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12월 31, 2007

[B급프로그래머] 화면 캡쳐 프로그램




HHK Pro 키보드를 사용하면서 PrintScr(전체 화면)/ALT+PrintScr(활성윈도우) 키 조합(아마 이 조합을 모르는 사람도 많을거다. ㅎㅎ)을 누르기가 번거로워서 윈도우 내장 화면 캡쳐 대신 다른 화면 캡쳐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로 오픈 캡쳐를 사용하고 있는데, 픽픽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출현해서 B급 프로그래머를 즐겁게 해주고 있다. 물론 Winsnap과 같은 특이한 캡쳐 프로그램도 있지만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집과 회사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기에는 오픈 캡쳐나 픽픽을 따라갈 프로그램이 없는 듯이 보인다.



캡쳐 자체만 놓고 보면 오픈 캡쳐가 더 화려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픽픽에는 웹 프로그래머에 최적화된 눈금자, 각도기, 좌표기, 색상 추출기 등을 제공하므로 개발 목적이나 개인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듯이 보인다. B급 프로그래머 입장에서는 일반 화면 캡쳐 시에는 오픈 캡쳐를 선호하는데, 픽픽으로 활성 윈도우를 캡쳐하려면 (물론 환경 설정에서 변경이 가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ALT+PrintScr 키 조합(T_T)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 게으르긴 게으르지?



화면 캡쳐와 관련해서 몇 가지 힌트를 주자면... 우선 화면 캡쳐 결과를 저장할 때 아무래도 JPG 보다는 PNG 품질이 좋기 때문에 JPG 형식 대신에 PNG 형식을 사용하면 좋겠다.(lossless!). 다음으로 캡쳐 단축기를 잘 활용해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나오는 팝업 메뉴 등을 제대로 캡쳐하는 방법을 익혀 두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다란 웹 페이지를 여러번 나눠서 캡쳐하지 말고 웹 페이지 캡쳐 기능(자동으로 스크롤해서 모든 내용을 캡쳐하는 옵션)을 활용해서 한방에 해결하기 바란다.



그리고 오픈 캡쳐와 픽픽 모두 한글화가 되어 있으므로 영어에 친하지 않은 평범한(?) 개발자를 배려하는 센스가 돋보인다. 혹시 더 좋은 화면 캡쳐 프로그램이 있으면 댓글로 정보를 공유하면 좋겠다.



EOB

토요일, 12월 29, 2007

[일상다반사] 초난감 기업 테스트

초난감 독자 여러분을 위해 조엘 테스트를 패러디해서 초난감 기업 테스트 항목을 만들어보았다. 심심풀이로 한번씩 풀어보시고 각자 회사가 얼마나 초난감한지 지수를 매겨보기 바란다.



'우리 회사는 하나도 초난감하지 않은데요?'라고 말하는 분이 계시면 비법을 전자편지로 말씀주시라.



EOB

금요일, 12월 28, 2007

[공지사항] '초난감 기업의 조건' 정오표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초난감 기업의 조건'이 항간에 즐거움웃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아무쪼록 즐겁게 읽어보시기 바라며, 초난감 독자 여러분을 위해 정오표를 정리하였으니, 확인해보시고 추가 신고가 필요하면 주저없이 편지를 보내주시거나 여기에 댓글을 달아주시라(중요한 힌트: 책 이벤트... =====3).



그러면 2007년이 진짜 한 손으로 셀만큼 남았는데, '컴퓨터 vs 책' 애독자 여러분 모두 연말 즐겁게 보내시고 2008년 계획도 똑 부러지게 세우시길...



EOB

수요일, 12월 19, 2007

[독서광] 피드백의 힘: 변화 역량을 키우는



7월 무렵에 피드백 이야기: 사람을 움직이는 힘 서평을 쓰면서 피드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했다. 이번에는 '피드백 이야기'와 함께 읽어보면 아주 좋은 '피드백의 힘'에 대해 소개하련다.



