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31, 2006

[독서광] 이유


지난번 영원한 이방인에 이어 KAISTIZEN님께서 보내주신 이유를 읽어보았다. 독서 감상문 몇자 적어본다.



구로사와 아끼라 감독이 만든 라쇼몽이라는 영화를 보면 똑같은 사건을 놓고 어떻게 사람마다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유를 읽으면서도 라쇼몽을 읽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얼핏 보면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다양한 등장 인물 사이에 이리저리 얽힌 관계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지은이의 글솜씨가 대단하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으니 말이다. 범인과 범인을 뒤쫓는 형사(또는 탐정 또는 누명자)에 초점을 맞춰 단편적인 인물 관계만 나오는 일반적인 추리소설과는 달리 딱히 특별한 주인공을 선두에 세우지 않고 다양한 가족과 인물 사이의 관계를 풀어나가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에 이유는 상당히 색다른 추리소설을 가장한 가족소설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유에서는 불특정 화자가 사건에 얽힌 관련자들을 인터뷰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는데, 이런 서술 기법으로 인해 다큐먼터리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소설을 읽다보면 지은이가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지는 않은지 종종 햇갈리기도 하니 말이다. 정통적인 추리 소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고 있기에(어떻게 보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따르고 있지만 지은이가 굳이 이 책을 추리소설로 한정짓겠다는 생각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그 만큼 위험도 높아졌지만(읽는 사람이 단서를 토대로 범인이 누군지 금방 눈치채면 끝이니까), 라쇼몽처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를 풀어 놓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두뇌 회전을 늦추면 안된다. 불필요한 내용을 흘려서 스포일러로 전락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줄거리나 인물 등은 소개하지 않겠다. :P



번역 상태는 나쁘지는 않고(일본이 한국이랑 그만큼 문화적으로 가깝다는 이야기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 참 역설적이지?), 페이퍼백 크기로 만들어서 휴대성도 뛰어나기에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읽으면 딱이다. 670페이지가 넘어가므로 페이지 압박이 있긴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재미있으므로 jrogue군은 출퇴근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저자도 아니고 역자도 아니고 jrogue군에게 조금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지명, 이름, 학교 등이 상당히 중요한 힌트를 주는데(예를 들어, 일본 지방마다 사람 성격이 다르고, 이름에 따라 성격이 묻어나오고....), 이런 정보가 모두 날아가바려서 좀더 재미있게 해석 가능한 장면에서 가슴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T_T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지만(소설을 많이 읽다보면 문화에도 익숙해지기 마련이니까.), 여전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일본 소설 몇 권을 더 읽어볼 계획이다.



처서도 지나고 새벽에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독서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본격적인 가을을 맞이하여 jrogue군의 물량 공세를 기대하시라. 책이 누적되면 당분간 목요일 뿐만 아니라 화요일에도 독서평을 올려드리도록 하겠다.



EOB

일요일, 8월 27, 2006

[일상다반사] Software Conflict 2.0 번역 소식



jrogue 블로그 애독자분 중에서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께서 지으신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Facts and Fallacies of Software Engineering)라는 책을 읽어본 분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jrogue군도 날카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 얽힌 현실 분석과 더불어 유머를 가미한 즐거운 내용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던 책이다(솔직히 번역서를 읽어서안 읽었기에 한글판이 어떤지는 잘 모른다).





"소프트웨어 공학의 사실과 오해" 후속타로 독자 여러분의 열렬한 성원에 힘입어 이번에 글래스 큰 형님께서 예전에 집필하셨던 Software Conflict를 판올림한 Software Conflict 2.0을 developer.* Books에서 펴냈다. Software Conflict 2.0에는 전체 280페이지 분량에 걸쳐 총 60여편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한 짤막한 수필이 들어있으며, 과거에 작성했던 1판 내용에 시간이 흐르면서 바뀐 새로운 내용을 추가했기에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과거와 현재를 비교 조망해보는(뭐가 바뀌고 뭐가 바뀌지 않았는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마침 어떻게 Self-Service Linux 번역이 마무리 되는 시점과 잘 맞물려서 연결이 되었기에 Software Conflict 2.0을 jrogue군과 해님이 번역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참고로 원서 편집 상태가 한국 사정에는 잘 맞지 않기에 출판사에 각별히 부탁해서 한국어판에서는 가독성이 훨씬 좋도록 만들 계획이므로, 혹시 원서 편집 상태에 절망하신 분이라면 기대하셔도 좋겠다.



