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을 많이 접하기도 하지만 종종 괴작(?)에 화들짝 놀라기도 한다. 오늘은 이런 괴작에 속하는 책 하나를 소개해드리겠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괴작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가면 책을 구성하는 단위 내용은 나름 재미있고 그럴싸해보이는데, 전체를 합쳐놓고 나면 각 단위 내용이 서로 모순되거나 책이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거나 책이 주장하는 내용과 반대로 내용을 전개하는(응?) 문제가 있는 작품이라 보면 되겠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이 괴작으로 선정된 이유를 살펴보자. 제목만 보면 사고 싶어지는 '호감이 전략을 이긴다(likeonomics)'는 원서 제목 'Likeonomics: The Unexpected Truth Behind Earning Trust, Influencing Behavior, and Inspiring Action'으로 상당히 길다. 신뢰, 영향력, 행동 유도, 호감이라는 멋진 단어를 동원한 제목만 딱 보고 이 책이 어떤 범주에 속하는지 한번 맞춰보기 바란다. 경제학? 자기 계발? 심리학? 사회학? 아니다. 놀랍게도 이 책은 '마케팅' 분류에 속해야 마땅하다. 이 책은 "물건을 많이 팔고 이미지를 높이고 정치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다"로 요약 가능하며 다른 특별한 내용은 없다. 참으로 쉬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저자는 여러 가지 일화, 사례, TRUST로 불리는 다섯 가지 호감 경제학의 기본 원리를 소개하지만 너무나 졸립고 따분하고 지루해서 1부는 꾹 참고 읽으려 노력했지만 도저히 못 참고 2부부터는 건성으로 페이지를 넘기기에 급급했다. 본문에 나오는 좋은 문구? 미안하지만 이 책에서 그런 건 없다. T_T
국내와 해외 온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의 평은 그리 나쁘지 않았기에 B급 주인장의 편향된 의견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살짝 들어 구글에서 검색해보니 국내외 블로그에 이 책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일반적인 내용뿐이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이 책은 알기 쉽고 평이하게 마케팅 이론을 설명하려는 전략을 세웠지만 책에서 그렇게 열심히 침 튀기며 주장하는 호감을 독자들에게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본문에 나오는 내용이나 근거도 상당히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 타인 계발서의 특성까지 고루 겸비하고 있다. 재미도 없고 통찰력은 고사하고 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내용에 누가 시간을 투자해 열심히 읽고 블로그로 정리하겠는가?(예외: 독자 여러분을 위한 이 블로그)
결론: 신뢰에 대해 궁금하다면 [독서광] 위대한 기업의 조건을 읽어보자. 호감에 대해 궁금하면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을 읽어보자. 괴작이 뭔지 궁금하면 likeonomics를 읽어보자.
주의 사항: 이 블로그 내용은 개인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으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다. 따라서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하며, 반드시 직접 온오프라인으로 목차와 본문 내용을 검토한 다음 본인의 판단에 따라 책을 구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