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8월 29, 2010

[독서광] 공피고아: 어떤 조직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사람들의 비책



공피고아라는 특이한 이름을 자랑하는 이 책은 지난번에 소개한 [독서광] 일개미의 반란: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 우화를 선물한 꼬양이(역시 꼬양이는 이런 부류의 책을 즐긴다. ㅋㅋ)가 추천해서 급히 구입한 책이다. 시중에 흔하디 흔한 사내 정치 본격 입문서 중 하나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기존 싸구려 처세술(?) 책과는 뭔가 다른 내용이 담겨 있다. 제목인 '공피고아(攻彼顧我)'는 바둑의 기본 전략에서 빌어온 단어이며,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정치 게임'을 벌여 상대방을 구워삶은 방법이 아니라 나 자신을 어떻게 되돌아볼지 생각하게 만드는 내용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은 직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례와 이런 사례를 풀어내기 위해 삼국지에서 적절한 내용을 찾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솝 우화와 직장인의 자세를 혼합해서 설명하는 '일개미의 반란'과 유사한 형태를 보인다. 하지만 우화를 중심으로 풀어가는 '일개미의 반란'과는 달리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가기에 또 다른 맛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아주 적절하게(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예를 들기 때문에 삼국지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으리라 본다. 꼬양이처럼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뭐 두말할 나위도 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테다.



이 책의 장점은 지독한 '현실성'이다(삼국지를 토대로 설명한다고 쌍팔년도 책으로 오인하면 대단히 곤란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곳곳에서 데자뷰를 느꼈다. 과거 B급 관리자 주변에서 일어난 황당무개한(지금 생각하면 그리 황당하지도 않다) 일과 가슴 아픈 추억들이 아련하게 되살아나는 동시에 현재 전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시츄에이션(의도적으로 외래어를 썼다. ㅋㅋ)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부하로서 상사를 바라보는 시각, 상사로서 부하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 책에는 공존하고 있으므로 양쪽에서 서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제대로 일이 전개되는지 좀더 명확하게 머리에 그려졌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지금까지 B급 관리자가 저지른 모든 실수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 몸둘바를 모르겠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 앞으로는 정신 차리고 제대로 뭔가를 해봐야겠다. 샌드위치도 아닌데 아래 위로 치여서 눈물만 흘리고 있는 중간 관리자들에게 그야말로 강력하게 추천하고, 회사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신입 + 신입 티를 막 벗은 사원들에게도 역시 일독을 추천한다. 결론: 2010년 하반기 회사원의 필독서.



EOB

토요일, 8월 21, 2010

[독서광] 히든 챔피언



책이 마음에 들지만 너무 두껍고 무거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집에 책을 두고 틈틈히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600페이지 밖(버럭!)에 안되지만 양장본에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 히든 챔피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위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독일(+ 독일과 관련된 다국적 기업)을 다루기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낯선 회사도 많고 주변 분위기도 다르겠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고 강한 기업의 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히든 챔피언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어야 한다.




  1. 세계 시장에서 1위, 2위, 3위를 차지하거나,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2. 매출액은 40억 달러 이하다.
  3.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강력한 히든 챔피언은 전 세계의 시장을 지배하며, 눈에 띄게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며, 생존 능력이 탁월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문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다국적인 기업과 경쟁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기적을 이룬 기업은 아니라는 특성이 있다. 특히 저자는 가장 마지막인 '기적을 이룬게 아니라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 히든 챔피언들의 목표와 비전, 시장 정의, 선택과 집중, 세계화, 혁신 기법,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 지역 조건, 기업 문화의 특징, 리더십을 설명한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성장과 시장지배력, 시장과 집중, 세계화, 고객과 서비스, 혁신, 경쟁, 자금 조달/조직과 주변 환경, 직원, 리더십, 진단과 전략개발이라는 큰 틀에 맞춰 히든 챔피언을 분석한다.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진이나 중간 관리층에서 바로 활용이 가능한 매뉴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가장 끝에 나오는 "히든 챔피언에게 배우는 교훈"은 앞서 다룬 여러 가지 분석 내용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 나름의 성공 요소를 일목 요연하게 요약 정리해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책에 나오는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략의 포괄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언급했다. "전략은 함께 싸움터에 뛰어들어 현장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수시로 전체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싸움터에서는 계획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은 한 순간도 현장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젠하이저에 관해서는 이렇게들 말한다. "혁명이 아니라 진화가 회사를 강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기술적으로 대단한 제품들이란 실제로는 사소하고 작은 개선책들이 개발정책을 통해 나오게 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경제학자 스테번 브라크만과 카를 반 마레빙크는 그들의 논문 "결국은 큰 세계다"에서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세계는 평평하다": 경제에서 공간적인 거리가 더 이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환상의 왕국으로 인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만일 두 국가 사이의 거리가 10% 늘어나면 무역은 9% 가량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훌륭한 언어는 고객들이 구사하는 언어다.


대부분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사들 역시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성공이 마법 덕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주 사소한 부분을 약간 더 잘하거나 좀더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테오도르 레빗 교수는 이 점을 두고 한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지속적인 성공이란 자신에게 적합한 일에 끊임없이 집중해서 매일매일, 사소하지만 수 많은 일들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작은 기업에서 성공을 어떻게 달성할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토요일, 8월 14, 2010

[일상다반사] (출간 소식+이벤트) 코드로 읽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예고편을 알려드린지 거의 2년만에 드디어 야루고 시루던 "Essential Linux Device Drivers"의 한국어판인 코드로 읽는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가 8월 23일 경에 선을 보이게 되었다. 학생님께서 댓글로 지적하신 바와 같이 같은 제목의 책이 여러 권 시중에 나왔지만 전반적인 리눅스 디바이스를 다룬다는 점과 원시 코드를 위주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임베디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개발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리라 본다. 역자 서문을 살펴보면 책 특성을 이해할 수 있을테다.