이 책은 35가지 원칙을 토대로 효과적인 피드백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실제로 피드백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을 동반행동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가지 내용 전개상 특이한 사항이 있는데, 꾸준히 연습하면 피드백 기술이 좋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를 깨버리기 위해 저자는 '비선형 발전' 이론을 내세워 피드백을 발전시키는 능력은 다른 동반되는 능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관련된 동반 행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성실성과 정직성
  2. 상대에 대한 배려와 관심
  3. 의견 차이에 대한 존중
  4. 다른 사람들의 능력까지 향상시킴
  5. 낙관적 관점
  6. 도전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의 표명
  7. 경청하는 자세


상기 동반 행동을 보면 왜 그렇게 주변에 피드백을 잘 주고 잘 받는 사람이 드문지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한마디로 피드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동반행동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 여러분의 동반 행동 수준은 어떨까? 본문 73페이지에서 자기 진단 문항을 가져와 보았다. 각 항목마다 세 가지 문항이 나온다(번호를 참조)




  • (1) 나는 흔히 상대방에게 반드시 지적해 주어야 하는 말 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한다.
  • (1) 나는 때로는 상대방과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진실을 왜곡한다.
  • (1) 늘 정직한 자세를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 (2) 직장 동료한테 문제가 생기거나 동료가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경우, 나는 그의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
  • (2)나보고 좀 쌀쌀맞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 (2)상대방이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기를 바란다면, 상대방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 (3)나는 나와 비슷한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 (3)조직은 모든 구성원의 사고방식이 같은 경우에 훨씬 생산적이다.
  • (3)나와 의견이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면 좌절감을 느낀다.
  • (4)나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상대방이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도록 도와야만 하는 일이 매우 귀찮다.
  • (4)다른 사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혼자서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직원이다.
  • (4)상대방을 돕느라고 내 업무를 처리할 시간을 빼앗길 때, 나는 욕구불만을 느낀다.
  • (5)사람들은 상대방한테서 문제점을 찾아내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다.
  • (5)사람들은 흔히 피드백으로 상대방에게 앙갚음하려고 한다.
  • (5)사람들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 (6)나는 모든 업무가 나를 부담스럽게 한다.
  • (6)나는 때때로 내 업무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 느낀다.
  • (6)적정 수준을 넘지 않을 만큼의 업무를 맡는 것이 중요하다.
  • (7)상대방이 말할 때, 그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질문은 좀처럼 하지 않는다.
  • (7)나는 상대방이 말하고 있는 도중에도 대응할 방법을 찾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을 때가 많다.
  • (7)때때로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비난을 받는다


우와. 막 찔리고 있다. 동그라미가 많을수록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능력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거다. 물론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동반행동을 기대하기란 어렵지만, 한 두가지만 개선하더라도 당장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동반행동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저자는 세가지를 들고 있다.




  1. 치명적 결점이 있으면 안 된다. 치명적 결점이 있으면 이런 결점 때문에 잠재능력마저 발휘하지 못하므로 부정적에서 중립적으로 될 때까지 개선해야 한다.
  2. 장점 몇 가지는 반드시 갖춰야 한다. 역량을 발휘하려면 조직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3. 업무를 어지간히 처리하는 경우와 탁월하게 처리하는 경우는 하늘과 땅 차이다. 사람들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적당히 성과를 내고 여기에 만족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 수준으로는 고만고만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므로 장점을 살리지 못한다.


결국 피드백을 잘하려면 여러 가지 잡 기술을 익히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정도를 밟아서 자신의 약점을 줄이고 강점은 강화하는 방법으로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는 다소 좌절스러운(?) 결론이 나온다. 뭐 어떻게 하겠냐? 이게 인생인데...



EOB

월요일, 12월 17, 2007

[끝없는 뽐뿌질] 전자책 소리북



전자 잉크(e-ink)를 사용한 전자책이 슬슬 가시권에 접어든 모양이다. 이미 소니에서 PRS-500을 판매하고 있으며(링크를 보면 한글 사용과 PDF 지원이 거의 안습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교보문고랑 제휴를 맺은 누트북도 조만간 등장하리라고 한다(역시 PDF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 여기에 소리북이라는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으니, 뽐뿌질이 따로 없다.



