 핵심으로 설명하고 있고, ad hoc에 '특별한'이외에도 '임시 변통'이라는 정반대 뜻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책 한번 제대로 읽기 무척 어렵다. T_T



뱀다리) 다 읽은 책은 '해'님에게 보내어 다음 번역할 때 참조하도록 했다. --> 서로 돌려가며 읽는 책 재미가 솔솔하지? ;)



EOB

화요일, 7월 04, 2006

[끝없는 뽐뿌질] 맥북용 소형 가방



매킨토시를 구입하고 나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현상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아기자기한 악세사리에 돈을 한푼두푼 들이다보면 어느 순간 컴퓨터 본체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한 사태를 파악하고 자기 머리를 쥐어뜯기 마련이다.



오늘은 맥북 사용자에게 거의 필수품으로 여겨지는 소형 가방을 소개하는데... 문제는 딱 뽐뿌질에 걸리도록 표면처리가 되어있다는 데 있다. 크기는 맥북(와이드 13.3인치)에 딱 맞춰져 있으므로 다른 노트북을 보유하고 계신 분께서는 부디 지름신 소환을 잘 극복하시기 바란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표면을 명화로 장식하고 있다. '밤의 카페테라스'(고호), '메다프리마베시의 초상'(클림트), '처녀'(클림트), '별이 빛나는 밤에'(고호),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베르메르)가 여러분을 기다리는 데 지름신에게 안 말리면 이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는가? 아직 맥북 구매도 하지 않은 jrogue군도 뭘 고를지 심각한(?) 갈등에 쌓여 한숨만 쉬고 있다.



7월 6일까지 즐거운 가게에서 공동구매 중이므로 필요하신(아니 지름신께 말린) 분께서는 여기서 주문하거나 코엑스 링코에서 실물 확인후 지르시기 바란다. 노파심에서 이야기하지만, jrogue군은 즐거운 가게나 링코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EOB

[영화광] 엑스맨 3: 최후의 전쟁



수퍼맨 리턴즈를 본김에 엑스맨 3편까지 보고만 jrogue군... 요즘 여유 만만한 모양이지? ;)



뒤늦게 보고 난 소감을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뭔가 열심히 때려부수면서도 나름대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불발로 끝나버린 로보캅 2편을 보는 듯해서 가슴이 아팠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공백이 너무 컸다고나 할까? 다양한 엑스맨이 총출동했지만 모두 개성이 사라져버린 전투 기계로 변신해버렸고, 그나마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 조차도 마그네토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이 비실거리는 바람에 그냥 볼거리만 가득한 영화로 탈바꿈하면서 전편의 묵직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사라져버렸으니 오호 통제라. 며칠 전에 엑스맨 2편을 다시 한번 보면서 정말 잘 만들었다고 감탄을 금하지 못했는데 3편에서 본전도 못건지는 바람에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냥 수퍼맨 리턴즈를 한번 더 볼걸 그랬다. T_T



결론: 엑스맨 3편은 벌때처럼 돌연변이가 나오긴 하지만 기존 엑스맨과는 달리 인물이 아니라 전쟁을 그린 영화다. 수퍼맨 리턴즈는 자연 재해를 비롯해 로맨스까지 총출동 하지만 결국 수퍼맨을 그린 영화다.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한 차이가 얼마나 큰지 오늘 알았다. 수퍼맨은 정말로 우리 곁에 돌아왔고 엑스맨은 최후의 전쟁을 끝으로 영원히 가버렸다고 말하면 너무한가?



EOB

일요일, 7월 02, 2006

[영화광] 수퍼맨 리턴즈



목이 빠지도록 수퍼맨 귀환을 기다려온 jrogue군이 개봉에 맞춰 IMAX로 수퍼맨 리턴즈를 보고 왔다. 수퍼맨 팬이 200% 더 즐겁게 볼 수 있도록 결정적인(!) 스포일러는 교묘하게 감추고 감상평을 적어보겠다. 참고로 수퍼맨 리턴즈를 제대로 보려면 절대로 영화 내용을 시시콜콜 알려고 하면 안된다. ;)



스타워즈와 더불어 jrogue군이 소시적에 수퍼맨을 영화관에서 보고 받은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쫄쫄이 옷을 입고 종횡무진 악당을 통쾌하게 무찌르는 우리의 수퍼맨이 얼마나 멋있게 보였던지... 이를 잊지못하고 일요일 아침에 보여주는 만화 영화에 수퍼맨이 나올지라면 한시간 전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곤 했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전체 4편 가운데 정말 걸작이었던 수퍼맨 2편 이후에 나온 3편과 4편은 역시 속편은 절대로 안된다는 교훈을 안겨주었고, 지금은 사망했지만 영원한 수퍼맨이었던 꽃미남 크리스토퍼 리브가 승마 도중 사고로 인해 몸져 눕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세인들의 기억 속에서 수퍼맨 영화는 물건너 간 듯이 보였다.



