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2월 28, 2013

[일상다반사] 기술과 환경

몇 년 전, 지하철을 타고 가다 급한 프로그램 수정 요청을 받아 자리에서 노트북을 꺼내 작업을 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에 몰입한 상태라 몰랐는데, 10분 정도 지난 다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 중년 신사 한 분이 뚫어지게 내가 하는 작업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어색하게 말을 거셨다.

실례지만 혹시 무슨 일을 하십니까? 지금까지 제가 본 누구보다 _타이핑_을 빨리합니다.

프로그램을 작성하다보면 정해진 키워드, 변수, 함수, 라이브러리는 거의 한 단위로 입력 가능하므로 옆에서 보기에 엄청난(음... 열악한 노트북 키보드로 500타 이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타이핑 장관이 펼쳐지는 것도 당연하지만... 프로그램 작성 = 타이핑이라는 참신한 시각에 무척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하긴 어르신들 세대에 프로그래밍은 지극히 이국적인 행위였을테니 둘 사이 구분을 하지 못하는 현상을 충분히 이해한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내게 된 이유는 요즘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인 '피플웨어'에 기술과 환경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음 문구를 읽고나서 거의 기절초풍했다.

디즈니 특별 연구원 앨런 케이는 기술을 '지금 있는데 옛날에 없던 것'으로 정의합니다. 케이는 한 걸음 더 나가 옛날에 있던 것은 이름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환경입니다. 우리 세대의 기술은 다음 세대의 환경입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컴퓨터를 처음 접한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면서 뭔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이유를 알고 있었지만 피플웨어에 나온 문구를 읽어보는 순간 깨달음이 오고 말았다. 바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자연스런 환경이 아니라 인위적인 기술로 보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스마트폰을 마치 몸의 일부처럼 활용한다는 부러움이 들었는데, 중년 신사분이 내게 느낀 감정 그대로다. 나와 달리 젊은 친구들은 환경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있음이 틀림없다.

최근 초등학교부터 프로그램을 가르치자, 10만 프로그래머를 양성하자, 빅 데이터 전문가 수 천명을 배출하자는 둥 IT 업계와 관련된 여러 담론이 사방에서 나오고 있는데, IT 기술이 더 이상 첨단 기술이 아니라 자연스런 환경이 되버린 상황에서 예전 기술 우위에 입각한 사고 방식으로 얼마나 신새대를 설득할 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피플웨어에서 뒤에 이어지는 글을 계속 살펴볼까?

20세기 말에는 가정과 학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회사에는 존재하는 중요한 기술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젊은 프로그래머들에게 컴퓨터, 스마트폰, 웹, 프로그래밍, 해킹, 소셜 네트워킹, 블로깅은 이제 기술이 아니라 환경입니다. 젊은 친구들에게 이런 주제를 놓고 제작 기술에 대해 가르치기가 어려울뿐더러 기술 사용에 따르는 윤리에 관해 떠들어 봤자 소 귀에 경 읽기입니다.

그렇다. 이 기술이 중요하다는 둥 저 기술이 중요하다는 둥 사과 심어라 배 심어라 할 시기는 이미 오래 전에 끝난 듯이 보인다. 따라서 설레발치며 다 된 밥에 재뿌리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기를 간곡하게 희망한다. 다 큰 어른들이 알고 있던 기술 시대는 이미 저물어가니까.

EOB

금요일, 12월 27, 2013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복간 기념 이벤트

기쁜 소식을 독자 여러분들께 전해드리겠다. 클린 코드 복간 버전이 Yes24 컴퓨터와 인터넷 부분 'YES24의 선택'에 올라 왔다(정말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 난다. T_T).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어제 밤 출판사에서 보내준 택배 꾸러미를 열어 복간 버전을 읽어보니 예전 버전에 비해 너무 훌륭했기에 독자 여러분을 위한 이벤트를 열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클린 코드 구판을 구입했는데, 너무나 억울한 사연이 있어(또는 너무나 좋은 사연이 있어) 꼭 복간 버전을 선물로 받아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2014년 1월 1일 밤 11시 30분까지 jrogue 에뜨 gmail.com으로 사연과 함께 응모해주시기 바란다. 1월 2일에 멋진/슬픈 사연을 소개해드리며 당첨자(기준은 B급 프로그래머의 심금을 울리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를 발표하겠다.

