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구매해서 읽어본 다음에 B급 프로그래머에게 선물한 꼬양이 군(꼬양이 군 맥주 한 잔 사줄께. 낄낄)도 말했지만, 아마 사회 초년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뭐 이런 내용이 다 있어?"라고 버럭! 화를 내며 책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회사 좀 다니고 늙어가다 보니 이런 부류의 책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닿으며 주마등처럼 몇몇 인물들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은 이솝우화를 하나 제시한 다음에 빗대어 마치 정글과도 같은 직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뭐 이솝 우화야 어릴 때부터 많이 봐왔기에 아주 친숙하지만 직장 생존 지침서에 등장하니 이건 또 색다른 맛이 느껴진다. 물론 책을 읽다보면 상당히 혼란스러운 구석도 존재한다. 어떤 이야기를 읽으면 특정 상황에서 이렇게 해야 할 듯이 느껴지다가 다른 이야기를 읽으면 반대로 해야 할 듯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고, 이 책에 나온대로 상황이 그대로 흘러가지 않는 사례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쓸모없거나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 어차피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정답은 없고 모순적인 상황에 부딪히기 마련이니까.
본문 중 뼈있는 조언 몇 가지를 정리해보겠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음지가 양지되고,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실력이 출중해도 주변의 견제를 받지 않으려면 겸손해야 한다. 일시적인 업적 달성과 상사의 칭찬에 고무돼 자만하게 되면 사자에 의해 장렬하게 전사해야 하는 상황이 반드시 생긴다.
성과를 칭찬받는다면 상사에게 공(功)을 돌려라.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상사의 도움이 있었다면 상사에게 동을 돌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딱히 방해가 되지 않았다 해도 상사에게 공을 돌리는 게 좋다. 대부분의 상사는 공을 상사에게 돌린 부하 직원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진다.
신입사원은 무조건 잘해줘라. 직장생활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는 한두 해의 짧은 기간이 아니라 10년, 20년 동안 긴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자기보다 직급이 낮다는 이유로 소흘하게 대하거나 무시한다면 참으로 아둔하게 처신하는 것이다. ... 인생은 반전과 반전의 연속이다.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을 궁지로 몰면 안 된다. 특히 유능하고 영리한 상대방을 공격하는 건 위험하다. 직장생활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다. 지금 다니는 직장뿐 아니라 동종 업계에서 생존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 어제의 부하 직원이 오늘 '갑'이 될 수 있고, 경쟁사 사장이 될 수도 있다. 유능하고 영리한 상대방을 공격하면 호된 반격을 받게 된다. 그리고 되돌아오는 반격의 강도는 자기가 가한 공격보다 훨씬 더 크고 치명적이다.
어떤 상사도 '하극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직의 생리를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극상을 허용하는 순간 자신도 하극상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 그는 부하 직원이 상사를 죽이는 것을 허용하는 조직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이 책 저자는 끝까지 살아남아서 보란 듯 최후의 승자가 되는 방법이 최고의 반란이라고 말한다. (특히 회사 생활이 어렵고 힘든 상황이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험하고 험한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면 좋겠다. 조금 경력이 쌓이고 고민이 많은 직장인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