다른 전자책의 CPU가 대략 난감한 수준이라 제약이 아주 많았는데, 이번에 나온 소리북은 ARM11 코어(532Mhz)에 윈도우 CE 5.0을 탑재하고 있으며, 1GB 낸드 플래시(외장 SD 2GB까지 지원)에 64MB 모바일 DDR 램까지 탑재해서 고성능을 발휘할 듯이 보인다. PDF는 별도 변환 프로그램 없이 바로 팡팡 뜰테며, 여느 전자책과 마찬가지로 167dpi 해상도에 800x600 화면을 지원하므로 LCD와 비교해서 종이 책에 훨씬 가까우리라는 생각이다. 무게가 235g이므로 책처럼 들고 다니면 되겠다. 또한 1500mAh 내장 리튬 이온 배터리까지 들어있으므로 건전지 사러 매번 편의점을 들락달락할 필요도 없어보인다. 물론 이 배터리 수명이 다 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긴 하지만.



누가 좀 사서... PDF가 제대로 되는지 확인 부탁한다. PDF만 제대로 되면 바로 지를 확률이 엄청 높은 물건이니... 갑자기 필이 꽃히면 블로그 주인장이 SDK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취미삼아 개발할지도 모르겠다.



EOB

금요일, 12월 14, 2007

[B급프로그래머] vi를 닮고 싶은 비주얼 스튜디오



며칠 전에 비주얼 스튜디오를 사용해서 C# 프로그램을 뚝닥거리고 있는 도중에 복사와 붙여넣기 신공을 발휘하기 위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마우스로 행 전체를 긁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우리의 인턴 사원이 흥미로운 기능 하나를 알려주었다. 바로 행 복사와 붙여넣기!



노트패드 등을 열어서 글자 몇 개를 입력한 다음에 편집 메뉴로 들어가면 복사 항목이 비활성화되어 있는데, 이는 복사할 대상을 선택한 다음에야 복사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첨부한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비주얼 스튜디오는 복사할 대상을 선택하지 않아도 복사 항목이 활성화 되어 있다. 이 무슨 조화냐?



골수 프로그래머용 편집기인 vi를 생각해보자. vi에서는 y(yank)와 p(paste) 기능을 제공해서 마우스에 손을 대지 않고서도(하긴 vi가 개발될 당시에는 마우스란 물건이... OTL) 이스케이프와 y, p 조합만으로 간단하게 한 줄 복사가 가능하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다보면 의외로 한 줄 복사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vi에서 IDE로 넘어갈 때 y/p 기능이 너무나도 그리웠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개발팀도 이런 불편함을 알고 있었는지, 현재 커서가 있는 행을 한 줄만 복사해서 붙이는 기능을 슬쩍(!) 넣어두었는데, 문제는 워낙 윈도우 관례에 젖어있다보니 찾아내지 못했을 따름이다.



자, 지금 당장 비주얼 스튜디오를 열고, 특정 행으로 가서 Ctrl+C와 Ctrl+V를 연속으로 눌러보자. 이제 vi를 닮고 싶어하는 비주얼 스튜디오의 몸부림이 느껴지는가?



EOB

화요일, 12월 11, 2007

[B급프로그래머] 실수한 사람은 국세청이냐 안연구소냐?



연말 정산의 시기가 다가와서 모두 분주하다. 세금을 한 푼이라도 절약해야 가계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몇 가지 항목을 점검하러 국세청 연말 정산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V3가 동작하면서 스파이웨어를 검출했다는 경고창이 뜨면서 설치를 HTSSetup.exe를 강제적으로 중단시켜버렸다.



그래서 번개처럼 구글에 들어가서 검색을 했더니 딱히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지 않다. 자... 그러면 여기서 블로그 주인장이 궁금한 사항은 과연 국세청이 스파이웨어에 감염된 설치 파일을 제공했느냐 아니면 안연구소 바이러스 프로그램이 잘못 파악했느냐이다. 혹시 독자 여러분 중에서 V3가 아닌 다른 백신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연말 정산 화면으로 넘어간 다음에 제대로 보안 프로그램이 설치되는지 확인 후 제보 부탁드리겠다. 안그래도 바쁜 연말에 스파이웨어까지 설치도록 내버려두면 안 되겠지? ㅎㅎ



긴급 추가: 안연구소 스파이제로 팀과 연락이 닿아서 이런 문제점을 보고한 결과 실수한 사람(아니 법인)은 국세청이 아니라... 안연구소라고 판명이 났다. 스파이웨어 패턴 쪽에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다행스럽게도 초기 대응이 아주 빨라서(마침 오늘부터 국세청에서 연말 정산 관련 1차 자료를 공개한다고 하니... OTL) 초지급으로 긴급 V3 업데이트 들어갈 계획이므로 조만간 버그가 수정될 모양이다. 매일 사고만 치던 B급 프로그래머가 오늘은 밥값했나?