보너스: 클린코드 애독자라면 책 내용을 정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커닝 페이퍼도 꼭 챙기시기 바란다.

EOB

토요일, 12월 21, 2013

[B급 프로그래머] 12월 3주 소식 정리

2013년 마지막 소식을 정리하겠다. 원래 2013년 한 해를 죽 둘러보려 했으나... 블로그 주인장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아쉽지만 건너뛰도록 하겠다. 대신 오늘은 넉넉하게 다양한 소식을 정리해드린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 거리

올 한 해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리며, 2014년도에는 더욱 좋은 소식으로 찾아뵙겠다.

EOB

수요일, 12월 18, 2013

[독서광] Make : Technology on Your Time Volume 07

2013년을 헛되이 그냥 보낼 수는 없으니, 12월은 몰아서 틈나는 대로 엄청난 독서를 하고 있다. 오늘은 이번에 새로 출간된 Make Vol 07을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다.

어릴 때, 조립식 장난감을 너무나도 좋아했다(여기 투자한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면 지금쯤 고사양 컴퓨터를 몇 대 사고도 남으리라...).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조립되기 전의 부품과 설계도 만으로 조립된 후의 모양을 추정하면서 상상력을 동원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여기에 평면에 흩어진 부품과 블록이 공간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며 생각한 내용이 현실화되는 기쁨도 한몫 거들었다. 이번 Make Vol 7.의 특집 기사는 크게 로봇과 키트 두 부문으로 나뉘어지는데, 키트 부문에 바로 하트 뿅뿅~ 목차만 봐도 가슴이 뛸 것이다. 키트와 혁명, 키트의 역사, 키트 제작자 선언, 꿈의 자동차 만들기, 힘들게 사업하기, 길버트: 키트의 아버지, 맥가이버식 의료 서비스, 오래된 키트의 혼. 어느 하나 대충 넘어가기 아까운 내용이 아닌가?

그 중에서도 키트와 혁명에 나오는 내용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이미 해커스: 세상을 바꾼 컴퓨터 천재들을 읽은 분들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 50년대 후반과 60낸대에 걸쳐 MIT의 TMRC의 '직접 해보라!' 강령이 해커 정신의 출발점이었고, 2세대 하드웨어 해커들이 등장하면서 알테어와 애플 I을 비롯한 개인용 컴퓨터 키트가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물론 대량 생산에 밀려 키트가 자취를 감추는 듯 했으나... 최근에 아두이노, 라즈베리 파이를 비롯해 다양한 DIY용 키트 조립 보드가 등장하고 3D 프린터와 스캐너 등이 등장하면서 다시 한번 키트 애호가들을 위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이론과 실제가 서로 얽히고 섥혀 진행된다는 로버트 L. 글래스의 날카로운 지적처럼 키트를 활용해 원래 제작 의도와 전혀 무관한 기술적인 탐험을 하다 발견된 실증적인 지식이 네트워크를 타고 급속하게 펴저 나가면서 다시 이론적으로 정립되는 선순환 고리는 정부 기관이나 대학 주도가 아닌 소규모 개인 기업에서 먼저 싹트고 있는 기술 혁신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기술 혁신 이야기가 나오니 Vol 7.의 특집 기사 중 로봇과 연결시키지 않을 수 없다. 올 하반기 세간의 화제가 된 그래비티를 보면서 지금까지 본 어떤 영화보다 카메라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봇 & 돌리(구글이 인수했다)에서 만든 로봇 카메라 시스템이 일등 공신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화면을 찍어주는 스태디 캠이 나온 이후에 물리적인 카메라 이동 제어 부문에 기술 정체가 온 듯이 보였으나 로봇 기술을 총동원해 어떤 각도와 거리에서도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움직일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등장한 셈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다음 클립을 한번 보기 바란다(중간에 잠깐 그래비티 촬영 장면도 나온다).

