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2월 26, 2009

[독서광] 소셜노믹스


얼마 전에 서울/경기 실시간 버스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폰/아이포드 터치 앱인 'Seoul Bus'와 관련해서 해프닝이 있었다. 경기도에서 불법적인 컨텐츠 활용이라고 판단하고 차단해버리는 바람에 이를 사용하던 많은 서울/경기 시민들이 졸지에 바보가 되어버린 사건이었다(당근 B급 프로그래머 포함).

하지만 트위터에 이와 관련한 분석 기사가 올라오자 마자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했고, 한 술 더 떠 경기도 교통과에 민원을 넣자는 말과 함께 URL이 올라오면서, 의도하지 않았던 DoS attack(?)이 민원 게시판을 강타했다. 결국 민원인들의 드센 항의('고등학생이 홍길동이면 공무원은 탐관오리냐?'라는 멘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낄낄)에 저녁 무렵 경기도 지사가 백기를 들며 무조건 복구한다는 항복을 받아내었다.

방송이나 신문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면 이런 사건이 터졌을 때 문제점이 일반에 퍼질 수 있었을지조차 의심스럽다. 홈페이지와 블로그가 등장한 시절이라면 문제점이 일반에 퍼지긴 했을테지만 소식이 퍼지고 행동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시차가 제법 있었을테다. 하지만 트위터와 같은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정보가 지긋하게 한 곳에 머물러 장기간에 걸쳐 영향력을 미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스팟성 뉴스와 이슈 제기, 문제점에 대한 행동 강령(?)을 퍼트리는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건이 터질 무렵에 마침 소셜노믹스 책을 손에 쥐게 되어 바로 출퇴근 시간을 쪼개어 읽어보았다. '소셜노믹스' 관점에서 모든 현상을 설명한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책 제목부터 '소셜노믹스'니 당연하지 않은가? ㅋㅋ), 변화하는 흐름을 짚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셜노믹스'와 관련된 사항만 집중하고 있으니 기존에 단편적으로 알고 생각했던 사항을 다시 한번 정리할 기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 책에 나오는 예가 대부분 미국 회사/문화/상황을 고려하고 있기에 미국 문화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금 이해가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으나, 한국 회사/문화/상황과도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나름 상상력을 발휘하면 재미있게 읽을만하다는 생각이다. me2day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독자라면 더욱 실감나게 읽겠지만, 그렇지 않은 독자라도 한번 읽어보고 소셜미디어를 접하는 출발점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B급 프로그래머가 과거에 검색 엔진을 개발하던 경력이 있었기에(몰랐지? 낄낄), 이 책에서 나오는 광고 키워드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점을 소개하는 내용이 특히 시선을 이끌었다. 검색 키워드는 일반적이어야 하지만 눈에 띄도록 만드는 키워드는 특수해야 하는데, 구글 시스템은 광고에 포함된 키워드에 대해 시간에 따른 가중치를 두며, 검색 실적이 높은 키워드에 대해서는 단가를 낮추므로 감히 특수한 키워드를 쓰기가 곤란해진다는 문제점이 생긴다. 솔직히 한국 내에서 구글 애드워즈 검색 결과가 그렇게 신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불만이 가득했는데(gmail 등에서 사이드바에 나오는 광고 제목과 내용을 보면 거의 떡 실신 수준이다), 이 책 내용을 읽다보니 다시 한번 문제점에 대한 원인을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검색을 하거나 질문을 던질 경우 소셜노믹스를 사용해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는 느낌이다.

자, 그러면 소셜노믹스에 올라탈 준비가 되었나? jrogue 트위터에 들어와서 트위터 친구들이 재잘거리는 모습을 며칠 동안 지켜보기 바란다. 아이폰/포드 터치 사용자라면 파랑새도 잊지 마시길!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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