당근 베타리더 모집 들어간다. 기존 베타리더 분들 중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신 6~8분 정도를 선별해서 모시고, 나머지 새로운 신입 멤버를 4분 정도 모시도록 하겠다. 베타리더 지원 조건은 다음과 같다(물론 아래 모든 조건을 다 충족할 필요는 없다).




  • 소프트웨어 공학 부문에 관심이 많으신 분
  • 현재 블로그, 개인 홈페이지, 위키 등을 운영하고 계신 분
  • 책을 좋아하시는 분


베타리더 지원은 이 글에 댓글을 다시고 jrogue 에뜨 gmail 쩜 com으로 간단한 자기 소개를 적어서 보내주시면 되겠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대하겠다. 꾸벅~ --> 추가: 모집 마감되었으므로 더 이상 베타리더 신청을 받지 않습니다. 8월 30일(수)에 전체 공지가 나갈 계획이므로 지원자 여러분께서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뱀다리) 한국어판 Software Conflict 2.0에는 한국 독자를 위해 로버트 L 글래스 큰 형님께서 특별히 한국어판 서문을 써주셨는데, 여기서 개인적인 비밀이 밝혀진다. 책 출간 날짜만 기대하시라.



EOB

토요일, 8월 26, 2006

[일상다반사] 불여우에서 확장 설치에 3초를 기다려야 하는 이유

Race conditions in security dialogs라는 블로그 아티클을 읽어보면 불여우에서 확장(extension)을 설치할 때 3초를 꼭 기다려야 하는 이유가 나온다. 실제로 확장 설치 대화상자에서 설치 버튼이 활성화할 때까지 답답했던 분이라면 조금이라도 속이 시원해지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영어 압박을 느끼는 분을 위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런 지연 설치는 흑심을 품은 개발자가 교묘하게 악성 프로그램을 불여우 XPI로 만들어 놓고 특정 홈 페이지에서 Captcha(이게 뭐냐 하면 jrogue군 블로그에서 코멘트를 달 때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글자를 입력하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문자로 only와 같은 'y'자가 들어가는 문자열을 보여준 다음, 순진한(?) 사용자가 n자를 입력할 무렵 설치를 위한 대화상자가 뜨고 계속해서 입력된 y자가 설치를 승인하도록 경쟁 조건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임시변통(workaround)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런 깊은 뜻에 감동을 먹은 jrogue군이 조금더 깊숙히 들어가보니 버그질라에 흥미로운 내용이 올라와 있었다. 영리한 악당이라면 마우스 클릭등과 같은 엑션을 통해 게임등을 즐기도록(?) 만들어 놓고 방심한 틈을 타서 대화 상자의 '예'로 마우스 클릭을 넘겨 숫제 브라우저 보안을 해제해버리거나 악성 프로그램을 가볍게 설치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보안 관련 대화 상자 흔들기(화면 특정 위치가 아니라 대화상자가 매번 임의의 화면 위치에 뜨도록 만드는 기법)와 마우스/버튼 이벤트가 실수로 일어나지 않도록 설치 지연이 투표에 붙여졌는데, 정신 사납다는 의견이 많아서 결국 설치 지연 기법이 채택된 모양이다.



하지만 설치 지연 기법에도 문제가 존재한다. 사용자에게 여러 가지 복잡한 요구 사항을 던져 놓고 설치가 활성화될 때까지 5초 정도 충분히 시간을 끌게 만든 다음에 악의적인 이벤트가 발생하도록 만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면 귀차니즘에 물든 사용자가 설치 지연 값을 해킹해서 0으로 만들면?



이래서 보안은 늘 어렵다.



EOB

목요일, 8월 24, 2006

[독서광] 상사 사용설명서: 억울한 직장생활은 가라!



직장 생활을 좀 하다보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정치적인 권력 투쟁에 신물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강건너 불구경 하듯이 그냥 남의 일인양 넘어가면 좋겠지만, 종종 자기도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 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파워 게임은 늘 골칫거리다.



