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은 기가 막힐 정도로 정말 잘 잊어먹는다(참고로 여기서 주어는 없다). 자신이 정말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면서 세상을 자기만의 시각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본다(역시 주어는 없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도가 지나치면 자신뿐만 아니라 남들에게도 큰 민폐를 끼치기 마련이다. 오늘 소개드리는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는 사람들이 실수를 하는 이유와 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실수는 이성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므로 완벽하게 방지하지는 못하지만 어찌되었거나 최대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실수 유발 인자를 억제해야 한 방에 훅 가는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서문에서 나오는 실수의 정의를 같이 살펴보자.
실수(mistake) 명사: 1: 무언가의 의미나 숨은 뜻을 잘못 이해하는 것. 2: 그릇된 판단, 부적절한 지식 또는 무관심 등으로 인한 그릇된 행동이나 진술.
이 책은 지금까지 심리학과 경제/경영학에서 연구된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이 정의의 2번 항목을 저지르는 이유를 다양한 각도에서 설명한다. 물론 컴퓨터 vs 책 블로그를 애독하신 독자분들께서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상당수 주제와 사례들에 대해 이미 파악하고 계실 가능성이 높지만, 이 책은 '실수'라는 관점에서 특화된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 있기에 생각 정리에 도움을 준다. 각 장의 제목만 봐도 흥미진진한 목차를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정리해볼까?
- 평상시 보는 것의 일부만 인식하고 그 일부마저도 엉터리라는 내용을 소개하는 '인간은 보면서도 때로는 제대로 보지 못한다'
- 세부 요소가 아니라 의미를 중요시하며 전부가 아니라 부분을 기억한다는 '인간은 의미를 추구한다'
- 두뇌는 순간적 판단과 대상의 지엽적인 특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인간은 부분을 보고 전체를 파악한다'
- 사후해석의 천재며 자기중심적이며 편향에 가득찬 인간을 그리는 '인간은 장밋빛 안경을 쓰고 있다'
- 멀티태스킹이 독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사례로 밝히는 '인간은 걸으며 껌을 씹을 수 있지만 더 이상은 어렵다'
- 행동 경제학에서 많이 보던 내용을 다루는 '인간의 사고방식에는 문제가 많다'
- 단어를 구성하는 철자의 앞부분과 정황을 파악해 자동으로 의미를 유추하한다는 '인간은 대충 훑어본다'
- 지리적인 위치나 이야기를 외우기 위해 큰 줄기만 가져가고 세부 내용은 나중에 채워넣는다는 '인간은 정돈된 것을 좋아한다'
- 과신, 위험과 보상을 다루는 '인간은 일단 저지르고 본다'
- 자신의 외모, 지식, 능력에 대해 평균 이상으로 믿는 이유를 설명하는 '인간은 자신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 창의력과 연습, 틀에 박힌 사고를 다루는 '인간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대안들을 제안함으로써 정도를 유지하게 만드는 여러 기법을 소개하는 '인간은 스스로를 제약하지 못한다'
- 행복에 대해 정리하는 '초원은 생각만큼 푸르지 않다'
- 마지막으로 본문에 나오는 여러 가지 실수에 대한 대비책을 총정리하는 '맺음말_ 작게 생각하라!'
자 그러면 목차에 이어 독자 여러분들께서 기대하시던, 본문에 나오는 재미있는 구절을 같이 살펴보자.
상점이나 은행 같은 곳에서 줄을 설 때 조금이라도 짧은 줄을 찾고 싶다면 왼쪽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사람들은 표적을 손에 넣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될 때는 서둘러 중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고서도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말한다.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할 때 머리카락이나 눈 같은 신체 부분이 아니라 성실함과 호감도 같은 감성적 특징을 바탕으로 인식한다.
직관으로 처음 선택한 답을 고수해야 한다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충분한 근거도 없이 말이죠.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상기할 때 장밋빛 안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의도적으로 왜곡하려는 뜻은 없지만, 과거의 말과 행동을 자연스럽게 미화하려고 하는 것이다.
사건의 결말을 충분히 알고 나면 과거의 그 사건을 인지하고 기억하는 방식도 달라진다는 것이 사후해석 편향의 핵심이다.
미국 전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남자들이 말한 평생의 섹스 파트너 수치는 일반적으로 여자들에 비해 최대 네 배나 많았다. 한 남자의 새로운 파트너는 결국 한 여자의 새로운 파트너와 수적으로 동일함에도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
자신은 부정(不正)하지 않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일수록 이후의 잇따른 상황에서 부정한 행위를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정의 결과가 모호할 때 사람들은 더 큰 도박을 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결과가 분명할수록 사람들은 보수적으로 변한다.
투자자들은 주초에 배포된 소식에는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금요일처럼 주 후반에 나오는 소식은 대충 훑어보곤 한다.
특히 사람들은 익숙한 것일수록 대충 훑어보는 경향이 있다.
대화의 목적은 사실 전달이 아니라 이미지(인상)을 창조하는 데 있다. 대화에서 정확성은 이미지 관리보다 후순위라는 뜻이다.
남성은 자신의 매력에 대해서도 실제보다 호의적으로 평가한다.
여성보다 남성이 더 적극적으로 소프트웨어 오류를 수정하는 이유를 능력 차이라기보다는 자신감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자신에게 회의적인 사람은 잘못된 전략을 과감히 버리지 못하고 대안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껏 해오던 대로 고수할 뿐이다.
남자들은 (길찾기 도중) 경로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방향을 상실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경험과 전문성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즉 동일한 행위를 반복한다고 해서 반드시 더 나은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연습이란 그 행위에 대한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장기간에 걸친 정확하고 신중한 연습만이 특별한 지식의 보고, 즉 머릿속에 소중한 지식의 도서관을 만들 수 있다. 머리속에 도서관을 보유한 전문가는 다른 이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패턴을 재빨리 포착할 수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머릿속에는 커다란 도서관들이 하나씩 있기 때문에 이들은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문제점도 재빨리 파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을뿐더러 읽어도 무시하거나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척이나 생소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기보다 행동을 먼저 시작하려고 한다.
사람들은 뭔가를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는 그 방식 하나에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간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때 그리 창의적인 편은 아닌 것 같다. 특히 현재와 비슷한 상황을 과거에 겪으면서 그 해결책을 이미 학습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인간의 행동이 반드시 자기 의지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
여러 사람이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면, 그 실수의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그 원인은 개인이 아닌 조직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조직적인 실수의 원인을 찾을 때는 개인보다 그 위, 다시 말해 '아래'가 아닌 '위'를 바라보아야 한다.
복잡한 뭔가를 판단할 때 사람들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하곤 한다.
상황의 작은 변화가 사람의 행동에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식 투자를 한다면, 선택한 종목 이외 선택하려 했지만 결국 포기한 다른 종목들의 주가 변화를 살펴보자. 이 때 그 종목을 선택한 이유 또는 포기한 이유를 기록해둬야 한다. 선택한 종목과 포기한 종목의 상대적 실적은 어떤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특정 과제에 대한 창의적인 해법을 많이 내놓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사탕이나 초콜릿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결론: 사람들이(아니 내가) 일상에서 저지르는 '실수'에 대해 일목 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평상시 크고 작은 실수를 많이 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그런데 자신이 실수를 많이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실수를 전혀 안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에 비해 오히려 실수를 덜 하니 이게 치명적인 함정이다. T_T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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