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30, 2007

[일상다반사] 국민건강보험 직장 -> 지역 변경시 보험료는 어떻게?



이번에 회사를 옮기면서 white hand 생활을 조금 오래했더니, 국민건강보험 직장 자격이 박탈되어 지역으로 옮겨졌었다. 며칠 전 나온 보험료를 보니 대략 좌절할만한 금액이 나왔는데... 회사에 다시 들어갔기에 직장 보험으로 바뀌어서 과연 이 좌절할만한 금액을 납부해야할지 납부하지 않아도 될지 궁금해졌다.



공단으로 전화를 걸까 하다가 혹시 몰라서 인터넷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자주 묻는 질문 FAQ 10선을 보니 당당히 3위에 올라있었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블로그 주인장의 경우에는 이번에 반드시 납부해야 한다. T_T



가입자의 자격이 매월 2일 이후에 변동된 경우에는 그 변동된 날이 속하는 달의 보험료는 변동되기 전의 자격을 기준으로 징수합니다.

따라서 9월2일 이후 입사를 하셨다면, 8월분은 전 직장에서 직장보험료를, 9월분(납부기한 10.10)은 지역보험료를, 10월분은 직장보험료를 각각 부담하시는 것입니다.


오늘의 결론: 회사 옮길 때도 날짜 계산 한번 잘해야겠다.



EOB

일요일, 8월 26, 2007

[독서광] 칼리 피오리나 - 힘든 선택들



HP CEO였던 칼리 피오리나가 쓴 '힘든 선택들'을 읽으며, 잭 웰치 자서전인 '끝없는 용기와 도전'이 생각났다면 블로그 독자 중에 웃는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좋다. 그렇다면 칼리와 잭 두 사람의 공통점부터 생각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둘 다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 _차가운_ 피가 흐른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그리고 '힘든 선택들'은 '끝없는 용기와 도전'과 마찬가지로 이런 차가운 피를 감추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한 자서전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힘든 선택들'은 철저히 피오리나 중심으로 모든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하긴 안 그런 자서전이 또 어디 있으랴만은...). 이렇다 보니 자기 반성과 진중한 고민은 찾을 길 없고 도식화되고 정형화된 (그리고 독자에게 감동을 선사하기 위한) 논리로 주변 상황 탓과 자화자찬하기에 급급하다. 여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IT 기업의 CEO 자리에 오르는 과정이나 굳어져가는 조직 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강력한 경영을 펼치며 수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일단 이 책을 읽고 나니 오히려 이해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이를 어쩐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피오리나가 이끈 HP와 컴팩 통합은 왕 삽질이라는 생각이다. 스토리지 쪽이 강했던 컴팩의 장점을 살리지도, 기업용 PC에 강점이 있었던 HP와 가정용 PC에 강점이 있었던 컴팩의 장점을 살려 PC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지도, 수익성 낮은 PC 사업에서 벗어나 기업용 서비스 기업으로서 탈바꿈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진흙탕에 빠진 상황에서 피오리나가 경질된 이유는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뱀다리: 블로그 주인장은 _똑똑한_ 여자를 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 피오리나가 똑똑해서 좋아했는데, 자서전을 읽고나서는 피오리나 점수를 많이 깎았다. T_T



EOB

금요일, 8월 17, 2007

[일상다반사] (납량특집) 펀드 투자가들이 환매에 나선다면?



어제 사상 최대의 주가 폭락으로 인해 안 그래도 더운 여름밤이 후끈 달아올랐을거다. 거의 투매에 가까운 행동양태를 보이며 출입구로 서로 뛰어가려는 개미들의 몸부림 속에 몇몇은 깔려서 중상을 입었을거고, 아직 출입구를 벗어나지 못한 개미들은 언제 빠져나갈지 도통 감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패닉 특성이 이러니 누구를 탓하랴?