EOB

토요일, 12월 08, 2007

[독서광] 분산 투자의 법칙: 돈 걱정 없는 30년을 위한



jrogue 군의 꼬임에 빠져 꼬양이 군은 코스피 지수를 따라가는 똑같은(운용사랑 판매사가 동일) 인덱스 펀드에 적립식으로 가입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두 사람의 차이점이라고는 i) 운이 억수로 나빴던 꼬양이 군은 사상 최고 기록을 갱신한 시점이 펀드 불입 날짜였고, ii) jrogue군은 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추가 적립을 했다는 사실 뿐이다. 자 그렇다면 두 사람 수익률은 어느 정도 차이가 났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4%~5%까지 수익률 차이가 벌어졌다. 꼬양이 군 입장에서 이렇게 억세게 재수없는 이야기를 들은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아마 다음과 같지 않을까?




  • 역시 시장 흐름을 잘 파고 들어 액티브하게 움직여야 한다
  • 돈에는 눈이 있다


그런데 참으로 유감스러운 말이지만... 수익률 4 ~5% 차이는 무의미하다. 이유는 무엇이냐 하면... 둘 다 가입한지 1년은 고사하고 아직 6개월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할 '분산 투자의 법칙'은 바로 이런 우스꽝스러운 수익률 환상에 빠져 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철썩같이 믿는 단기 투자가들에게 찬물을 확 끼얹어버리는 재미있는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이 책 31페이지를 보면 꼬양이 군과 jrogue 군이 한 실험과는 차이가 있겠지만(jrogue군은 추가 불입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유사한 실험을 한 결과를 정리한 표가 있다. S&P500 분기별 최고의 날과 최악의 날에 동일한 $을 투자했을 때 성과가 어땠을까?
















투자 전략투자 성과
실패자 레니(최고가 매수): 꼬양이?9.1%
행운녀 프랜(최저가 매수): jrogue군?9.6%
변함없는 에디(매 분기 첫날 매수)9.4%


6개월이 아니라 30년에 걸쳐 완벽하게 최고인 시장 예측가와 최악인 시장 예측가의 투자 수익률 차이는... 고작 0.5%이다. 날고 기고 뛰어봐야 평균으로 수렴하므로 결국 얼마나 오랫동안 시장에 들어있었는지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자 그렇다면 시장에 들어있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종목을 보유해야 하나? 요즘 모 대통령 후보와 관련이 있는 종목이 뜬다고 난리인데, 이런 식으로 테마주를 쫓아다니면서 계속 사고 팔면서 맘을 졸여야 하나? 애널리스트가 추천하는 종목은? 미래에셋이 보유하는 종목만 보유하면 되나? 돈 되는 모든 곳에 투자한다는 액티브 펀드의 대표격인 미래에셋 인사이트 펀드? 다 잊어버리시라.



다시 이 책 52페이지를 보면 재미있는 표가 나온다. 포춘이 선정한 '향후 10년간 유망 종목 10선'이 실제로 어떻게 망가졌는지 2000.8.1~2004.12.31 기간 동안 주가 변화율을 정리해 놓았다.








































종목주가 변화율(%)
Genetech43.15
S&P500-9.03
Morgan Stanley DW-35.79
Viacom Class B-44.80
Univision-52.89
Nokia-63.37
Oracle-63.50
Charles Schwab-66.43
Broadcom-85.61
Nortel-95.31
Enron-99.99