임베디드 분야에서 리눅스 사용은 이제 특별하거나 신기한 현상이 아니라 일상이 되어버렸다. 라우터와 유무선 공유기부터 시작해 IPTV와 케이블 셋톱박스를 거쳐 안드로이드 마크가 찍힌 휴대폰에 이르기까지, 리눅스 커널은 사실상 가전용 임베디드 세상을 지배하는 운영체제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일반 애플리케이션과는 달리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는 늘 신비에 쌓인 전문가만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아주 까다로운 리눅스 커널은 물론이고 디바이스를 둘러싼 표준과 기반 하드웨어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임베디드 리눅스를 제대로 익히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원시 코드가 공개된 리눅스 특성으로 인해 다른 독점 운영체제와는 달리 리눅스 커널 내부는 물론이고 리눅스 커널을 구성하는 디바이스 드라이버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커널과 디바이스 드라이버를 다루는 책은 많지 않으며, 임베디드 리눅스 특성에 맞춰 이를 다루는 책은 더욱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 프렌티스 홀 오픈소스 개발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다양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을 설명하므로 임베디드 리눅스 개발자에게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딱맞는 해법을 제시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다양한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은 무작정 임베디드 리눅스 프로젝트에 뛰어 들기 전에 어느 정도 안정적인 출발점을 제시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이 책은 디바이스 드라이버 유형마다 간단한 기술 소개, 관련된 리눅스 커널 구조체와 함수 소개, 실제로 동작하는 예제 소개와 설명, 주의 사항과 응용 방안을 제시하므로 임베디드 리눅스에 처음 뛰어든 C를 잘 아는 시스템 개발자를 위한 입문서는 물론이고, 실전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지침서로서도 손색이 없다. 물론 리눅스 커널을 디바이스 드라이버 관점에서 이해하고 싶은 리눅스 커널 호사가에게도 흥미로운 생각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책의 특성상 예제가 많이 나오므로 원시 코드가 필요하다면 http://www.elinuxdd.com/를 방문하기 바란다. 아무쪼록 이 책이 임베디드 리눅스 디바이스 드라이버 개발 과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자, 그러면 애독자 여러분께서 기대하고 고대하시던 이벤트에 들어간다. 우선 얼마 되지 않는 힌트를 보시고 정답을 맞춘 학생님께 책 한 권 먼저 선물드리기로 하고... 이 블로그 글을 블로그로 (수동) 트랙백해주신 애독자 여러분들 중에 두 분을 뽑아(기준은 B급 관리자 마음이다. 평상시에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 이벤트에도 참여를 많이 해주시고 무엇보다도 글을 잘 쓰시는 분이 당첨될 확률이 높다.) 책을 보내드리겠다. 기한은 내주 수요일(8월 18일) 저녁 23시 55분까지이며, 발표는 내주 토요일(8월 21일)에 하겠다.



애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무더운 여름 막바지 건강 주의하시기 바라며, 다음 책 이벤트까지 안녕~~~



EOB

토요일, 8월 07, 2010

[독서광]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어떤 경력을 밟아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다들 고민이 많으리라는 생각이다. 특히 향후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더 고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해법으로 직접 깨달음을 얻으면 된다. 하지만 직접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무척 힘든 길을 걸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차선책은? 바로 다른 사람에게서 배우는 방법이다.



"프로그래머의 길, 멘토에게 묻다"는 원서 제목("Apprenticeship Patterns")이 암시하듯 도제(apprentice) 시스템에서 살아남아 장인이 되기까지 필요한 패턴을 정리한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프로그래머 세상에서 장인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필요한 조언을 담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여기서 _프로그래머 세상_이라는 말에 밑줄을 그을 필요가 있다. 관리자 세상에서 장인이 되거나 큰 돈을 벌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굳이 아까운 돈과 시간을 낭비하며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그래머로서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다시 말해, 나이 40 넘어서까지 프로그래머로서 경력을 계발하려고 마음먹은(물론 가능할지 불가능할지는 또 다른 문제지만...) 분들께는 추천한다).



이 책은 장인 정신, 견습 과정, 도제 시스템 관점에서 소프트웨어를 설명하고 있으므로, 체계적이고 시스템으로 동작하고 과학적인 뭔가를 기대한 사람이 읽으면 뜬 구름 잡는 기분이 들 위험성도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예술과 과학, 반복적인 작업과 창의적인 작업, 새로운 개발과 유지보수가 섞여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는 분야라는 사실을 돌이켜보면 장인 정신 관점에서 도를 닦으며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도 그리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납기 준수"가 최고 목표가 되어버릴만큼 급하게 돌아가는 세상이라 과연 내일 점심값을 걱정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수련에 임할 수 있을지는 각자 가치관과 판단에 맡기겠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석대로 도를 닦는 미래의 장인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신의 몸까지 축내가며 사파 무공을 마구 시전하는 무협지의 악당들이 머리 속에서 싸우는 바람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과연 "정의의 Force"가 이길지 "악의 Force"가 이길지 정말로 궁금하다. 참고로 B급 _관리자_는 다스베이더 편에 붙었다. T_T



뱀다리: i) 이 책을 쓴 저자들이 목과 어깨에 힘을 좀 뺐으면 좋을 뻔 했다. 자칫 프로그래머용 자기 계발서(읽을 때만 기분 좋은...)가 될 가능성도 엿보였기 때문이다. ii) 한국에서 멘토나 장인을 찾기보다 낙타가 바늘 귀에 들어가는 모습을 목격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아니 프로그래머)은 극히 일부 개발자를 제외하고 부가가치가 낮은 서비스 직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증거: 한국에서 SI나 용역이 아닌 튼튼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가 몇 개나 존재하는지 한번 세봐라. 만일 정말 전도유망한 순수 패키지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아시는 분이 계시면 추천 댓글을 달아주시기 바란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해드리겠다.). 따라서 대단한 개발자가 있다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회사에서 절대로 가만히 놓아두지 않으며, 피터의 원칙에 따라 가장 바보가 되는 지위(즉 관리자)까지 승진시켜버릴 거다.



EOB

목요일, 8월 05, 2010

[독서광] 휴가 특집: 멋진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책 2선

이번달 developerWorks 서평은 여름 맞이 프리젠테이션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slide:ology: 위대한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예술과 과학: 프리젠테이션 젠에 나오지 않는 발표자료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구체적인 방법과 지침을 제공하는 책이다.
  • 파워포인트 블루스: 소위 말하는 한국형 프리젠테이션 방법을 담은 책이다. 발표자료와 보고서를 하나로 묶어 파워포인트로 만들고 싶어하는 직장인에게 안성맞춤인 듯.


프리젠테이션 젠, slide:ology:, 파워포인트 블루스를 다 읽고 나면 어느 정도 발표 자료 만들기에 자신감이 붙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독자 여러분께서 무더운 여름 즐거운 독서 생활되면 좋겠다.



EOB

화요일, 8월 03, 2010

[일상다반사] 2010년 여름 특별 이벤트 결과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성황리에 이벤트 행사가 끝났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말씀드린다. 꾸벅! 이벤트 결과를 정리하겠다.