천만 다행히도 어제 그 동안 끊임없이 유입된 펀드 자금을 통해 실탄을 두둑히 확보하고 있던 기관들이 엄청 활약(1조 이상 돈을 퍼부었으니... 근래 찾기 어려운 엄청난 투자 규모다.)해서 이 정도에 끝났지 안 그랬으면 여기저기서 곡소리 들릴뻔 했다. T_T



자, 그렇다면 오늘도 떨어지고 다음 주도 떨어지는 바람에 폭락장 속에서도 버팀목 구실을 단단히해온 펀드 투자가들까지 동요하면 어떻게 될까? 뭐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펀드 환매 요청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 기관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기 위해

    • 현금 보유를 위해 더 이상 주식 매입에 나서지 않으며
    •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현금화가 가능한 우량 주식을 마구 팔아치우기 시작한다.

  • 주가 폭락 속도가 늘어나면서 기관투자가들은 프로그램 매매를 실행하고, 개미들은 덩달아 주식을 투매한다.
  •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환매 요청이 늘어난다.
  • 그 다음은 말 안해도 알거다.


설마 이럴리가? 원래 말 중에 제일 무서운 말이 설_마_고,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웹 브라우저 버튼 한 방이면 바로 펀드 환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펀드 투자가들이 이성을 잃는 순간 주식 시장은 바로 뽕빨나는 거다(펀드 가입이나 추가 불입도도 무척 쉽지만 해지도 그 만큼 쉽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리고 상기 시나리오는 주인장이 지어낸게 아니라 뮤추얼 제국인 피델리티가 10월 19일 검은 월요일에 5억$ 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전후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본거다. T_T



EOB

목요일, 8월 16, 2007

[독서광] IBM 디벨로퍼웍스에 올라간 여름 무더위 퇴치 서평 2선

연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 이에 맞서 싸우기 위한 무기로 책을 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지난번 기고에 이어 '여름나기 책 2선: OS와 최적화의 상승작용 엿보기'라는 제목으로 컴퓨터 관련 분야 책 서평을 IBM 디벨로퍼웍스(한국어)에 기고했다.



참고로 이번에 소개한 책 두 권은 다음과 같다.



이번에는 독자 여러분을 위해 책 두 권을 엮어서 읽는 방법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한 힌트를 정리해두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때 아닌 늦더위에 모두 각별히 건강에 신경쓰시기 바라며!



EOB

수요일, 8월 08, 2007

[끝없는 뽐뿌질] 애플, 신형 키보드 선보여...

이번에 애플이 신형 아이맥이랑 아이웍스, 아이라이프를 선보였다. 여기저기서 소식을 물어다 주니 여기서 굳이 반복할 필요는 없겠고... 하지만 애플 키보드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아는 분은 아직 많지 않은 듯이 보인다. 신형 키보드가 어떻게 생겼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가장 먼저 무선 키보드이다. 블루투스를 지원하므로 인텔 CPU를 내장한 신형 매킨토시라면 큰 문제 없이 바로 연결이 가능하다. 숫자 키패드가 없으므로 이동성이 무척 높아졌다는 특징이 있다. 가격은 대략 9만원(미국에서는 79불) 선에서 결정나지 않을까 싶다.





다음으로 유선 키보드이다. 역시 숫자키를 지원한다. USB 2.0 포트가 두 개 나와 있으므로 주변 장치 연결이 편리해진다.





유무선 모두 알루미늄 아노다이징으로 만든 깔끔한 외형을 자랑하며(맥 미니/나노랑 잘 어울리겠다.), 엄청 얇다. 다음 그림을 살펴보기 바란다.





키감이 무척 궁금한데, 키 높이가 낮아서 맥북프로와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HHKPro가 없었다면 하나 질렀을지도... ㅎㅎㅎ



EOB

금요일, 8월 03, 2007

[독서광] Dynamics of Software Development



살다보니 어떻게(- 시시콜콜한 개인적인 이유는 생략 -) 회사를 그만두게 된 다음에 허탈한 마음으로 책장을 여기 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주인장 책장에 꽃혀서 불쌍하게도 자신히 읽히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책 백 여권 중에 운 좋게(?) 딱 걸린 책이다) 'Dynamics of Softeware Development'라는 금서(!)가 보여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거리다가 눈이 맞았다. 그리고... 사흘 정도 정신없이 읽었고, 울적하던 기분이 싹 가시면서 속이 다 시원해졌다. :)



