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17, 2006

[독서광] 영원한 이방인



KAISTIZEN님께서 보내주신 '영원한 이방인'을 아끼고 있다가, 지난 주말 부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 방에 독파해버렸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어떻게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지 않을 수 있을까?



'영원한 이방인'은 한국 사람인 이창래씨가 영어로 쓴 소설을 다른 사람이 다시 번역한 책이다. 안정효씨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책을 내긴 했지만, 정말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인정받는 한국 소설가는 이창래씨임이 분명한 듯이 보인다. 절제된 문장, 가슴을 찌르는 듯한 내용, 개성있는 인물 묘사와 탄탄한 사건 전개는 우리가 가상적으로 꾸민 이야기에 불과한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준다.



전체 줄거리를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 용어로 정리하자면) 흥신소 직원인 헨리 박이 뉴욕 시장 후보이며 한인인 존 강의 뒷조사를 하면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룬다고 쉽게 정리가 가능한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면서 아내, 동료, 주변 사람을 아우르는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을 씨줄과 날줄로 엮듯 치밀하게 옭아매어버리므로 흔히 흥신소를 다루는 3류 소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영원한 이방인'이 jrogue군을 감동시킨 이유는 비단 외국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늘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을 소설을 읽으면서 동감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주인공인 헨리 박이 jrogue군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니 우울해졌다.



이 책을 진작에 읽었다면 jrogue군도 어려운 상황에 빠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다른 사람과 술 마실 때 자기가 맛이 가는 한이 있더라도 상대편을 택시를 태워 보낼 때까지 멀쩡해야 한다는 '택시 법칙'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으리라...



EOB

댓글 7개:

  1. 좋은책 소개 감사합니다.위시리스트에 넣어놨습니다. 벌써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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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복학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이제야 글을 읽었습니다. 얼마 전에야 알았는데 이창래씨의 소설이 모두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되어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점마다 꼭 한권씩 절판되어 있어서 여러군데 주문했는데, 어제 도착했네요.

    원서도 있지만 이창래씨 소설의 문체 수준이 제가 따라가기 힘들어서 번역서를 사게 됐습니다. 하지만 문체는 원서쪽이 훨씬 유려한데 제 부족한 실력이 못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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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rainblue님, 재미있게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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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재훈님, 내일부터는 '이유'를 읽기로 했습니다. 늘 좋은 책 소개시켜주시고 한걸음 더 나가 선물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 jrogue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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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SSL베타리더 유치훈입니다.
    이책이 번역서가 나왔군요.
    예전에 서점에서 "한국사람이 영어로 쓴책인가보다"...하면서 샀다가,
    너무 어려워서 유학가는 친구한테 줘버렸던 슬픈 책입니다. ㅡ.ㅡ;;
    번역서는 꼭 읽어봐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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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치훈님, 이런 슬픈 뒷이야기가... 이번 기회에 번역서를 꼭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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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교보문고에 진열되어 있는 원서를 봤을 때만 해도 별로 대단한 책이라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jhrogue님의 글을 읽고 책을 잡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술 분위기가 폴 오스터의 "달의 궁전"과 비슷하다는 느낌...
    아무튼 간만에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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