  • 슈퍼 괴짜 경제학: zizukabi님(1착 늘 감사드립니다.)
  • 돈 걱정 없는 30년을 위한 분산 투자의 법칙: xlos님(email 주소를 이벤트 내용에 안 적어서 섭하셨죠?)
  • DNS와 BIND(개정 4판): crazytazo님(부지런한 사람에게 행운이!)
  • 찰스 페졸드의 WPF: izlei님(스마트폰 덕택에...)
  •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Jun Hwan Kim님(동작이 아주 빠르십니다)
  •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1판: 커널 2.4): POD님(3판이 나오는데 1판을 드려 죄송...)
  • 리눅스 방화벽: Archmond님(리눅스에도 손길을 뻗히시다니... ㅎㅎ)
  • 240P DDR3 1066 메모리(1GBytes): 낭창님(메모리 잘 쓰시기 바랍니다)
  • Sentinel SuperPro SDK: USB 타입 키와 CD-ROM 포함: 이 제품은 인기가 없어요. 엉엉


독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고무된 B급 관리자의 이벤트는 멈추지 않는다. 조만간 나올 새(!) 책 이벤트도 기대하시라!



뱀다리: 동일한 책을 놓고 늦게 신청하신 분들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으므로 항의 편지를 보내주시면 아니 된다. 일요일과 연휴 기간에 주로 이벤트를 진행하므로 앞으로 노는 날에 블로그 잘 감시하시다 보면 떡이 생길지도...



EOB

일요일, 8월 01, 2010

[일상다반사] 2010년 여름 특별 이벤트

B급 프로그래머 블로그 독자 여러분께서 학수고대하던 시간이 왔다. 여름 특별 이벤트! 선물로 드릴 책을 고르기 위해 책장을 뒤져보니 다음과 같은 후보가 나왔다. 이번에 드릴 선물은 일부 몰지각한 책 때문에 무게와 부피가 무지막지(!)하므로 닭 한 마리 잡을 힘도 없는 B급 프로그래머 체력을 고려해 일단 여기까지만...



비 컴퓨터 부문





컴퓨터 부문





아, hl1oap님께서 B급 프로그래머 애독자를 위해 특별히 협찬하신 의외의 선물도 있다.




  • 240P DDR3 1066 메모리(1GBytes): 제조사는 Transcend

  • Sentinel SuperPro SDK: USB 타입 키와 CD-ROM 포함(9x/NT/2000/XP), 참고로 멀티플랫폼(리눅스, 맥 OS X, 솔라리스, AIX)을 지원한다고 적혀있다.


이제 이벤트 관련 공지 내용이 이어진다. 여러 차례 이벤트를 진행했으므로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익숙해졌으리라 믿는다.




  1. 응모 기한: 8월 4일(수) 23시 50분까지다.
  2. 이벤트 응모 대상: 이 블로그 독자라면 누구나 가능! 하지만 트위터 독자가 100% 유리하다는 사실은 이야기 안 봐도 DVD다. RSS 독자들도 불리한 상황이라고 보면 틀림 없을 것이다. 대세는 트위터(응?)!
  3. 이벤트 당첨 방식: 늘 그렇듯 댓글 선착순이다. 대신 한 명이 싹쓸이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1인당 하나만 신청이 가능하다.
  4. 우편물 배송 방식: (B급 프로그래머가 비용을 모두 부담하는) 일반 우편 발송을 따른다. 등기나 택배를 이용할 경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5. 신청 방식: 신청은 이 블로그 기사에 대한 _선_ 리플 _후_ 전자편지다. 반드시 댓글부터 먼저 달고 전자편지를 작성하기 바란다. 댓글을 달고 나서 혹시 누가 먼저 선수를 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시라. B급 프로그래머 전자 편지 주소는 jrogue@쥐메일(다들 아실거다. ㅋㅋ).com이다.
  6. 전자편지 작성 방식: 전자편지 제목은 '[책 이벤트 신청] (댓글에 사용한 id) 책 이름'을 따른다(예: [책 이벤트 신청] (jrogue) 리눅스 커널 심층 분석). 본문 내용에는 신청한 책 이름, 신청인 이름과 주소와 우편번호(!)를 적으면 된다.
  7. 발송 예정일: 아무리 늦어도 8월 10일(화) 이전에 모두 발송할 계획이다.
  8. 이벤트 마감 기한까지 신청하지 않은 책은 어떻게 되나? 8월 7일(토)에 모두 폐기된다. 즉, 버스 떠난 뒤에는 소용없으므로 잽싸게 신청하시라!
  9. 접수 완료된 책은 어떻게 알 수 있나? 8월 5일(목)에 블로그로 이벤트 당첨자(?)를 최종 공지하겠다. 물론 댓글을 잘 보면 되긴 하다.


이번에도 휴가간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무더위와 싸우고 있는 불쌍한(?) 독자 여러분들께 양보했다고 생각하시면 배가 덜 아프시리라. 앗! 생각해보니 스마트폰이 있구나! T_T



EOB

토요일, 7월 31, 2010

[독서광] Debug It! 실용주의 디버깅



국내에서 유난히 인기가 없는 전산/컴퓨터 관련 서적이 있다. 뭔지는 독자 여러분들도 이미 아시겠지만... 디버깅이다. B급 프로그래머도 이미 리눅스 문제 분석과 해결, 디버깅과 성능 튜닝을 번역해보았지만,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디버깅은 개발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므로(어쩌면 개발 자체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류의 개발자 서적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긴 하지만(찌질한 디버깅 관련 서적을 들고 다니면 덜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기라도 한 건가?), 꾹 참고 있다(혹시 이유를 아는 독자라면 댓글로 알려주시라.), 그냥 그저 그려려니 하고 있다. 이렇게 디버깅에 관심이 많은 B급 프로그래머다 보니, 이번에 새로 디버깅 관련 서적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서 잽싸게 읽어보았다.



"Debug It! 실용주의 디버깅"은 제목에서 드러나듯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디버깅 서적이다. 구체적이고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나 주변 환경(운영체제, 컴파일러, 라이브러리)에 맞춤식으로 만든 책이 아니라 전반적인 디버깅 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따라서 읽는 즉시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면(예: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환경에서 작성한 응용 프로그램의 메모리 누수 현상을 어떻게 해결합니까? pthread로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데드락이 걸려요!) 후회가 막급하겠지만, 전반적인 디버깅 과정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본다.



책의 목차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을 좀더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1부에서는 재현 - 진단 - 수정 - 반영이라는 전반적인 디버깅 과정을 설명하며, 2부에서는 문제 발견 방법과 디버깅 자세를 설명하며, 3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버그 패턴과 디버깅에 유리한 프로그램 작성 기법, 버그를 다루는 개발팀의 안티 패턴을 설명한다. 알기 쉽게 풀어쓰느라 저자가 고생했지만, 반대 급부로 깊이가 얕아지는 바람에 중급을 넘어선 개발자라면 이 책에서 아주 획기적이고 신기하고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늘 그렇지만 정리를 위해 책을 읽는다면 나름 의미가 있다).



결론: 구성과 가독성이 뛰어나며 분량이 작기 때문에 초급 개발자가 주말을 틈타 잽싸게 읽으면 딱 좋은 책.



