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쯤 개봉한 블레이드 러너 2049와 올해 재개봉한 블레이드 러너를 즐겁게 봤는데 드디어 원작인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를 재미있게 읽었다. 어디서부터 기억이 잘못 심어진지(!)는 모르겠지만, 원작 분량이 아주 짧은 단편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배송 받은 책(폴라북스 판 412페이지) 내용 전체를 차지해서 깜짝 놀랐다. 재미있게 읽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개봉한 영화와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독립적인 책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인데 요즘과 같이 인공지능이 뜨는 세상에서 인간의 감정과 지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여러 가지 각도로 생각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은 동일하다.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 접했을 경우 1968년에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분들도 많으리라. 책 제목(원서: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이 상당히 중요한데, 안드로이드, 양, 꿈 이 세 단어가 이 소설의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들이 힘든 화성 생활을 피해 더 나은 삶을 _꿈_꾸며 도망쳤다는 설정, 핵전쟁 이후 실제 동물에 집착하는 사람들, 안드로이드처럼 무감각한 인간들과 인간처럼 감정 이입하고 싶은 안드로이드가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영화와는 달리 책은 안드로이드들이 엄청나게 높은 지능과 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묘사하므로 현실감을 더욱 높여주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심리전이 전개되므로 독서에 앞서 스포일러는 읽지 마시기 바란다.
결론: SF 소설의 기념비적인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저주받은 걸작(?)으로 알려진 영화 두 편도 혹시 재개봉하면 극장에서 보시면 더욱 좋으리라...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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