아래서 위로 표를 살펴보다가 대략 난감함을 떠나서 열이 팍 받을 투자가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변화율 -99.99%가 뭘 의미하는지 엔론이 어디서 굴러먹다 들어온 개뼈따귀 듣보잡 회사인지 아닌지는 여기서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추천하는 종목 선정 방법은? 바로 시장 전체를 매입하라는 초분산 포트폴리오 구축이다. 사람들은 흔히 펀드 몇개 가입하거나 주식 여러 종목을 보유하면 분산 투자를 한다고 착각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분산 투자는 차원이 다르다. 소위 말해 시장을 능가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 기법(시장 예측, 종목 선택)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한 시장 전체를 클래스 별로 아주 넓은 범위에 걸쳐 사들인 다음에 장기간 보유한다면 마음 편히 시장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100%가 된다는 말이다. 자산 클래스는 가장 안전한 단기 채권부터 시작해서 중기, 장기 채권, 부동산 투자 신탁, 대형 미국주, 대형 국제주, 소형 미국주, 소형 국제주, 가장 위험(!)한 신흥시장(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ㅎㅎ)으로 나뉘어지며, 이 책에서 설명하는 MRP는 자산 클래스를 가장 위험한 클래스부터 가장 안전한 클래스를 모두 포함한다(물론 비율은 동일하지 않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인덱스 펀드나 상장 지수 펀드가 분산 포트폴리오 구축에 최적이라는 생각으로 향후 펀드 투자 방향에 나름대로 변화를 주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인덱스 펀드를 능가하는 초분산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만든 펀드가 과연 한국에 있기나 한지 아주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초분산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펀드가 있으면 지금 내가 가입한 모든 펀드를 차례로 정리하면서 주력을 바꿀지도 모르겠다. 현 시점에서는 하는 수 없이 인덱스 펀드 쪽에 승부를 걸어야지...



주의: 이 책은 자본주의의 궁극적인 승리를 가정하고 적었다(30년동안 경제 성장률이 제자리라면 수익이고 나발이고 경기 끝일테니). 쿠데타 펑펑 일어나고 혼란스러우며, 껍데기만 자본주의를 흉내내는 사회에서는 이 책 내용이 절대로 먹히지 않는다.



EOB

목요일, 12월 06, 2007

[독서광] Debugging Applications for Microsoft .NET and Microsoft Windows



뜻하지 않게 윈도우 프로그래머로 변신했기에, 요즘 이런저런 윈도우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다. MSDN만 보면 될줄 알았는데, 윈도우 세상이 참으로 오묘하다 보니 핵심 서적은 몇 권 읽어야 하는 듯이 보인다. 오늘은 나름 핵심 서적으로 분류한 'Debugging Applications for Microsoft .NET and Microsoft Windows'(한국어판)을 뒤집어 보겠다. 까칠한 내용 싫어하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BACK] 버튼 눌러서 뒤로 돌아가시라.



본문만 놓고 보면 존 로빈스 책은 아주 훌륭하다. 윈도우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유닉스나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도 존 로빈스 책은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디버깅에 대한 각종 팁/트릭/정보/지식을 재치와 해학으로 제대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게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황당한 일화는 독자로 하여금 박장대소 하다가도 등골이 서늘하게 만들어주는 롤러코스트 효과까지 제공한다. 시간이 좀 흘러서 비주얼 스튜디오 2005에 이어 2008이 나오므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예제가 정확하다고는 보기 어렵지만(실제로 책에 나오는 예제가 컴파일에 실패하고, 설명 자체가 낡아서 적용되지 않거나 더 좋은 방법이 나온 경우를 목격했다), 책에 깔려있는 아이디어와 접근 방법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개발 도구가 바뀌더라도 응용하면 되기에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STL과 예외에 대한 존 로빈스의 애증 역시 아주 흥미롭게 읽었는데,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코드에서 STL와 예외 처리기를 모두 삭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교훈: 추상화 단계가 높아질수록 오용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확실하게 자기가 뭘 하는지 알고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자, 그렇다면 번역서 품질로 들어가보자. 솔직히 말해서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삼X형 프레스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는 정보문화사는 조만간 독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리라고 감히 앞날을 예측해보겠다. 절판시켰다가 다시 인쇄를 하면 알려진 오탈자 정도는 수정해서 독자 눈을 즐겁게 해야 하지만 필름을 라떼르도 안 때고 그대로 걸어서 인쇄한 다음 할인 판매로 밀어내기한 모양이다.