EOB

일요일, 7월 18, 2010

[독서광] 슈퍼 괴짜경제학



역시 형만한 아우가 없다는 말이 맞는 듯이 보인다. 괴짜 경제학에 이어 나온 슈퍼 괴짜경제학은 전편에 비해 훨씬 더 스케일이 커졌긴 하지만 다 읽고 나도 그리 큰 감흥은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책이 나쁘거나 엉터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며, 더 이상 리마커블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이 책 서문에서 나오듯이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 책은 경제학 책이라기 보다는 우리 주변에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특정 사회 현상에 대해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이유가 뒤집어지기도 하고 이면에 숨어있던 더 큰 이유가 등장하기도 한다. 전작에서 다룬 주제가 우리 일상에 아주 밀접하기 때문에 사람들 이목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면 이 책에서 다룬 주제는 좀더 자극적이고 스케일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간이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든다.



"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비용과 가격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1장은 그나마 읽을만하다. 매춘부가 가난해진 이유, 오럴섹스의 가격이 싸진 이유 등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기에는 조금 민망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시작부터 독자 눈을 붙잡아두려는 경제학적(?)인 시도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계속해서 행운과 패턴, 냉담함과 이타주의, 쉽고 간단한 해법 추구, 지구를 구하는 외부 효과라는 주제가 이어지는데 온갖 잡스러운 부분에 흥미가 있는 B급 프로그래머 관점에서 바라봐도 1장과 비교하면(여기서 오해 마시라. 1장에 섹스 이야기가 나와서 눈이 휘둥그래졌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에는 더 놀랄만한 책도 많다. 낄낄...) 아무래도 재미가 팍팍 떨어진다.



어이없는 결론: 지구 기후 변화 온난화 등에 관심이 많은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면 딱 좋겠다.



EOB

월요일, 7월 12, 2010

[독서광] 엔터프라이즈 애자일 프로젝트 관리



제목에 나오는 엔터프라이즈와 애자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보고 도대체 이 책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주 아주 궁금해서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읽고 말았다. 혹시 애자일을 엔터프라이즈에 도입하고픈 욕구를 못이겨 구매하실 분들을 위해 확실하게 이 책의 정체를 밝혀주겠다.



가장 먼저 이 책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적합한 애자일 기법을 소개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 아님을 밝힌다(이미 떡 실신한 독자 모습이 눈에 선하다. T_T). 목차를 보고 1부 "관리자를 위한 애자일"이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아주 잠시 들었지만 정신 건강을 위해(혹시 1부만 읽고서 독서를 포기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1부는 건너 뛰는 편이 좋겠다. 그러면 도대체 이 책의 정체는 뭐냐고?



바로 이 책은 엔터프라이즈에서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애자일에 맞춰 관리하는 방법을 다룬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인 "Agile Portfolio Management"가 이 책 내용을 너무나도 충실하게 알려주고 있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다가는 어떻게 될지 다들 알고 있기에 긴 말 하지 않겠다. 그렇다면 포트폴리오가 무엇일까? 잠시 네이버 백과사전에 나온 정의를 같이 살펴보자.



주식투자에서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방법.


역시 경제/경영 블로그 답게 포트폴리오라는 용어가 아주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면 당신은 이 책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다(아니 회사를 다니다보면) 어떤 날은 파리만 날리다가 어떤 날은 여러 프로젝트가 사방 팔방에서 쏟아져나오기 마련인데 돈되고 비전있는 프로젝트를 골라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방법을 애자일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한문단 요약!).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자원 포트폴리오와 자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방법을 설명한 다음에 반복을 거쳐 어떤 식으로 돈 안되는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서 제거하고 돈 되는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고 유지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잦은 평가, 반복적인 수행을 비롯해 애자일에서 좋은 특성을 가져오므로 애자일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제목이 붙었다고 보면 된다.



뭐 여기까지 설명했으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대상 독자층이 확실해진다. 일반 프로그래머? 아니오. 일반 프로젝트 관리자? 아니오. 애자일 애호가? 아니오. 이해관계자? 아니오. 그러면 누구? 포트폴리오 관리자, 프로젝트 관리팀(PMO)에 속한 스태프, 경영진 정도가 적합하겠다. 결론: 일반 프로그래머나 팀장 수준에서 읽기에는 시기상조고... 큰 회사에서 여러 프로젝트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분들께서 읽어보고 조금이라도 힌트를 얻으면 좋겠다.



EOB

일요일, 7월 04, 2010

[독서광]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



특별히 기대하지도 않았던 책이 대박인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 소개할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내는) 유능한 관리자"가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하는 전형적인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기존 무능한 '관리자'에 대한 풍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수 많은 책과는 달리 이 책이야 말로 핵심을 정확하게 꿰뚫어버리는 조언으로 가득 차 있다. 책 귀퉁이는 접힐대로 접혀 위쪽이 볼록한 상황에 이르렀으니 여기서 일일이 좋은 내용을 다 소개하기 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독자 여러분을 위해 책을 읽다가 얻은 몇 가지 훌륭한 교훈을 정리해보겠다.



가장 먼저 이 책 영문 제목을 살펴보면 "First, Break All the Rules: What the World's Greatest Managers Do Differently"다. 한국어판 제목에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지만 사실상 이 책은 "모든 규칙을 깨라"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관리자가 다르게 행동하는 방식"을 다루고 있다.



우선 유능한 관리자를 구분하는 (강력한!) 세 가지 질문부터 시작하겠다. 나중에 원하는 분들이 많으면 유능한 관리자들이 답한 표준 답안도 제시해드릴테니, 각자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 관리자인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참고로 (제 얼굴에 금칠해서 대단히 유감스럽지만...) 세 가지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한 B급 프로그래머는 유능한 관리자 맞다. 낄낄...




  1. 관리자로서 다음 중 어떤 유형의 직원을 선택하겠습니까? 독립성이 강하고 도전적인 성격으로 연간 12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유형과, 무난한 성격에 동료 직원과 잘 화합하지만 연간 6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유형. 이렇게 선택한 이유는?
  2. 부하 직원 가운데 생산성 측면에서는 아주 탁월하지만 서류 업무는 엉망진창인 사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3. 부하 직원 가운데 두 명의 관리자가 있는데, 한 사람은 관리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반면에 다른 한 사람은 평범하다고 합시다. 그리고 현재 두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첫번째 부서는 진행이 원활하고 두 번째 부서는 고전 중이지만, 아직 두 부서 모두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유능한 관리자를 어느 부서에 배치하겠습니까?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질문이 상당히 어려운가? 질문 내용을 곰곰히 뜯어 보면 알겠지만, 이 책은 전통적으로 알려진 관리자의 미덕과 행동 규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누군가 관리자가 다음과 같이 행동해야 한다면 미쳤다고 말할 것이다.