이런 엄청난 물건(!)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졌을까? 아마 엄청난 실패와 실험을 거쳐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보완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멋진 영상을 얻고자 손수 제작한 작은 카메라와 원격 조정 로봇이 출발점이라 생각하면 용기가 나지 않는가?

결론: 로봇과 키트 애호가라면 이번 호를 절대 놓치지 말기 바란다!

EOB

월요일, 12월 16, 2013

[일상다반사] 클린 코드 복간 소식!

지난번 [독서광] The Clean Coder에서 로버트 C. 마틴의 '클린 코드' 복간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해드린 바 있다.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검토하는 바람에 이제서야 독자 여러분들께 선을 보일 수 있게 되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과연 새 책을 구입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계실텐데,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개선된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1. 코드에 최적화되게 편집 스타일을 변경했다. 이 부분은 책을 펼치자 마자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변경 사항이라 볼 수 있다.
  2. 전반적으로 코드를 다시 읽으면서 잘못된 부분을 고쳤다(조판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물론이고 원서에서 잘못된 부분 포함). 아무래도 코드가 많이 나오는 책이다 보니 상당한 개선점으로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3.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용어를 바꿨다. B급 프로그래머도 자바 쪽으로 주종목이 바뀌면서 다시 읽어보니... 수정이 필요한 용어가 눈에 보였다. T_T
  4. 오역을 몇 군데 잡았다. 심각하지는 않지만 의도를 잘못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을 수정했다. 이 과정에서 인사이트 출판사 사장님께서 직접 베타리딩을 해주셨다. 정말 감사드린다.
  5. 주석 등을 재검토해 보완했다.
  6. 부록의 교차 참조 페이지가 엉망이었는데(원서부터 잘못되어 있었다), 이 부분을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올바르게 만들었다.
  7. 색인을 원서와 동일하게 다단으로 만들었다. 책을 한번 읽고 나서 다음에 찾아볼 때 무척 편리함을 느낄 것이다.
  8. 표지를 멋지게 만들었다. 물론 기존 표지가 더 마음에 드는 분들도 있겠지만... '클린'의 이미지와 딱 맞는 표지를 찾았다는 생각이다.

현재 예스 24알라딘에서 절찬리에 예약 판매 중에 있다. 참고 삼아 말씀드리자면 이 책은 '인세' 형태로 계약을 맺었으므로 날개 돋힌 듯 많이 팔려 대박이 나면 B급 프로그래머도 기분이 아주 좋아질 것 같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리겠다.

EOB

토요일, 12월 14, 2013

[독서광] 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

2013년의 마지막 12월에 좋은 책을 독자 여러분께 연속으로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오늘은 지난번에 소개드린 [독서광] 코딩 호러의 이펙티브 프로그래밍에 이어 후속편이 등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번개처럼 읽고 소감을 정리해본다. 주인공은 바로 '엉터리 개발자에서 벗어나 진정한 개발자로 거듭나라!'는 부제가 붙은 '코딩 호러가 들려주는 진짜 소프트웨어 개발 이야기'다. 이 책 역시 전편과 마찬가지로 코딩 호러에 실린 글 중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선별해 묶은 형태다. 전편을 읽고 나서 더 많은 읽을 거리를 원하는 독자에게 제공하는 보너스 팩이라고 할까?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독자들이 처한 환경과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주제와 소재거리가 가득하므로 읽다 보면 여러 가지 다양한 생각을 하게 만든다. 본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내용을 뽑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1부의 "당신은 전문가인가?"와 "하룻밤 사이의 성공: 사실은 몇 년이 걸린다"를 선택하겠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어떤 질문을 할지 아는 것, 자신의 지식을 주어진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아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가 된다는 것은 합리적이고 상황에 매우 적절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룻밤 사이에 성공을 거둔다는 개념은 상당히 왜곡된 생각이며, 심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물론 굼뜨게 행동하는 것을 변명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와 반대로 매우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너무나 먼 장거리 여행이라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근검절약 정신이 중요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산의 중턱에 도달했을 때 먹을 것이 다 떨어져서 굶어죽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하룻밤 사이의 성공' 따위는 없다는 조언과 맞물려, 비슷한 맥락에서 NHN 이해진 의장이 말하는 내용도 새겨들을만하다.