엊그제 평가(?)를 위해 책을 한 권 받았는데 바로 직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정치 권력 투쟁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를 알려주는 내용을 담은 "21 Dirty Tricks at Work"를 번역한 "상사 사용 설명서: 억울한 직장생활은 가라!"이다. TV나 신문에서 사기꾼이 쓰는 수법을 널리 보도하면 이를 최대로 이용하는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 책을 몇 페이지 보는 순간 마키아벨리적인 상사가 먼저 이 책을 손에 넣을 경우 발생할지도 모르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상사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이 책을 상사보다 먼저 손에 쥐는 수 밖에...



책 구성을 보면, 우리 직장 생활에서 흔히 일어나는 각종 정치적인 시츄에이션을 소개한 다음에 여기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에 들어간다. 여기서 분석으로 끝났다면 jrogue군이 눈을 반짝거리면서 즐겁게 책을 읽지 않았을 텐데, 이 책의 최대 강점인 진단과 대처방안이 톡 튀어나온다. 더러운 수법이 조직과 피해자 가해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숫자로 정량화시켜 표현하는 동시에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거나 빠지더라도 최소한으로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 잘 정리되어 있다.



물론 정치적인 상황이 한결같을 수 없기에 진단과 대처방안도 모든 경우에 적용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각도로 정치적인 난관을 돌파해야할지 알려주는 지침이 되기에 특히 정치적인 작업에 능숙한 상사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기만 한 차칸 회사원이라면 이 책을 읽고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떻게 처신했어야 하는지 조금이라도 감을 잡게 될 것이다.



정치가 싫으니까 이런 책이 필요없다는 분들께서는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젝트 관리 16장을 한번 읽어보시라! 정치는 필요악이고 잘만 사용하면 사람과 조직을 제대로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 좋겠다. --> 그렇다고 해서 일을 안하고 정치만 하라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EOB

[APM] '[6장 보충] 조용한 회의'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이 올라왔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jrogue군에게도 좀 알려주시라~



EOB

월요일, 8월 21, 2006

[일상다반사] KLDP 10주년 기념 행사

국내 리눅스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KLDP의 10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1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9월 17일에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 모양인데, jrogue군도 '고급 디버깅 기법'이라는 제목으로 기술 세션을 하나 맡아서 1시간(13:30~14:30)동안 강의하게 되었다.



혹시 관심이 있을지도 모르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jrogue군이 맡은 세션을 요약해보았다:

x86, x86_64, arm 아키텍처에서 스택과 관련한 디버깅 기법을 소개합니다. 스택 프레임과 스택 동작 방식, 함수 호출 규약과 ABI을 설명하며, 앞서 배운 이론을 토대로 gdb와 같은 디버그를 사용하지 않고 (문제 발생시 제조사에 필요한 정보를 보내는 상용 프로그램처럼) 프로그램 내부에서 스택 프레임을 역추적(backtrace)하는 방법까지 실제로 다룹니다.



내용이 재미있어 보이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 등록하러 가시라~



EOB

일요일, 8월 20, 2006

[영화광] 마이애미 바이스



8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추억의(?) 외화인 마이애미 바이스를 영화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급히 표를 끊어서 영화관에 왕림하지 않을 수 없었던 jrogue군. 오늘도 혈혈단신 조조 영화 관람기를 여러분께 올려드리겠다.



마이애미 하면 지천에 널려있는 죽죽 빵빵한 선남 선녀, 시원한 모터보트와 스포츠 카, 멋진 해변 풍경, 그리고 범죄(?)가 떠오른다. 헐리우드가 이런 좋은 소재거리를 두고 그냥 넘어가면 섭하겠지? 이미 짐작했듯이 마이애미 바이스는 마이애미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두 형사의 활약상을 그린 전형적인 버디 무비라고 보면 되겠다. 따라서 뻔한 결론을 향해 어떻게 긴박하고 사실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미 '히트'를 통해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은 마이클 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에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그냥 지극히 평범한 시간 때우기 영화로 망가질뻔 했다. 그만큼 잘 알려진 소재를 택하면 위험하다.