번역서를 읽다가 발견한(?)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오탈자가 너무 많다. 세는 거 포기했다.
  • 비문이 정말 많다. 읽다보면 무슨 뜻인지 몰라서 영어 원문을 추론한 다음에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야 한다. 윈도우나 디버깅을 몰라서 그렇다고? 정말 그럴까?
  • 예제 코드에 나와 있는 주석이 _전혀_(농담 아니다) 한글화가 되어 있지 않다. 예제 코드에 달려있는 주석도 책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한 듯이 보인다. 주석을 한글화하지 않는 경우는 "DO NOT EDIT: this file is automatically generated."와 같이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생성시킨 환경 설정 파일 정도이다. 물론 이럴 경우에도 역자주로 설명을 달아야 한다.
  • 본문 중에 영어로 그대로 놓아둔 부분이 자꾸 발에 걸린다. 일례로 256페이지를 보면 "The best laid plans of mice and men oft gang agley"라는 문구가 그대로 나오는데, 컴퓨터 서적에서 시를 번역하면 안되는 규칙이 있는지 너무나 궁금하다. 335페이지를 보면 "carrer-limiting move"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해고당할만한 행동을 한다"는 뜻이라고 본문 중에 풀어쓰면 어디가 덧나나? 이런 식으로 번역해도 출판사에서 넙죽 받아준다면 jrogue군은 진짜 놀고 먹어도 되겠다.


결론을 말하자면,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번역서 대신 원서를 사보기 바란다.



뱀다리: 앞서 로버트 번즈 시는 생쥐와 인간(존 스타인 벡 소설 이름도 여기서 나왔다)에 나오는데, 원문은 다음과 같다. 기회 닿으면 스타인 벡이 지은 '생쥐와 인간'이나 읽어봐야겠다. ㅎㅎ


생쥐와 인간의 소중한 계획은
너무 자주 뒤틀려버리곤 한다.
그리하여 약속된 기쁨 대신
슬픔과 고통에 찬 덧없음만을 남겨준다.


출처: http://blog.naver.com/likeabud?Redirect=Log&logNo=80000567830



EOB

수요일, 12월 05, 2007

[독서광] IBM 디벨로퍼웍스 연말 특집: ‘데드라인’을 다루는 컴퓨터 책 3선

연말을 맞이하여 개발자에게 공포로 다가오는 데드라인 관련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소개한 책은 다음과 같다.





따뜻한 구들목에서 즐거운 독서 생활 되시길... ;)



EOB

화요일, 12월 04, 2007

[일상다반사] 여러분의 국어 실력은?



어제 간만에 에이콘 출판사를 방문했다가 여우(?)가 주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바로 캘리디자인에서 만든 아름다운 우리말이라는 2008년도 달력이었다. 감동 물결을 잠시 미뤄두고 흥미로운 게임을 하나 해보았다. 바로 이 달력에 나오는 아름다운 우리 단어를 에이콘 편집팀 식구들은 과연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여기 나오는 단어들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못맞추리라고 확신(?)했기에 맛있는 간식 내기를 하고 문제를 내기 시작했다.




  • 사랑을 이르는 말(올려드린 그림에 힌트가 나오네? ㅎㅎ)
  • 길 가장자리
  • 신랑 신부의 첫날밤 잠
  • 젖거나 서려있는 모양이나 상태가 가지런하고 차분함
  • 영원한 친구
  • 물방울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
  • 우산의 옛말
  • 코스모스
  • 갓난 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리고 자는 잠
  • 궂은 날에 잠깐 나왔다가 숨는 별
  • 먼동이 튼 뒤에 서쪽 하늘에 보이는 달


결과가 궁금하지? 명불허전이라고 놀랍게도 편집팀 식구들은 12개 중에 10개를 맞췄다(대충이 아니라 정확하게). 여기서 간식 쿠폰을 획득한 편집팀원들에게 박수를...(짝짝) 자, 그렇다면 과연 여러분은 몇 개 알고 있는가? 자체 평가해보시며, 번역서 편집 과정에서 단어를 떠올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느껴보시라.



EOB

토요일, 12월 01, 2007

[일상다반사] 주요 일간지에 팡팡 뜬(?) '초난감 기업의 조건'

오늘 출판사로부터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다. 큰 사건(?)은 아니고, 살다보니 번역한 책이 주요 일간지에 팡팡 뜬 다소 황당한 사건이었다. 주인공은 바로 초난감 기업의 조건인데, 각 신문에 실린 서평(특집기사부터 한줄 서평까지 다양하다)을 정리해보았다.





주간지는 다음과 같다



기자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셨다고 하니 독자 여러분도 즐겁게 읽으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추가: 에이콘 출판사 블로그에 언론에 비친 『초난감 기업의 조건』(1)이라는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본문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제목 짓는 일은 아주 어려워 생각같아서는 작명가에게 맡겨서 책 제목을 짓고 싶을 때도 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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