  • 평등이란 없다. 모든 부하직원/팀원에 대해 다르게 행동하라.
  • 내가 대접받기 원하는 대로 남에게 대접하지 마라.
  • 부하직원/팀원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마라. 장점에만 집중하라.
  • 최고의 직원에게 시간을 투자하라.
  • 승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역할이 더 중요하다.
  •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라.


이 책에서는 갤럽(!)의 축적된 경험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관리자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와 통계 분석을 토대로 공통점을 분석하고 있다. 위에서 소개한 내용이 바로 이런 조사와 통계 분석 결과의 결과(놀랍게도 뛰어난 관리자는 다르게 행동한다) 중 일부다. 이 책에서 유능한 관리자가 공유하는 사고 방식은 다음 4가지로 간략하게 요약한다.




  1. 사람들은 별로 변하지 않는다.
  2. 그 사람에게 없는 것을 있게 하려고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3. 가지고 있는 것을 밖으로 끌어내면 된다.
  4. 그것조차도 쉽지 않다.


아주 불편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전통적인 관점에서 정리한 관리자의 사고 방식을 한번 들어다볼까?


  1. 직원 선발: 경력/지능/판단력을 근거로 선발한다.
  2. 기대치 설정: 적절한 단계를 규정해준다.
  3. 동기 유발: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4. 자기계발: 교육과 승진을 도와준다.


하지만 경력/지능/판단력만 보고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없으며, 적절한 단계를 규정하고 사람들의 단점을 고친다고 해서 탁월한 경영 성과도 담보하기 어렵다. 직원의 승진이 '발전'의 핵심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관리자는 상기 네 가지를 부정하고 다음과 같은 혁신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한다.




  1. 직원 선발: "재능"을 근거로 선발한다.
  2. 기대치 설정: '성과'(목표)를 규정한다.
  3. 동기 유발: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
  4. 자기계발: 적절한 '역할'을 찾아준다.


큰 차이가 없는 듯이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관리자를 맡고 있다면 고전적인 접근 방식과 혁신적인 접근 방식에는 어렴풋이라도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눈치챌지도 모르겠다. 앞서 말한 유능한 관리자의 4가지 사고 방식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진정한 관리자에 대한 정의(강한 조직은 무엇이 다른가?, 유능한 관리자의 지혜),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 위한 4가지 열쇠(재능을 보고 선발하기, 합리적인 목표 설정, 장점 개발, 적합한 역할 찾기), 인재 완성을 위한 방법(인터뷰, 성과 관리 토대 수립, 능동적인 대처, 전통적인 관념의 뿌리 뽑기, 직원의 재능을 자유롭게 분출하도록 조직 정비)를 이론과 실전을 총 동원해 설명하고 있으므로 유능한 관리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필독서라고 보면 틀림없다(99.99% 맞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서 나름 창의력을 발휘해 사람의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유능한 관리자가 되기를 (아니면 최소한 이런 관리자를 만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책에 나온 스콧 피츠제럴드의 명언으로 끝을 맺는다(소프트웨어 크리에이티비티 2.0을 읽은 독자라면 100% 동감할 것이다.



최고의 지성이란, 서로 상반되는 생각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도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 스콧 피츠제럴드


뱀다리: 올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초강력 블록버스터인 이 책은 나온지 오래되고 별로 알려져 있지 않기에 절판될 가능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얼른 구입하기 바란다.



EOB

일요일, 6월 27, 2010

[영화광] 드래곤 길들이기(스포일러 없음)



올 여름 블록버스터가 줄지어 선 지금 시점에서 대단히 뒷북치는 포스팅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주 흥미롭게 본 "드래곤 길들이기" 본 소감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넘사벽인 줄만 알았던 픽사에게 끊임없이 도전장을 던져온 드림웍스가 드뎌 뭔가를 해내고 말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슈렉이 픽사에 맞짱 뜰 가능성을 열어줬다면 드래곤 길들이기는 가능성을 넘어 현실화에 성공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디즈니의 전매특허인 고전(?)적인 소재를 골라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조차도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게 정교한 스토리로 만들어, 컴퓨터 그래픽과 IMAX 3D라는 매체에 실어나름으로써 상영 시간 내내 대단한 사용자 경험을 제시한다.



개성 만점의 주인공들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정말?) 공룡들, 게다가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전투기(X-wing 아니 타이 파이터 ㅋㅋ)를 떠올리게 만드는 나이트 퓨리의 아찔한 공중 기동까지 선보이니 손에 땀을 쥐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하겠다. 야옹이처럼 귀여운 나이트 퓨리 한 마리 기르면 소원이 없겠군.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여기서 STOP. 블록버스터 공습에 못이겨 막을 내리기 전에 얼른 보러 가시라.



힌트: 3D를 제대로 즐기려면 비싸더라도 IMAX 상영관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편광 안경을 끼면 조금 어둡다는 느낌이 들텐데, IMAX 영사기는 일반 디지털/아날로그 영사기에 비해 훨씬 더 밝기 때문에 편광 안경으로 인한 밝기 저하를 어느 정도 보상한다.



EOB

일요일, 6월 20, 2010

[독서광] 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



심리학/경영/경제 블로그로 자리잡은(으잉 정말?) B급 프로그래머가 운영하는 블로그 애독자 여러분들이야 이미 충분한 지식으로 UX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할 수 있으리라 믿지만, 그래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는 법이다. 오늘 소개하는 '심리를 꿰뚫는 UX 디자인'은 아주 새롭고 기발한 내용은 없지만 웹 페이지를 중심으로 심리학적인 이론을 쉽게 풀어쓰고 있다.



목차를 보는 순간 심리학이나 경제학 책이 떠올랐다. 각 장 별로 키워드만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설득과 무의식, 2. 소속의 욕구, 3. 의무감과 답례, 4. 희소성 부각, 5. 넛지, 6. 자기 중심, 7. 개입과 일관성, 8. 유사성과 매력, 9. 상실에 대한 두려움, 10. 무의식적 사고, 11. 사회적 동물



이 책은 홈 페이지를 어떻게 표준에 맞춰 만들고 어떻게 배치하고 색은 뭘 쓰고 그림을 어떻게 배치하고... 등등과 같은 내용을 다루지 않는다. 그 대신 UX를 극대화하기 위해 웹 페이지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철학을 다루므로 실전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실전에 바로 투입 가능한 내용을 원했던 성질 급한 개발자라면 버럭!할지도 모르겠다). 개발자 입장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바라보는 내용도 많기 때문에 웹 개발자 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여기는 _훌륭한_ 개발자들도 읽으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책도 두껍지 않고 가격도 착하게 나왔기에 심리학/경영학/경제학을 좋아하는 개발자가 가볍게 자신의 UX 지식을 정리하는 목적으로 에스프레소 커피를 한 잔 마시며 가볍게 읽어보면 좋겠다.