사업 성공도 그런 것 같다. 한 번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수십, 수백 번의 시도에도 성과가 없다가 절박한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시도하는 것에서 찾아오는 것 같다.

그렇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고 나니 유명해지더라", 일확천금, 로또는 존재하지 않으며 수 많은 시련과 역경과 고난을 넘어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어야 행운의 여신이 다가올지 모르기에 대다수 사람들이 중도에 포기하지 않나 싶다.

요약: 2013년 하반기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추천 개발 서적으로 평가한다!

부록: 본문 맛보기는 여기에서...

부록 2: 본문에 나오는 링크는 코딩 호러의 본문 링크를 확인하고 싶다면?에서...

EOB

화요일, 12월 10, 2013

[일상다반사] 소나: 네이버 댄스?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2000년도 초기)에 구글 검색 엔진이 실시간으로 색인 작업을 하지 않을 때, 구글이 검색 엔진 색인을 갱신하면 사방에서 난리가 났다. 색인 알고리즘 개선으로 인해 사람이 북적거려 장사 잘 되는 목 좋은 곳에서 쫓겨나는 경험은 누구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검색 엔진 순위 변경을 일컬어 구글 댄스라 부른다. 소상공인들은 자신의 웹 사이트가 구글 첫 페이지에 나오느냐 마냐에 따라 벌어들이는 수입이 완전 달라졌기 때문에, 키워드 광고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검색 엔진 최적화(SEO) 관련 꼼수를 부리곤 했는데... 검색어와 관련 없는 엉뚱한 사이트가 첫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검색 결과의 신빙성이 떨어지므로 구글도 지속적으로 다양한(수 백여 가지로 추정한다) 매개변수를 조정하며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갑자기 구글 댄스 이야기를 왜 꺼냈냐구? 지난 주말부터 네이버에서 이 블로그로 유입되는 트래픽이 급격하게 감소되는 현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주말이라 검색 대신 야외 활동에 집중한다고 생각했으나... 검색 엔진에 들어가 몇몇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를 따져 보니 네이버 ‘검색’ 손질…“원본 문서 먼저 뜨도록” 기사에 나온 소나(SONAR, Source Navigation And Retrieval)를 실제 투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뭐 '컴퓨터 vs 책'이라는 B급 블로그야 어차피 방문객 수에 연연하지 않으니(organic search 결과를 타고 오는 사람만큼이나 트위터/RSS 구독자도 많다. ㅋㅋ) 큰 문제가 없으나... 파워(?) 블로그나 홈페이지 운영자들에게는 멘붕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자 그렇다면 소나의 위력이 어느 정도일까? 아주 유감스럽지만 아직 상당한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원본 문서를 먼저 노출한다고 했는데, 검색 결과를 보면 정말 '원본' 문서를 먼저 노출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B급 블로그는 나름 '원본'만 싣는다고 자부하고(응?) 있는데, 멀쩡히 잘 검색되던 색인에서 많이 지워져버렸기에 졸지에 '짝퉁(!)' 블로그가 되어버린 셈이다. 특히 기존에 잘 검색되었던 '책'과 관련된 글이 모두 순위에서 탈락해버린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는데, 앞으로 블로그 글을 계속 올리며 소나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살펴볼 계획이다.