블록버스터라고 구라를 친 'Lord of War'와 마찬가지로 마이애미 바이스도 언론에서 이미 올 여름 마지막 블록버스터라고 구라를 친 듯이 보이는데, 화끈하게 때려부수고 쏘고 죽이고 터트리고 난리치는 영화를 기대하고 갔다면 대략 당황스러운 광경을 보게 된다는 스포일러 아닌 스포일러를 미리 알려드린다(액션 팬이라면 꾸벅꾸벅 졸 가능성이 너무 높다). ;) 마이애미 바이스도 전작인 히트와 마찬가지로 심리 묘사와 인물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히트와 마찬가지로 도심에서 벌어지는 화끈한 총격전 보너스는 끝부분에 등장하므로 이걸 기대하고 가신 분이라면 최소한 본전은 건질 것이다.



jrogue군이 마이애미 바이스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우리의 섹시 가이인 콜린 파렐(소니)이 우두머리 정부인 공리(이사벨라)와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우두머리와 처음 만난 다음에 밴을 타고 떠나가면서 애처롭게 소니를 바라보던 이사벨라의 눈초리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울뻔했다. 결론적으로 jrogue군은 치고받는 액션과 범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 이야기를 한편 보고 나왔다. 뻥 뚫린 가슴이 너무 아프다. T_T



EOB

토요일, 8월 19, 2006

[일상다반사] 살다보니 이런 일도... 경품 당첨

7월에 조금 무리해서 책을 왕창 샀더니 이런 이벤트에 당첨되어 요런 5만원짜리 선물이 날아왔다. 솔직히 jrogue군이 지금까지 현금으로 받은 경품 중 최고 기록이 5천원짜리 복권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이 터졌지? 물론 경품을 바라보고 책을 사지 않았기에 jrogue군은 정말로 이런 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다. 기분이 무척 좋아져서 오늘 퇴근하다 고양이군이랑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셨다.



집에 돌아와서 이벤트 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4만원 이상 교보 국민카드로 결제한 회원에 대해 1만원당 1번씩 추첨기회를 줬다고 한다. jrogue군이 거의 20만원 넘게 샀으니 결국 복권 20장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셈이다. T_T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지? 하지만 jrogue군이 경품에 걸렸다고 배아파하지 마시라. 아직 여러분에게도 8월 달 추첨 기회는 있다. 혹시 가을에 책을 사려고 벼르고 있는 교보 국민카드 회원들께서는 눈 감고 이번 달에 그냥 지르시길...




보너스 뽐뿌질 타임: 여러분 주머니를 가볍게 만들어서 정말 미안하다. :P


  • 교보문고 원서 할인 쿠폰으로 사고 싶은 책을 싸게 구입하시라.
  • 교보문고 주말 구폰도 받기 바란다.
  • jrogue군이 기대하고 고대하던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파이트 클럽이 포노에 예약판매로 떴다. 2장짜리 스페셜 버전을 추천하며, 절판되기 전에 빨랑 구매하러 가시라.



EOB

목요일, 8월 17, 2006

[독서광] 영원한 이방인



KAISTIZEN님께서 보내주신 '영원한 이방인'을 아끼고 있다가, 지난 주말 부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 방에 독파해버렸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어떻게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원한 이방인'은 한국 사람인 이창래씨가 영어로 쓴 소설을 다른 사람이 다시 번역한 책이다. 안정효씨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책을 내긴 했지만, 정말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 소설가는 이창래씨임이 분명한 듯이 보인다. 절제된 문장, 가슴을 찌르는 듯한 내용, 개성있는 인물 묘사와 탄탄한 사건 전개는 우리가 가상적으로 꾸민 이야기에 불과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전체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 용어로 정리하자면) 흥신소 직원인 헨리 박이 뉴욕 시장 후보이며 한인인 존 강의 뒷조사를 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다고 쉽게 정리가 가능한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아내, 동료, 주변 사람을 아우르는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엮듯 치밀하게 옭아매어버리므로 흔히 흥신소를 다루는 3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원한 이방인'이 jrogue군을 감동시킨 이유는 비단 외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늘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소설을 읽으면서 동감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주인공인 헨리 박이 jrogue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니 우울해졌다.



이 책을 진작에 읽었다면 jrogue군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다른 사람과 술 마실 때 자기가 맛이 가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편을 택시를 태워 보낼 때까지 멀쩡해야 한다는 '택시 법칙'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으리라...



EOB

화요일, 8월 15, 2006

[APM] ' [5장 보충] 아폴로 13호 프로젝트와 창의성' 올라갔습니다.

jrogue군과 해님이 운영하고 있는 APM(The Art of Project Management) 블로그에 새 글을 올렸다. 감동적이기까지 한 아폴로 13호 프로젝트 이야기를 읽어보시라.