EOB

토요일, 6월 19, 2010

[독서광] 더 딥: 포기할 것인가, 끝까지 버틸 것인가



친구 꼬양이 부탁으로 이번에 세스 고딘이 새로 집필한 더 딥을 번개처럼 훑어보았다. 세스 고딘은 보랏빛 소가 온다라는 책으로 엄청나게 성공을 거두었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혹시나해서 교보문고로 달려갔다. 그리고 책을 펼쳐든지 10분만에... 다 읽었다. T_T 역시 자신이 예언한 바에 따라 한번 리마커블하고 나서 다시 한번 리마커블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끝나버려서 그게 문제다. 12,000원이라는 거금을 투입해서 구매할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간략하게 내용을 요약하겠다. 흔히 쓰는 용어로 슬럼프라고 부르는 정체기인 딥(dip)과 막장에 다다른 상황인 컬드색(cul-de-sac)을 구분해, 딥에 빠진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야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반면 컬드색에 빠지면 출구 전략을 펼쳐 전략적인 포기를 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 전부다. 하지만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은 결과론적인 관점에서 딥과 컬드색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지금 딥인지 컬드색인지 구분하는 방법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방법이 존재한다면 이 책에서 자세히 방법을 밝혔을테지만, 두루뭉실 설명할 따름이니 책을 읽으며 답답함만 증폭될 뿐이다.



세스 고딘도 자신이 딥에 빠졌는지 컬드색에 빠졌는지 잘 모르는 듯이 보여서 참으로 안타깝다. 다음에 나오는 세스 고딘 책은 구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99%로 올라갔다. T_T



EOB

일요일, 6월 13, 2010

[독서광]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아웃라이어에 이어 말콤 그래드웰이 새롭게 지은 책이 나왔다고 해서 허겁지겁 주문해 읽어보았다. 간단하게 결론을 요약해보면 형만한 아우 없다고 역시 말콤 그래드웰도 함정에 빠진 듯이 보인다. T_T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라는 흥미로운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1996년부터 뉴요커에 기고한 글 중에서 뽑아 만든 선집이라고 보면 정확하겠다. 그러다보니 블링크나 아웃라이어처럼 책 전체를 관통하는 특별한 주제는 없고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웃라이어를 읽으면서 책 귀퉁이를 많이 접어놓았는데(책을 보다 흥미로운 곳이 나오면 책 귀퉁이를 접어버리는 버릇이 있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필기도구를 꺼내 밑줄을 긋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냥 관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주제나 서술 방식은 흥미로운 부분이 곳곳에 눈에 들어왔지만 기존 전작에서 화끈한 화력을 보여준 전례와 비교해 사실상 크게 '아하!'하는 감탄사를 내뱉을만한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리라.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 선정은 흥미로워 보인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상시에 우리가 크게 의식하지 않고 넘어가는 _당연한_ 심리적, 경제적, 사회적인 현상을 고른 다음에 여기에 숨어있는 비밀을 파헤치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글래드웰이 지은 기존 책을 읽지 않고 이 책을 처음 읽은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 지식인(뉴요커를 누가 사서 읽을지 상상해보라. 모르겠다고? 힌트를 참조하자)을 겨냥해 주제를 봅다보니, 특정 시절에서 미국 상황에 특화된 내용이 많기 때문에 그리 쉽게 읽히지는 않는게 정상이다.



그나마 6장 "실패의 두 얼굴"에서 다루는 '위축'과 '당황'의 차이가 대단히 만족스러워서 본전은 찾았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이 두 가지 현상의 차이점을 이해하기란 아주 어렵지만, 글래드웰은 양자의 차이점을 쉽게 설명한다.



위축은 생각이 너무 많아 생기는 문제고 당황은 생각이 나지 않아 생기는 문제다. 또한 위축되면 본능을 잃고 당황하면 본능으로 되돌아간다.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든 생각: 말콤 드래드웰이 다음에 선보일 책을 살지 말지 기로에 섰다. 자신의 틀을 깨고 더욱 화끈한 모습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고만고만한 스토리텔러가 될지 정말 궁금하다.



EOB

토요일, 6월 05, 2010

[영화광] 대부



AFI가 10주년 기념으로 발표한 100대 영화 목록 중에 시민 케인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할만큼 유명한 대부가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을 거쳐(디지털 복원은 2008년 10월에 이미 작업이 끝났다고 한다) 재개봉되었다. 대부는 1972년도에 첫 개봉했으므로 구닥다리 영화라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 거의 4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봐도 펄펄 살아 움직이는 느낌이 든다. TV 재방송할 때마다 서너번 봐서 줄거리를 다 외우고 있는 상황이지만 좁아 터져 특수효과가 화면 바깥으로 튀어나오고 일부 내용이 가위로 싹뚝 잘린 TV랑 큰 화면과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을 갖춘 극장이랑 같을 이유가 없기에 선거하고 나서 허겁지겁 뛰어가서 보고 왔다. 멀티플렉스 속성상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막을 조금 일찍 내릴 듯이 보이므로 혹시 보려고 마음먹은 독자분이 계시면 오늘 당장 보러 가시기 바란다.



잘 만든 영화는 초반 20분 안에 승부를 거는 특성이 있다. 대부 역시 초반에 결혼식 장면 그리고 결혼식을 빙자해 대부에게 민원을 넣고 충성을 맹세하는 장면을 교차로 배치해 사람 혼을 빼버린다. 화려한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 춤, 노래, 흥겨운 분위기를 보고 있자니, 이탈리아 갔을 때 먹은 맛난 음식이 생각나는 바람에 거의 3시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배고파 실신할 뻔 했다. T_T 일단 이렇게 시선을 잡아둔 다음에 민원을 하나씩 해결해가며 승부사 집단(?)의 화끈한 속성(?)을 보여주고 본격적인 패밀리 사이, 그리고 패밀리 내부의 갈등을 대단히 정교하게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마피아 영화라고 해서 총질이 난무하고 피로 떡칠을 하고 잔인하고 폭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꼭 필요할 때만 피를 보여주기에 요즘 만들어지는 치고박고 싸우는 영화와 확실하게 스스로를 차별하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보여줄 때는 확실하게 보여주는데, 일례로 비토 꼴레이네 막내 딸인 코니와 남편인 카를로가 부엌과 욕실에서 부부싸움하는 장면은 총질과 칼질보다 더한 잔인한 폭력성을 사실감 있게 관객에게 선사한다. 이 장면을 제대로 찍기 위해 코플라 가족이 총출동해서 리허설하느라 난리법썩을 떨었다는 뒷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대부가 평론가, 관객 모두에게 극찬을 받을까? 영화를 보고나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는데, 연출-각본-배우-내용-편집-음악이라는 영화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에서 완벽한 _조화_를 이루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영화를 보다 보면 뭔가 부자연스럽고 이어지지 않는 어색한 구석이 있기 마련인데, 대부를 보면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배우 개개인에 의존하지도 않았고(그 당시 말론 브란도는 한물 간 퇴물 배우... 알 파치노는 새파란 풋내기... T_T) 기발한 소재에 의존하지도 않았고 편집 기교로 망가진 내용을 살리지도 않았다. 묵직한 남자들의 이야기를 정석대로 다룬 결과 뭔가 더 추가하거나 뭔가 더 빼버릴 내용이 없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영화가 탄생했다는 생각이다.



