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9월 27, 2017

[일상다반사] 그림의 마술사 : 에셔전

최근 재개봉한 인셉션을 다시 보면서 느꼈지만,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하나만 뽑으라고 하면 펜로즈 계단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하겠다.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촬영감독의 고생으로 탄생한 이 장면이 인상깊은 이유는 꿈 속의 꿈을 다루는 재귀적인 주제와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펜로즈 계단이 유명해진 계기는 위키피디아에도 잘 나와있듯이 에셔의 Ascending and DescendingWaterfall 작품으로 보면 틀림없다. 이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림의 마술사 : 에셔전을 관람하면서 가장 눈여겨 본 두 작품이었다.

에셔 전에 소개된 전시 작품 수는 100여 점 정도였지만, 감상하느라 두 시간 넘게 꼼짝 못하고 잡혀 있었다. 관람을 하면서 잘 몰랐던 사실을 몇 가지 알게 되었는데, 에셔는 초기에 상업 디자인과 풍경화(!)를 그렸으며, 초기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목판화와 석판화 부문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정통적인 화법을 구사하다가(어릴 때부터 정통 회화에 도가 통했던 피카소를 생각하라!) 여러 나라로 여행을 다니면서 기하학적인 무늬에 빠져들게 되며 이후 여기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작품을 만들게 된다. 에셔는 예술 분야보다 오히려 수학과 컴퓨터과학 분야 사람들에게 더욱 더 잘 알려졌으며 더글라스 호프스태터괴델, 에셔, 바흐 책에서도 한 축을 맡을 정도로 수학과 인공지능 부문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에셔전은 오는 10월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진행되므로 에셔 작품 애호가들께서는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전시 도록도 판매하므로 한 권 업어오면 좋을 듯.

뱀다리: 예셔전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작품 설명 번역 오류과 작품 크기(dimension) 오류가 눈에 들어와서 난감했다. 참고하시길... T_T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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