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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8월 31, 2008

[독서광] 경영의 창조자들: 관리를 넘어 창조로, 새로운 경영이 온다



거의 경영/경제 블로그로 분류될 뻔한 B급 프로그래머 블로그에 요즘 서평도 안 올라오고 경영/경제 이야기도 뜸해져서 '컴퓨터 vs 책'에서 '컴퓨터'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고 생각하신 독자들도 계실지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책은 계속 읽고 있고, 요즘 마음이 바빠서 독서 감상문만 쓰지 못할 뿐이니... 가을을 맞이하여 정신 차리고 독서 감상문을 올려드리겠다.



오늘 함께 살펴볼 책은 짐 콜린스를 비롯한 여러 유명한 사람들이 경영에 대한 글을 <패스트 컴퍼니>에 기고한 내용을 모아서 별도 책으로 묶은 '경영의 창조자들'이다. 고리타분하고 케케묵은 내용이 아니라 신경제(?)이후 달라진 경영 흐름을 살펴볼만한 젊은 책이므로 나름 요즘과 같은 변화 무쌍한 시절을 둘러싼 분위기 파악에 도움을 준다는 생각이다. 물론 최신 내용을 다루는 만큼 유행이 변함에 따라 책 내용이 한방에 뒤집힐 우려도 있지만 말이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퀴즈 하나 내겠다. 이 책에 나오는 다음 구절은 누가 적은 내용일까요? 정답은 가장 끝에. 낄낄...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나 또는 책임을 조직 전체로 돌리고 개인은 빠져나가는 관행이 지속되면 공직의 실패는 수용 가능한 것이 돼버린다. 어떻게 이런 처사가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1. 오마바오바마
  2. 매케인
  3. 케네디
  4. 2MB


정치가까지 나오는 걸로 봐서 이 책의 특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테다. 흔히 일반적인 책에서 저지르는 실수인 '경영을 위한 따분한 경영' 이야기를 늘어놓는 대신, 정치, 의료, 첨단 기술, 프리에이전트로 대변되는 사회 현상, 군사(육군사관학교), 운동, 컨설팅, 웹, 피드백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를 놓고 21세기형 경영이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무척 흥미롭다. 어머어마한 규모의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이야기가 나오다가 어느 순간 프리랜서와 프리에이전트 이야기가 나온다. 최첨단 웹과 IT 기술을 이야기하다가 어느 순간 육군사관학교와 스포츠 코치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규모와 분야가 다르더라도 '경영'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일관성은 끝까지 유지한다. 학제간 연구 방식을 연상하게 만드는 이런 접근 방법은 '아하! 다른 곳에서는 이런 식으로 일을 풀어나가고 있구나'라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요즘 나오는 유형어로 '매시업(!?)'이라고나 할까?



이 책에서 특히 B급 프로그래머의 주목을 끈 부분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프리에이전트로 대변하는 자영업자(?)이고 다른 하나는 일과 삶에 대한 조화이다. 요즘 들어와서 '늙은 프로그래머는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안정과 조화, 일과 삶에 대한 고민에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서 어느 정도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다. 다른 부분은 슬쩍 건너뛰더라도 이 책에서 다니엘 핑크가 쓴 '프리에이전트 시대가 오고 있다'와 키스 해먼드가 쓴 '읽과 삶의 조화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꼭 읽어보기 바란다.



뱀다리: 직전 문제에 대한 답을 공개할 시간이 왔다. '오마바오바마'라고 답한 분들이 많을텐데, 놀랍게도 '매케인'이다. 이 한 문장만 보더라도 '매케인'은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2MB'는? 소통 잘 되는 오른쪽 집토끼(?)들과 자화자찬하며 식사나 맛있게 하시길...



EOB

화요일, 10월 02, 2007

[독서광] 세팅 더 테이블



간단하게 문제 하나 내겠다. 식당 경영자로서 배려의 우선순위를 따져볼 때 다음 이해관계자 중에 누구를 가장 선두에 둬야 하나?




  • 손님
  • 투자자
  • 직원
  • 납품업자
  • 지역사회


세팅 더 테이블은 '투자자'나 '손님'이 아닌 '직원'을 가장 높게 배려한다는 철학으로 뉴욕에서 각종 미디어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는 여러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대니 메이어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서술 대상이 최첨단 기업이 아니라 식당이라고 해서 이 책을 무심코 지나칠지도 모르겠지만 솔직히 어느 분야에서도 유사한 이해 관계자가 존재하므로 책을 읽다보면 응용할만한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앞에서 소개한 이해 관계자를 IT 업계로 바꿔보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 손님 --> 고객
  • 투자자 --> 투자자
  • 직원 --> 개발자
  • 납품업자 --> 3rd party 또는 component 제공자
  • 지역사회 --> 개발 공동체


세팅 더 테이블은 단순히 "내가 멋진 식당을 만들어서 좋은 메뉴를 제공했더니 손님이 들끓어서 성공했다. 역시 난 잘 난 놈이야"라는 천편일률적인 성공 스토리에서 벗어나 각기 다른 개성을 보여주는 레스토랑을 하나둘씩 확장해나가면서 겪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조금 색다르다고 볼 수 있다. 식당 부지를 선정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이야기, 좋은 조건으로 입점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을 때 자기 경영 철학과 문맥(context)이 맞는지 거듭 고민하는 이야기, 음식점 평론가로부터 공격을 받고 난처한 상황에 몰린 이야기, 중요한 손님인지 모르고 푸대접했다가 혼쭐이 난 이야기, 오버부킹하는 바람에 항의가 벌어진 이야기... 여튼 식당을 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간접 체험하도록 만들어주므로 재미는 물론이고 장래 통닭집이라도 열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교과서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레스토랑은 자고로 분위기, 음식이 좋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대니 메이어는 여기에 고객과의 관계를 강조한다. 고객의 취향, 특성을 반영한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최전방에 서 있는 직원들(특히 에이컨이 꺼져버렸을 때 고객이 아니라 데스크 예약 담당 직원부터 선풍기를 구매해서 지급하는 일화를 읽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부터 배려하는 철학도 바로 고객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안겨줘야 한다는 경영 철학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식으로 직원을 신뢰하고 믿기 때문에 불만이 가득한 고객이 "당장 지배인 불러와!"라는 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전에 알아서 종업원들이 자기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보너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옛날 다니던 회사에서 구내 식당을 외부에 위탁해서 운영하려고 할 때 겪은 일화가 생각났다(그 당시 나는 구내 식당 추진 위원회 소속이었다). 떨어진 팀 중 아직도 생각나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는데 잠깐 소개해볼까?


  • 질문: 기존에 큰 식당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굳이 접으시고 구내 식당을 운영하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대답: 식당 규모가 상당히 커서 지금 종업원이 다섯 명인데, 이 친구들이 너무나도 말을 안 들어서 지쳤답니다. 이제 규모는 작지만 사람 스트레스 덜 받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나중에 최종 평가 과정에서 나는 강력하게 이 팀을 떨어뜨리자고 주장했다. '종업원'도 제대로 관리 못하는데 그 많은 '회사 식구'들을 어떻게 관리(?!)하겠는가? '세팅 더 테이블'을 읽다보니 그 당시 내가 내린 판단이 너무나도 정확했음을 깨닫고 있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