EOB

목요일, 8월 10, 2006

[독서광] Windows CE 실전 가이드



기존에 나왔던 Windows CE 관련 서적이 주로 BSP 이식을 빙자한 무의미(?)한 클릭질 방법을 다루고 있었다면, 이번에 에이콘 출판사에서 새로 나온 Windows CE 실전 가이드는 이름에 걸맞게 실전에서 필요한 고급 내용을 담고 있다. Windows CE 실전 가이드는 플랫폼 빌더 사용법부터 시작해서 부트로더, OAL 포팅, 디바이스 드라이버 이론과 제작, 타겟 시스템 포팅에 이르기까지 윈도우 CE를 사용해서 실제 개발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내용을 제대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최대 강점은 현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이 책에 그대로 나온다는 사실이다. 즉 안되면 얼렁뚱땅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는 대신에... 문서화가 안되어 있고, 예제가 없고... M$입장에서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적나나하게 나온다. 입바른 소리만 나오는 책보다 실제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책이 더 재미있다는 사실은 jrogue군이 강조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을 테다.



윈도우 CE 맹이었던 jrogue군까지도 이 책을 읽고나서 윈도우 CE로 개발해도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니 상부의 압력에 못이겨 기존 윈도우 CE로 얼렁뚱땅 개발을 끝낸 개발자라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내공을 강화시키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실전에 필요한 내용이 많다는 이야기다. 당분간은 이 책을 능가할 윈도우 CE 책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jrogue군이 집필한 "IT EXPERT, 임베디드 리눅스"와 마찬가지로 Windows CE 실전 가이드도 당당히 센츄리온(?) 클럽에 가입했다는 초보 개발자에게는 치명적이 될지도 모르는 문제점이 있다. 오탈자, 논리적인 오류, 비문, 원시 코드 오류 등이 지뢰밭처럼 본문 곳곳에 널려있으니 재주껏 잘 피하시기 바란다. 급한대로 출판사쪽에 문제점을 보고해 놓은 상태이므로 2쇄에서는 수정이 이뤄질 듯이 보인다.



추가: 정오표가 출판사에 올라왔다. 이 책 1쇄를 구매하신 분이라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란다.



EOB

화요일, 8월 08, 2006

[끝없는 뽐뿌질] 맥 프로와 레오파드 프리뷰



WWDC에서 선보인 물건은 아이포드도 아니었고 WMwrae도 아니었다. 바로 기존 G5 데스크탑을 대체할 제온 듀얼 코어 기반의 맥 프로! 하드웨어 명세를 보면 정말 강력하다는 느낌이 든다.


  • CPU: 2, 2.66, 3GHz Dual-Core Intel Xeon 두 개
  • 그래픽:

    • NVIDIA GeForce 7300 GT with 256MB of GDDR2 SDRAM, one single-link DVI port, and one dual-link DVI port
    • ATI Radeon X1900 XT with 512MB of GDDR3 SDRAM and two dual-link DVI ports
    • NVIDIA Quadro FX 4500 with 512MB of GDDR3 SDRAM, two dual-link DVI ports, and one stereo 3D port

  • HDD: SATA 슬롯 네 개
  • ODD: 16x SuperDrive with double-layer support (DVD+R DL/DVD±RW/CD-RW)
  • PCI Express Bus: 세 개
  • 네트워크: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 두 개, 무선 랜과 블루투스는 옵션
  • 연결 장치: FW800 두 개, FW400 두 개, USB 2.0 다섯 개, 광입출력 단자



X1900XT랑 FX4500에 듀얼 링크 DVI 포트가 두 개나 달려있다니...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사람들이 대략 좌절 모드로 갈 뻔했지? 팍팍 내려간 시네마 디스플레이 가격을 한번 보자.


  • 20인치: 699달러 --> 한화로 약 80만원 할거다.
  • 23인치: 999달러 --> 한화로 약 110만원 할거다.
  • 30인치: 1999달러 --> 한화로 약 220만원 할거다.