그러다가 워너가 판권을 다시 사오면서 몇몇 유명한 감독을 영입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수퍼맨의 저주(?)에 걸려서 판판이 깨지다가 야루고 시룬 끝에(감독 넷, 작가 다섯명이 투입된 초특급(?) 프로젝트이다) 결국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X-맨 3편도 마다하고 과감하게 뛰어들므로서 결국 19년만에 다시 세상에 돌아오게 된 것이다. 팀 버튼 감독이 니콜라스 케이지를 기용해서 신형 수퍼맨을 만들뻔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jrogue군은 망연자실해있었는데, 다행히도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로 낙점되고 크리스토퍼 리브를 꼭 닮은 브랜든 루스를 수퍼맨으로 뽑았다는 소식을 듣고서 안도의 안숨을 내쉰 기억이 새롭다.



원래 수퍼맨을 꼭 닮은 브랜든 루스를 기용한 감독의 의도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수퍼맨 리턴즈는 고전적인 수퍼맨 1편도 아니고, 전자오락으로 변한 3편도 아니고, 최악의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4편도 아닌 가장 좋았던 2편 이야기를 이어받아 완전히 복고풍으로(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밀어붙인다. 또한 허무맹랑한(얼마나 허무맹랑한지는 직접 보시라. T_T) 전편의 특수효과와는 달리 수퍼맨도 물리적인 제약사항 때문에 무지 고생하는 장면(전편에 나왔듯이 번개 맞고 날아가버린 747기 엔진 자리에 들어가서 가만히 있으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 일은 없다. 수퍼맨 리턴즈 영화 초반에 777기 추락을 막기 위해 몸으로 때우는 장면을 보면 정말 현실감이 느껴진다)을 넣어서 수퍼맨으로 뛰어다니기 한번 정말 힘들겠다는 느낌이 팍팍 오게 만든다. 이는 수퍼맨이 없는 동안 일반 대중의 뇌리에서 잊혀졌음은 물론이고 심지어 애인에게서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수퍼맨의 고뇌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발휘해서 영화를 보는 도중에 연민의 감정을 배가시키고 있다. 요즘 영화로 나와서 화제를 불러일으킨 스파이더맨이나 X맨에서 볼 수 있는 이방인으로서 영웅관을 수퍼맨 리턴즈가 다시 한번 정통으로 이어받았다고 보면 틀림없겠다.



이번 수퍼맨 리턴즈는 인천 CGV IMAX 영화관에서 봤다. 용산에도 IMAX 영화관이 있긴 하지만 모든 좌석이 얘매 불가인 관계상 상대적으로 널널한 인천까지(다행스럽게도 jrogue군은 인천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도로 지리에도 아주 밝다)가서 봤다. IMAX용 수퍼맨 리턴즈는 차세대 제네시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아날로그디지털 리마스터링해서 다시 아이맥스용 아날로그 필름으로 변환했으며, IMAX DMR 2D로 상영하는 중간에 20분 정도 분량이 IMAX DMR 3D(입체)를 적용한 보너스(?) 형식으로 나온다. 기대와는 달리 3D는 대략 좌절 수준이지만(안경을 끼었다 벗었다 하면 몰입이 잘 안되며, 편광 효과 때문에 화면이 조금 흐려지는 문제점도 있다), DMR 2D 영상은 아날로그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크기(화면이 벽면 전체를 꽉꽉 채운다)와 밝기 때문에 디지털보다 오히려 더 만족스러웠다. 시간과 자금 여유가 되면 IMAX로 보기를 권한다(물론 3D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지금 스포일러성 내용이 손가락에서 마구 나오고 있지만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꾹꾹 참고 있다. 대신 2편 내용을 조금 소개해서 수퍼맨 리턴즈 보시는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도와드리도록 하겠다.




  • 로이스는 수퍼맨의 정채가 켄트 클라크라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결국 로이스를 얼음 요새에 데리고 간 수퍼맨은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한 다음에 _사랑_을 위해 수퍼맨 능력을 버리고 인간이 되는 길을 택한다.
  • 초강력 외계 악당에다가 렉스까지 가세해서 온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우여곡절 끝에 클라크는 다시 수퍼맨으로 돌아온다.
  • 아니나 다를까 악당을 모두 물리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클라크는 수퍼맨과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워하는 로이스를 위로하는 척하면서 키스로 루이스의 기억을 지워버린다.


이제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를 독자 여러분에게 심어 놓았으니 영화를 보면서 고개를 끄떡일 일만 남았다. ;)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