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에 개봉한 포레스트 검프라는 영화를 알고 계신 분이 많으실테다. 우연히 20세기 미국 역사의 격변기마다 얼굴을 내미는 주인공(톰 행크스)의 이야기인데, 소설을 영화로 만들어 흥행과 비평 양쪽으로 공전의 히트를 쳤다. 그런데, 할배판 '포레스트 검프'라는 평을 듣고 있는 책이 있어 6월 연휴를 틈타 번개처럼 읽어봤다.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었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오늘 소개할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100세 노인의 현재 기행과 과거 경험이 절묘하게 교차 편집되며 20세기를 관통하는 데 있다. 포레스트 검프 못지 않게 알란 칼손(100세 노인)도 세계 역사의 격변기마다 얼굴을 내밀며 예상치 못한 흐름을 창조해낸다. 검프가 지능 지수가 낮다는 핸디캡이 있다면 칼손은 가족 사정상 아홉살 때 학업을 중단하고 고달픈 노동의 현장으로 뛰어들었다는 핸디캡이 있다.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이면서 질러놓고 보는 성향으로 인해 칼손은 여기저기서 사랑(응?)을 받아 수 많은 역경을 해쳐나간다.
아무래도 한국사람이다 보니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한국의 김일성과 김정일을 만나는 과정에서 절대절명의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었다. 북한에서 이 책이 확실히 금서로 지정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
마침 한국에서는 2013년 말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까지 개봉한다는 소식이 있다. 며칠 전 서점에 가보니 책 표지가 모두 영화 포스터처럼 바뀌었다는...
결론: 개인적인 일이 있어 마산에 다녀왔는데, 버스 안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여름 휴가에 최적의 친구라는 생각!
뱀다리: 책 표지 종이를 펼쳐보기 바란다. 꼼꼼함에 놀랄지도!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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