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3월 10, 2012

[끝없는 뽐뿌질] 레노버 ideapad B570(셀러론 B800)

이번에 어떻게 하다보니 노트북을 하나 구매하게 되어 사용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본다. 현 시점(2012년 3월 초)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아니 추정하는) 녀석을 골라 봤는데, 뽐뿌질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노트북을 사면 안 되는 분들을 먼저 정리하고 넘어가겠다. 다음과 같은 목적이 있는 분들은 절대 이 노트북을 사면 안 된다.

  • 이동성이 강하고 크기가 작은 노트북을 원하는 분들은 이 노트북 사면 안 된다. 큼직한 15인치다.
  • CPU intensive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은 이 노트북 사면 안 된다. 셀러론 B800은 샌디브릿지 계열이긴 하지만 코어i5에는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가상화 명령어(Vx-T는 들어있고 Vx-D가 빠져 있음. 지적해주신 익명님께 감사)가 빠져 있으므로 가상화 관련 소프트웨어 구동 과정에서 애로 사항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 3차원 오락을 즐기실 분들은 이 노트북 사면 안 된다. 내장 그래픽으로 3차원 돌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들 알고 계실거다.
  • 베터리 수명을 중요하게 생각하실 분들은 절대로 이 노트북을 사면 안 된다. 무게는 2kg 초반이라서 15인치 치고는 상당히 가볍지만 6셀 배터리 수명이... CPU 전력 소모와 맞물려 스펙상 3시간이 채 안 될거다! (버럭!)
  • 화면 해상도가 높아야 성이 풀리시는 분들은 이 노트북 사면 안 된다. 1366x768이라 15인치에서 시원하게 보이긴 한데 HD급 영화를 제대로 재생하려면 화면이 좁아 터져 특수 효과가 바깥으로 나올 기세다. 이런 분들은 그냥 신형 아이패드를 사시라.
  • 터치 패드가 강력해야 한다면 이 노트북 사면 안 된다. 그냥 맥북 에어를 사시라.

자 여기까지 이야기하면 이 노트북 살 마음이 뚝 떨어질 것이다(작전 성공). 하지만 무게 2.2kg에 HDD 500G에 윈도우 7 홈 에디션(64비트!)정품이 설치되어 있고 VGA 포트 이외에 HDMI 포트도 넉넉하게 붙어있고 블루투스 2.1에 USB 포트 4개에 4-in-1 메모리 카드에 11n 무선랜까지 다 지원하는 녀석을 40만원에 살 수 있다면(g**shop 특판가(쿠폰)에 신용카드 할인까지 붙여 구입했다. 지금은 가격이 원상복구 된 듯)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RAM이 2G지만, 요즘 RAM 가격 다들 알고 계시죠? ㅋㅋ 큰 부담 없이 돌려보고 좀 느리다 싶으면 2G 모듈 하나 사서 확장하면 된다(B570 램 슬롯이 2개인데, 2G짜리 램 하나만 슬롯에 꽃혀 있으므로 메모리 확장할 때 아주 편하다). 원래 B5x0이 에센셜 시리즈로 나올 때 인텔 코어 i5를 장착하고 나왔는데, 저가 시장을 노리기 위해 B800이라는 CPU를 넣어 B570이라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인텔 코어 i5 장착 모델도 판매 중인데, 역시 가격은 착한 듯이 보인다. 또 다른 외전으로 AMD 자카테 듀얼이 탑재된 575 모델도 있는데(이 모델은 그래픽이 강할 듯), 나머지 사양은 비슷한데 운영체제가 언번들되어 있다.

자, 그러면 사용 후기를 한번 정리해보자. 15인치라는 크기에 비해 무게는 2.2kg으로 만족스럽다(물론 배터리 수명 3시간이라는 압박이 엄청나게 다가올테다.). 전원 어댑터가 보통 벽돌만한 녀석이 따라오지만, 이 모델에는 한 손에 쏙 들어갈 길고 얇은 전원 어댑터가 따라오므로 더욱 만족스럽다. 우선 부팅 속력은 그리 빠르지 않다. Rapid Boost 어쩌구 하는데, 중간 중간 calibration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무릅쓰고서도 30초 이상 부팅 시간이 걸린다. 40초 넘어가면 calibration해라는 귀찮은 문구가 나오는데 그 때마다 맥북 에어가 생각난다. T_T 다음으로 성능인데 윈도우 7 환경에서 웹 브라우징, 동영상 감상, 워드프로세싱/스프레드시트 작업에는 특별한 애로 사항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묵직한 게임 등을 하려면 분명히 문제 생길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ㅋㅋㅋ). 키보드는 15인치 넉넉한 공간을 활용해 키 간 거리를 떨어뜨리고 옆에는 10키까지 제공하므로 확실히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트랙패드 성능은 실망스럽고(또 다시 맥북 에어가 생각났다. T_T) 씽크패드 시리즈에 들어있는 빨간콩이 없어서 마우스 지참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USB 포트는 좌우 적당히 잘 분산했기에 다른 노트북과 비교해 상당히 만족스러운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웹캠을 잘 쓰지는 않지만 30만 화소라 더욱 쓸 일이 없어 보이기는 한다.

번들된 소프트웨어를 보니까 노턴 고스트의 번들 판인 원키 레스큐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고 디스크가 C와 D로 파티션되어, D 영역에 운영체제 이미지를 만들어 넣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물론 D 파티션 영역이 상당히 작기 때문에(30G인가 그랬다), 운영체제 설치 후 필요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바로 원키 레스큐로 이미지를 뜨기 바란다(아주 간단하며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 또한 놀랍게도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스타터가 들어있었다. 광고를 보는 답답함만 참을 수 있다면 가정에서 워드와 엑셀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녀석으로 바로 교체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롭다는 생각이다(귀찮게 등록해야 하고 유효 기간도 있고 하니까...). 기타 번들로 DVD 라이터, 지문 인식 소프트웨어 등등이 들어있는데 그냥 쓰기에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웹 브라우저는 IE9과 크롬(!)이 둘 다 기본으로 들어 있어 편하다.

이제 최종 정리해보자. B570 모델은 가격 대비 성능이 아주(!) 뛰어난 세컨드 노트북으로 사용 목적에만 맞다면 상위 노트북을 대신해 잘 굴려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뽐뿌질에 홀라당 넘어가지 않도록 위에 정리해놓은 경고 문구를 다시 한번 잘 읽어보고 필요에 따라 구입하시기 바란다.

EOB

댓글 4개:

  1. 맥북프로 15인치로 작업하고 있는 저로서는 계속 심드렁하게 듣고 있다가.. 40만원이라는 이야기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네요... 노트북이 40만원이라니.... 늘 애플 사이트에서만 컴퓨터를 보아왔던 저로서는 믿어지지 않는 가격이네요... 요즘 노트북 다 그런 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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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윈도우 빠진 녀석이면 50만원 미만에 코어 i3 장착된 녀석(예: HP 430 B0M02PA)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14인치라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B570 모델과 거의 스펙이 일치합니다. ㅎㅎ

    이제 사실상 엔트리 노트북(not 넷북)은 50~60만원 대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듯이 보이네요. 물론 사과표는... 절대 그럴 일 없겠지만 말입니다. T_T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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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여담이지만 찍어주신 링크 보니 VT-x를 지원해서 가상화 호스트로 사용할 수 있네요 -.-; VT-d는 얼마나 쓰이는지 모르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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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번역하신 책을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번역이 매끄럽게 된 것 같아 책을 읽을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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