초판이 1995년에 출간된 이 책은 2006년도에 새로 개정판이 나왔기에 출간 직후 구입해두었는데, 시간이 흘러흘러 거의 1년이 다 되어서 읽는 셈이다. 시간이 무척 지났기에 이미 번역서(성공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57가지 법칙)까지 나오긴 했지만, 이 책 원서 3판이 안 나온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마이크로소프트 사에서 비주얼 C++ 1.0 개발에 관여한 전문가(짐 매카시 큰 형님)가 적은 책이라고 해서 별 볼릴 없을거라고 쓰레기 통으로 집어넣으면 대략 자기만 손해가 아닐지 싶다.



긴 말 할 필요없이 이 책을 딱 한 줄로 요약하라고 하면 자신 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공식이다.



제품 = 팀


공식을 뜯어보자면, 제품을 보면 팀 상태를 알 수 있고, 팀을 보면 제품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말이며, 이는 이 책 1판이 쓰여진 10년 전이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변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적인 팀 역학 관계로 설명한다는 데 있다. 전반부에서는 팀을 어떻게 구성하고, 어떻게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며, 어떻게 용기를 북돋우며, 어떻게 고객을 만족시키며, 어떻게 경쟁사를 따라 아니 때려(?)잡으며, 어떻게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지를 다룬다. 그리고 중반부에서는 'The Art of Project Management'에서도 일부 다루는 빌드, 마일스톤, 일정 관리 기법을 정신없는 전장의 포화 가운데 평정심을 잃어버리지 않고 제대로 수행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후반부에서는 어려운 과정을 겪으면서 만들어낸 제품을 제대로 출시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데자뷰가 느껴지곤 하는데, 이 책이 기존 책 내용을 그대로 답습했다기 보다는 기존에 나온 서적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개념을 상당수 차용했다기 때문이다. 특히 스티브 맥코넬과 스캇 버쿤은 짐 매카시 큰 형님에게 많은 빚을 졌다는 생각이다.



책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의미 심장한 피카소식 그림(매카시 동생이 그렸다는 설이 있다)과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한 각종 문구가 상당히 난해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제품, 프로젝트, 팀 때문에 고민해본 개발자라면 한번 쯤 이 책에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 2007년도 소프트웨어 개발 부분 초강력 추천서로 이 책을 지목하겠다.



뱀다리: 번역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얼굴이라고 볼 수 있는 책 부제부터 번역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을 위해 문제점을 잠깐 짚고 넘어가겠다.



번역서에서는 부제를 "'무책임한 비난을 하지 말 것'외 56가지의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들"이라고 붙였다. 목차에 따르면 여기서 '무책임한 비난을 하지 말 것'은 규칙 4번인 'Don't flip the bozo bit'이다. 여기서 bozo가 바로 문제인데, bozo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어릿광대(clown) 이름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사 내부에서는 '자기 밥 값도 못하는 병신같은 XX'를 의미하는 속어(XX는 동물이 낳은 자식을 의미하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단어로 치환해라)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bozo 비트를 켜면 병신 취급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bozo는 '무책임'이랑 상관없다. 일을 시켜봤더니 아니면 말을 붙여 봤더니 마음에 안 들게 멍청하게 진행하면/대답하면(예: 열 받게도 일일 빌드를 두 번 이상 깨먹을 경우) 바로 주홍글씨가 이마에 팍 찍히면서 bozo 비트가 켜지는거다. 따라서 이 문구를 조금만 더 생각해서 번역했다면 '함부로 사람 병신 취급하지 마라' 또는 '멍청이 딱지를 무턱대고 붙이지마라' 정도가 되었을테다. 이 책을 구입해서 규칙 4를 보면 어릿광대 목을 비트는 그림이 나올텐데, 여기 설명이 '무책임하게 비난을 하지 말 것"이라고 붙어 있으면 과연 어느 누가 이해를 할까? 애꿎은 어릿광대(= bozo?)를 무책임하게 비난하지 마라? 글쎄올시다...



EO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