대부 1에 이어 7월이나 8월에 개봉하는 대부 2(역시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다)도 감동의 도가니탕일텐데 무척 기대된다. ;)



EOB

목요일, 6월 03, 2010

[독서광] 책 vs 책: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개발자의 열정

이번달 developerWorks 서평은 기존 서평 형식을 바꿔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개발자의 열정을 잘 다룬 책 두 권을 소개한다.




  • 새로운 기계의 영혼(The soul of a new machine): 퓰리처 상 수상 작가인 트레이시 키더가 쓴 정말 멋진 책이다. B급 프로그래머에게 컴퓨터 관련 서적 중에 딱 한 권만 골라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이 책을 고르겠다. 초강력 추천!
  • 미래를 만든 Geeks: 애플 매킨토시 애호가라면 누구나 한번쯤 봐야할 멋진 책이다. 매킨토시에 영혼을 불어넣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이 정도 뽐뿌질을 했으면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새로운 기계의 영혼은 과거 해적판으로 나온 책이 아니라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받아 번역한 책이다. 번역판에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번역 상태가 나쁘지는 않기에 구입해도 문제 없겠다.



특별 보너스: 자, 그러면 애독자를 위한 특별 선물 하나! 이번 지방 선거 투표 인증샷 + 소유하고 있는 매킨토시(powerpc 모델이면 따블, 68xxx 모델이면 따따블로 가산점이 붙는다) 인증샷을 보내주신 독자분 중 _한_ 분을 추첨해 '미래를 만든 Geeks' 책을 선물로 보내드리겠다. 응모 기간은 6월 9일(수) 23시 55분까지. 전자편지 주소는 jrogue 애뜨 gmail.com다.



EOB

화요일, 6월 01, 2010

[독서광] 운명이다: 노무현 자서전



책이 나오자마자 구입해서 읽어야지 하고 머뭇머뭇하다가 선거를 앞둔 오늘에야 다 읽었다. 양장본과 반양장본이 있는데, 양장본에 특별화보가 더 들어간 사실을 알았다면 돈을 조금 더 주고서라도 양장본을 구입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서재 공간이 부족해 본능적으로 반양장본을 구입하는 버릇이...). 짧은 소감: 그야말로 굴곡이 컸던 인생역정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쉽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T_T



어떤 생각으로 정치에 입문해서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면서도 결국 대통령이 되었고 그 이후 운명적인 삶을 마감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모르는(아니 일부 몰지각한 언론에 의해 왜곡된 정보만 습득해 색안경을 끼게된) 사람이 읽어보면 더 좋을 듯 하지만, 사실상 그럴 가능성은 0%에 가깝고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인간 노무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사람만 읽게 될 듯이 보인다. 이 책이 언론에서 철저하게 무시(네이버 뉴스에 가서 한번 '노무현 운명이다'로 검색해보면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는 사실은 지난번 소개한 삼성을 생각한다(주요 신문사에서 아예 광고를 실어주지 않았다)에 대한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과 더불어 암울한 2010년에도 한 가닥 희망을 품게 만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마디만 정리하며, 나머지 내용은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책에서 확인하면 정말 좋겠다.



원칙을 지키면서 패배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을 잃고 패배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 나는 이기든 지든, 매순간 원칙을 지키면서 선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원칙'을 지키면 '바보'아니 '병신'이 되는 험한 세상에서 오늘따라 인간 노무현이 유달리 돋보인다.



EOB

일요일, 5월 30, 2010

[독서광] 슬랙: 변화와 재창조를 이끄는 힘



책장을 보면 종종 원서와 한국어판 책이 나란히(엄밀히 말해 바로 옆(?)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일상다반사다) 자리를 잡은 경우가 있다. 원서와 번역서 사이에 출간 시차가 벌어져서 미리 원서를 사놓고 보니 번역서가 나왔는데 마침 출판사에서 보내주더라... 뭐 대충 이런 시나리오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소개할 "슬랙: 변화와 재창조를 이끄는 힘"도 원서로 이미 읽어본지 오래된 책이지만 인사이트 출판사에서 보내줬기에 기억을 되살릴겸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봤다. 초 간단 결론: 한번 더 읽어봐도 역시 재미있는 책이다.



슬랙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 여러분을 위해 구글 사전 서비스에서 검색 결과를 정리해보았다. 슬랙이 뭐냐 하면...



slack - 〈로프·새끼 등이〉 늘어진, 느슨한(loose), 〈말고삐 등이〉 느즈러진;〈규율 등이〉 해이된, 힘이 없는, 맥이 빠진;〈걸음 등이〉 굼뜬, 되는대로의, 부주의한(careless), 태만한


이미 화들짝 놀란 독자들도 계시겠지만, 정시 출근, 절도와 규율을 강조하는 높으신 분이 보시기에 발톱이 쑥 나오는 불경스러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이 국내에서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 같다는 걱정은 예사롭지 않은 제목부터 시작되었다. T_T



이 책은 빨리빨리에 길들여진 기업 문화를 바꾸지 않고서는 생산성을 절대 높이지 못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 '여유'를 의미하는 '슬랙'을 중심으로 기업 스트레스의 영향, 변화와 성장, 마지막으로 리스크 관리를 설명한다. 슬랙은 출간한지 제법 되었기 때문에, 톰 디마르코가 쓴 후속 작품인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의 리스크 관리와 데드라인 : 소설로 읽는 프로젝트 관리를 비롯해 가장 최신 작품인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을 함께 읽어보면 더욱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다.



'슬랙'을 처음 들어본 사람을 위해 설날과 추석 때 꽉 막힌 고속도로 상황을 들 수 있다. 고속도로를 최대로 _효율_적으로 활용하려면 단위 면적당 차량을 가장 많이 수용하도록 주차장으로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최대로 _효과_적으로 활용하려면 차량 간격을 최소 100m(고속도로 100km 구간에서 안전 거리)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여기서 100m는 낭비가 아니라 슬랙이다. 슬랙이 없다면 차량이 고속으로 주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는 '효율'과 '효과'를 크게 혼동한다. 항상 빠듯하게 경우에 따라서는 부족하게 사람을 유지하며 '효율'을 높였다고 자화자찬한다. 하지만 일이 집중되며 문맥 전환이 일어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진다. '효과'적이지 못한 작업 지연, 재작업, 품질 저하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푼돈 아껴 목돈을 잃어버리는 현상은 너무나도 자주 목격하기에 크게 놀랄만한 일도 대단한 일도 아니게 되어버린 슬픈 현실이다.