EOB

토요일, 12월 07, 2013

[독서광] 페르시아의 왕자: 조던 메크너의 게임 개발일지 1985~1993

애플 ][ 애호가라면 분명히 '카라테카'라는 게임도 들어봤을 것이다. 공주를 찾아 악당들과 한 판 승부를 벌이는 격투기 게임의 원조인데, 혹시 모르는 분들을 위해 비디오를 첨부해봤다.

뜬금없이 8비트 게임 이야기를 왜 꺼냈는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오늘 소개할 책의 저자가 바로 '카라테카'를 만든 조던 메크너이기 때문이다. '페르시아의 왕자: 조던 메크너의 게임 개발일지 1985~1993'는 애플 ][와 IBM PC 격투기 게임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페르시아의 왕자'를 만들면서 작성한 일기를 정리한 책이며, 부제와 같이 1985년부터 1993년까지 페르시아의 왕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개발 일화, 주변 이야기, 게임 회사 분위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해커스를 읽다보면 1982년에서 게임 업계의 시계가 똑 멈춰버리는데, (해커스에도 나온 게임 회사인) 브로드번드를 중심으로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라면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한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들 것이다. 한국에서는 전자책으로 먼저 나왔는데, 애호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번에 종이책으로도 출간되었다.

위키피디아의 페르시아의 왕자 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그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어 정말 다양한 기종에 이식되었다. 다음 비디오를 보면 여러 기종에서 돌아가는 화면을 비교할 수 있을테다. 한국에서는 IBM PC의 보급과 맞물려 게임 애호가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는데, 약병 색상을 구분하기 어려운 모토크롬 모니터와 암호 표(복제 방지를 위해 특정 스테이지에서 매뉴얼에서 지시하는 특정 약병을 먹어야 계속 진행되게 만들었는데... 매뉴얼 없이 수많은 시행착오로 이를 다 격파한 친구를 알고 있다. 요즘 잘 지내고 있나?)라는 방해물에도 불구하고 엔딩 화면을 볼 수 있었다(끈기의 한국인!).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차곡차곡 적어놓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이 책은 충분히 읽고 소장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메크너는 2010년에 개봉한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의 각본가로도 활약할만큼 글재주가 좋기에 알찬 내용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대박 게임을 만들고 나서도 초기에 마케팅 팀의 비협조로 인한 판매 부진, 그 와중에 대본을 쓰고 영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모험, 독자들의 호평 속에 뒤늦게 베스트셀러 게임으로 등극(+ 수 많은 기종으로 이식)하는 스토리가 서로 잘 어울려 재미도 있고 교훈도 주는 일석이조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나오며, 이미지 변환, 복제 방지, 박스 패키지, 기종간 이식 등 1980년대 게임 제작 작업의 주요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페르시아의 왕자를 직접 보신 분들은 느끼겠지만, 그 당시 기술 수준으로 놀랄만큼 자연스러운 사람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기술적인 비밀? 실제 사람(메크너의 동생이 주 모델이었다)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해 이를 디지타이저로 한 프레임씩 읽어 변환한 결과를 사용했기 때문에 지금 봐도 움직임이 상당히 부드럽다. 지금이야 인물의 움직임을 따는 특수 효과 기술이 상상을 초월하므로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그 당시 열악한 장비로 휼륭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이면에는 메크너의 창의성이 숨어있다.

결론: 고전 게임(특히 애플과 초창기 IBM PC) 애호가라면 즐겁게 읽어보기 바란다.

뱀다리: '페르시아의 왕자' 애호가라면 애플 ][용 어셈블리 소스 코드도 놓칠 수 없겠지? ;)

EOB

화요일, 12월 03, 2013

[B급 프로그래머] 12월 1주 소식 정리

어느덧 2013년도 12월로 접어들었다. 추위 건강 조심하시고, 트위터를 중심으로 소식을 정리해드리겠다.

  1. 웹 개발
  2. 개발/관리 도구
  3. 고성능 서버/데이터베이스
  4. 기타 읽을 거리

2013년도 마지막 소식은 2013년 내맘대로 총 정리를 해볼 계획이다. 컴퓨터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왔는지 함께 살펴보기로 하자.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