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월 21, 2010

[독서광] 히든 챔피언



책이 마음에 들지만 너무 두껍고 무거운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집에 책을 두고 틈틈히 읽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600페이지 밖(버럭!)에 안되지만 양장본에 두꺼운 종이를 사용한 히든 챔피언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 위해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는 주로 독일(+ 독일과 관련된 다국적 기업)을 다루기 때문에 처음 들어보는 낯선 회사도 많고 주변 분위기도 다르겠지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작고 강한 기업의 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름 배울 점이 있어 보인다.



우선 이 책의 제목인 히든 챔피언이 무엇인지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히든 챔피언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어야 한다.




  1. 세계 시장에서 1위, 2위, 3위를 차지하거나, 소속 대륙에서 1위를 차지해야 한다.
  2. 매출액은 40억 달러 이하다.
  3.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한다.


이렇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강력한 히든 챔피언은 전 세계의 시장을 지배하며, 눈에 띄게 규모가 성장하고 있으며, 생존 능력이 탁월하며,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전문적인 제품을 생산하며, 다국적인 기업과 경쟁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기적을 이룬 기업은 아니라는 특성이 있다. 특히 저자는 가장 마지막인 '기적을 이룬게 아니라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에 초점을 맞춰 히든 챔피언들의 목표와 비전, 시장 정의, 선택과 집중, 세계화, 혁신 기법, 조직 구조와 프로세스, 지역 조건, 기업 문화의 특징, 리더십을 설명한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성장과 시장지배력, 시장과 집중, 세계화, 고객과 서비스, 혁신, 경쟁, 자금 조달/조직과 주변 환경, 직원, 리더십, 진단과 전략개발이라는 큰 틀에 맞춰 히든 챔피언을 분석한다.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와 사례를 들어 설명하기 때문에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진이나 중간 관리층에서 바로 활용이 가능한 매뉴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가장 끝에 나오는 "히든 챔피언에게 배우는 교훈"은 앞서 다룬 여러 가지 분석 내용을 토대로 히든 챔피언 나름의 성공 요소를 일목 요연하게 요약 정리해주는 센스까지 발휘한다.



책에 나오는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다.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략의 포괄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절하게 언급했다. "전략은 함께 싸움터에 뛰어들어 현장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하고 수시로 전체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싸움터에서는 계획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은 한 순간도 현장에서 눈을 돌리면 안 된다."


젠하이저에 관해서는 이렇게들 말한다. "혁명이 아니라 진화가 회사를 강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기술적으로 대단한 제품들이란 실제로는 사소하고 작은 개선책들이 개발정책을 통해 나오게 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경제학자 스테번 브라크만과 카를 반 마레빙크는 그들의 논문 "결국은 큰 세계다"에서 토머스 프리드먼의 주장("세계는 평평하다": 경제에서 공간적인 거리가 더 이상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환상의 왕국으로 인도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사람은 만일 두 국가 사이의 거리가 10% 늘어나면 무역은 9% 가량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장 훌륭한 언어는 고객들이 구사하는 언어다.


대부분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사들 역시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자신의 성공이 마법 덕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신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아주 사소한 부분을 약간 더 잘하거나 좀더 지속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테오도르 레빗 교수는 이 점을 두고 한때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지속적인 성공이란 자신에게 적합한 일에 끊임없이 집중해서 매일매일, 사소하지만 수 많은 일들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작은 기업에서 성공을 어떻게 달성할지 고민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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