'효율'을 높여 '효과'를 줄이는 선에서 끝나면 천만 다행이다. 일을 열심히 해도 '효과'가 떨어지는 조직에서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직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효율만 강조하는 회사에서는 '초과 근무'를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친 '초과 근무'는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며, 개인의 영혼을 갉아먹는 독약이다. OECD 국가 중에서 대한민국의 노동 시간이 1위지만 생산성은 결코 노동 시간에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정량적인 평가에 익숙한 관리자 입장에서 출퇴근시간 만큼 좋은 평가 수단은 없다. 게다가 주말 특근까지 곁들이면 실패에 대한 훌륭한 변명거리까지 확보한 셈이 된다. "매일 오전 9시 출근 밤 12시 퇴근에 주말 모두 반납하고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하지만 애당초 불가능한 일정이었습니다."



'슬랙'이 존재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두려움과 공포가 지배하는 문화 때문이다. 애플이 하청을 준 폭스콘에서 벌어진 노동자들의 집단 자실 소동은 바로 '슬랙'이 부족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는 전염성이 강하며 한번이라도 이를 사용해 효과를 얻으면(아니 솔직히 말하면 효과를 얻었다고 생각이 들면), 무자비한 일정 단축과 극단적인 인력 감축을 동원하게 된다. 결국 강도는 점점 더 심해지며 결국에는 파멸에 이른다.



지금 여유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프로젝트 때문에 거의 떡실신할 지경에 놓인 개발자라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자. 그리고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어떻게 처신할지 고민해보자. 지금까지 불합리한 방식으로 일해왔다고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럴 필요가 있을까? 성공한 조직이 규율과 유연함을 어떻게 조화시키는지 살펴보고 현재 몸담고 있는 조직이 이런 변화를 수용할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그릇을 박살내고 나오자(그래도 세상은 절대로 안 망한다). 인생은 삽질하기에는 너무나 짧고 소중하기 때문이다.



EOB

목요일, 5월 20, 2010

[독서광] iPhone Advanced Projects: 아이폰 개발자를 위한 실전 프로젝트 개발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 아니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폰 책을 하나 읽어보았다. 오브젝티브 C 문법은 어느 정도 알고(C+스몰토크. ㅋㅋ), 매킨토시 프로그래밍도 아주 약간을 알고 있기에 입문서를 건너 뛰고 실전 프로젝트 개발서로 직행했다.



"iPhone Advanced Projects: 아이폰 개발자를 위한 실전 프로젝트 개발서"은 아이폰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물론 전체 원시 코드와 개발 과정을 담았으면 국내 독자들이 환호성을 질렀겠지만, 지면 관계상 필요한 부분만 집중해서 설명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기에 그리 친절하지는 않다. 하지만 "Hello, world"에서 맴도는 독자라면 실제 앱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필요한 좋은 힌트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예제를 위한 억지 예제가 아니라 실제 앱에서 사용하는 각종 기술들을 정리하고 있다. 각 장에서 파티클 시스템, 체스를 위한 통신 시스템, 웹 라디오용 오디오 스트리밍 기법, 아이폰 디버깅 기법,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위한 SQLite, WebObject를 연상하게 만드는 데이터 모델인 코어 데이터, 와이파이 네트워킹, 반응성 향상 기법, 푸시 알람 서비스, OpenGS ES 기법을 사용한 실제 예를 소개한다.



일반 데스크탑 클라이언트 응용이나 웹 프로그래밍, 서버와 시스템 프로그래밍과는 상당히 다른 앱 프로그래밍 나름의 모형을 아이폰 환경에 맞춰 제시하기 때문에 아이폰스러운 앱을 만드는 과정에 힌트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전문적인 프로그래머가 어떻게 앱을 설계하고 구현했는지 그리고 구현 과정에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훔쳐볼 수 있으므로 이미 어느 정도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만의 뭔가를 만들어보려고 이리저리 시도해보는 앱 프로그래머가 보기에 적당하다. 입문서로 처음 읽으려고 구입한 독자라면 1장부터 바로 좌절 모드로 돌입할지도 모르겠다.



번역 상태는 중간이고((비록 완결된 예제는 아니지만) 코드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오브젝티브 C 프로그래밍에 익숙한 독자라면 뭐... 못읽을 수준은 아니다), 역자주 상태는 최악이다. 보통 본문에서 사고가 터지는데 이 책은 어떻게 된 영문인지 역자주에서 대형 사고가 몇 개 터졌다(한 두 개라면 실수라고 치고 넘어갔을거다). 같이 읽어보자.



레이스 컨디션의 예를 들어보자. 스레드를 말이라 가정하자. 1번 말과 2번 말 두 마리가 경주를 한다. 1번 말이 항상 우승해야 정상 동작이라고 할 때, 만약 2번 말이 우승하게 된다면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이런 결과가 프로그램에서 나타나면 크래쉬될 수 있다. 비실비실한 2번 말이 우승할 확률은 굉장히 적기 때문에 크래쉬를 재현할 수 있는 확률도 낮다. 이러한 경우를 레이스 켠디션이라 하며, 레이스 컨디션은 늘 발생하는 게 아니므로 수정하기가 어렵다.


B급 프로그래머 촌평: 그냥 삶에 찌들린 불쌍한 프로그래머들을 마구 웃기려고 이렇게 썼다고 믿는다.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서 (나름 독자를 위해) 저런 역자주를 달았다면, 뭐 여기서 더 할 말이 없다.



SQL을 어셈블리 언어에 비유한다면, 고수준 도메인 모델은 C 언어를 이용한 접근 방법이라 생각하면 된다.


B급 프로그래머 촌평: SQL을 어셈블리 언어에 비유한 책은 처음 봤다. 앞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 같다.



스텁 함수란 내용이 없는 빈 함수를 의미한다.


B급 프로그래머 촌평: dummy랑 stub이랑 햇갈렸나?



픽사의 스타트랙에 나오는 우주선의 이름을 기억하는가? 그 이름이 바로 기업(enterprise, 엔터프라이즈)이다.


B급 프로그래머 촌평: 스타트랙은 픽사가 아니라 파라마운트에서 만든 시리즈물이다. 그리고 굳이 기를 쓰고 번역한다면 '기업'이 아니라 '모험'이겠지.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