마지막으로 베일을 벗은 레오파드 기능 중에 특이한 녀석을 살펴보자. 내년 초에 나오면 안 지를 수가 없게 만드네? T_T




  • 타임머신: 시스템 전체 백업과 복원을 자유 자재로 --> 디스크 공간만 충분하다면 정말 좋은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 스페이스: 가상 데스크탑 화면을 운영체제에서 지원한다 이거지.


아침부터 뽐뿌질 받았으니 이제 지를 일만 남았다. 가장 먼저 시들했던 시네마디스플레이 구입 계획을 다시 추진해야 할 듯. ;)



EOB

일요일, 8월 06, 2006

[영화광] 블루레이 vs HD-DVD



요즘 한창 HDTV가 많이 팔리면서 HD 컨텐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지상파 HD 방송을 녹화한 다음에 봐도 되지만 최신 영화 등을 감상하려면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저해상도(720x480i) DVD로 만족하기에도 아쉬우니 뭔가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 이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나온 새로운 DVD 방식이 바로 블루레이와 HD-DVD이다. 오늘은 이 두 규약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은 비디오 테이프 하면 VHS가 떠오르지만, 과거 비디오 테이프 전쟁이 한창일 때는 베타방식과 VHS 방식이 불꽃 튀는 접전을 벌였다. 결국 컨텐츠가 풍부한 VHS가 대승을 거두고 소니 베타 방식은 방송국 내부에서 사용하는 고가 장비 표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새로운 DVD 규약을 보니까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슬슬 블루레이와 HD-DVD를 탑재한 노트북이 하나둘씩 나오고(아직 광학 드라이브 가격만 1000불이 넘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T_T), XBox 360에는 옵션키트 형식으로 HD-DVD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블루레이가 장착되어 나온다는 말에 소비자들은 들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영화관과 경쟁이 가능한 full HD 컨텐츠(1920x1080p)이므로 아직 컨텐츠가 많이 풀리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긴하다. 즉 지금 사봐야 당분간은 즐겁게 감상할 영화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블루레이와 HD-DVD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일까?




  • 해상도: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사실 중 하나는 블루레이와 HD-DVD 해상도이다. 블루레이가 더 해상도가 높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둘 다 1080p를 지원한다. 하지만 HDTV나 재생기에서 1080p를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말짱 꽝이다. 재생기 초기 제품은 720p나 1080i로 다운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용량: 확실히 블루레이가 25G(싱글 레리어)/50G(듀얼 레이어)를 지원하므로 15G(싱글)/30G(듀얼)인 HD-DVD를 능가한다.
  • 비디오 표준: 둘 다 MPEG2/MPEG4를 지원한다.
  • 오디오 표준: 둘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와 DTS-HD를 지원한다.


용량을 제외하고는 화질이나 음질면에서 큰 차이가 없으므로 결국에는 지원하는 컨텐츠와 재생기 가격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HD-DVD가격이 블루레이보다 저렴하므로 당분간은 HD-DVD가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기술 발전이 워낙 빨리 이뤄지므로 대용량 블루레이에 대한 요구가 커짐으로 인해 오히려 사태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기에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jrogue군은 무엇을 선택할거냐구? 그냥 맘 편히 영화관에 갈거다. OTL



참고 URL:


  • http://hometheater.about.com/od/dvdbasics/a/bluhddvdinfo.htm
  • http://www.hometheaterblog.com/hometheater/2006/06/bluray_vs_hddvd.html





EOB

목요일, 8월 03, 2006

[독서광] 간만에 책 뽐뿌질~

교보문고에서 7월에 이어 8월에도 야밤 쿠폰(4만원 이상 구입시, 3천원)도 발급해주고, 영화관람이 불가능해진 SK 멤버십 포인트를 교보문고 쿠폰(월 1회, 2천원)으로 바꿔주는 행사도 계속하고 있으므로 여름 맞이 책 구매에 도움(뽐뿌질!)이 될만한 정보를 소개해드리겠다.



우선 SF 소설 100선을 소개한다. jrogue군도 워낙 SF 소설/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이런저런 SF 관련 서적을 많이 읽게 되는데, 이 목록을 보니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T_T



다음으로 장관들이 읽는 책을 소개한다. 정치인이 읽는다고 버럭!부터 하시지 마시고 혹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이 없는지 유심히 살펴보면 좋겠다.



쿠폰이랑 책 정보도 드렸으니, 휴가 기간 동안 즐겁게 읽어보시고 독후감 남겨주시기 바란다. :P



EOB

화요일, 8월 01, 2006

[끝없는 뽐뿌질] 맥북 사용기 추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으니 맥북 사용기를 추가해서 여러분을 뽐뿌질의 도가니로 밀어넣도록 하겠다. ;) 자... 시작한다.



여러분이 가장 궁금하게 생각할 윈도우 XP와 리눅스 사용에 대해 보고하겠다. 부트캠프를 사용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변덕을 부려서 paralles를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윈도우 XP SP2와 페도라 코어 5(FC5)를 설치했는데, 큰 무리 없이 잘 돌아감을 확인했다(IE가 jrogue군 펜티엄 III 500Mhz/윈도우 2000 환경보다 더 빨리 뜬다. 흑흑흑...). 하지만 여러 응용 프로그램과 동시에 돌리기 위해서는 메모리 증설이 필수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기본 메모리 512Mbytes로는 확실히 성능 문제가 있음을 밝혀둔다(거의 시스템이 설 지경이 된다). 그리고 윈도우 XP SP2의 경우에는 일부 몰지각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이 동작하면 바로 비정상 종료를 일으키므로 은행이나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들어갈 경우에는 애로 사항이 꽃필 확률이 높다.



다음으로 듀얼 코어 성능을 위해 몇 가지 재미있는 테스트를 해봤다. 바로 비디오 코덱 성능 테스트! 놀랍게도 맥북에 탑재된 맥 OS X용 퀵타임 플레이어는 H.264 1080p 스트림을 실시간으로 끊김없이 척척 풀어낸다. jrogue군 회사 책상에 놓인 펜티엄 IV 하이퍼스레드 3.6GHz 모델보다 성능이 월등한 셈이다. 또한 HDTV를 녹화한 tp 파일도 맥 OS X용 VLC를 사용할 경우 문제 없이 재생이 가능하다(하지만, 향후 tp 파일 재생 과정에서 화질 개선이 조금 필요한 듯이 보인다). 기존에 매킨토시 동영상 재생기로 이름을 날리던 MPlayer는 유니버설 바이너리를 따르는 VLC나 퀵타임 플레이어와는 달리 로제타로 PowerPC를 에물레이션 하는 관계상 tp 파일을 보면 많이 끊어진다.



CPU 성능에 이어 그래픽 성능을 한번 점검해보기 위해 다시 흥미로운 테스트를 해봤다. Fen?tres Volantes라고 3차원 화면 보호기(블록 상단 사진 참조)를 띄워봤는데, 이 화면 보호기는 현재 화면에 나타난 윈도우를 3차원으로 이리저리 회전시키고 아래쪽에 실루엣까지 표현하는 놀라운 시각 효과를 자랑한다. 화면 보호기 환경 설정에서 윈도우 개수를 늘일 수 있기에 이런저런 값을 넣어서 OpenGL 기능을 맘껏 쓰도록 만들어보았는데, 생각보다 GMA950 성능이 좋아 보인다. 물론 본격적인 3차원 게임을 하기에는 부족해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작업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할까?



mini DVI - VGA 변환기는 애플코리아 스토어에서 재고를 확보했기에 기념으로 하나 질러줬다. DVI - Composite 변환기를 선물 받았기 때문에 mini DVI - DVI 변환기도 조만간 질러버릴 가능성이 99.99%이다. :P



재미있는 가게에서 맥북 13인치용 Vyper XS2를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슬픈 이야기가 들어왔다. jrogue군은 예전에 구매했던 샘소나이트에서 나온 파우치를 그냥 사용하련다. 이 파우치는 14인치용으로 만든 제품이긴 하지만, 맥북 13인치가 가로가 긴 관계상 그럭저럭 잘 맞아 떨어져서 크게 불편함은 없다. 마구 마구 뽐뿌질을 하고 가지? :P



내친 김에 오늘 밤 시간을 조금 투자해서 이런 저런 프로그램 설치를 위해 유니버설 바이너리 소프트웨어를 검색해봤는데, 역시 인텔 코어로 이주한 다음에 시간이 좀 흘러서 그런지 몰라도 아기자기한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풀려있었다. 더욱 강력한 뽐뿌질을 위해 다음에 별도 지면을 빌어 소개하기로 약속을 드린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