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월 27, 2007

[독서광] 구글 스토리



책을 구매하다보면 1+1 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번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과 마찬가지로 때로는 원래 책보다 끼워서 오는 책 내용이 더 좋은 경우를 만나게 되는데, 이번에 대박을 기대하고 심혈을 기울여 내놓은 '롱테일 경제학'이 그다지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자 급히 끼워팔기 행사에 들어간 찬스를 잡아서 따라온 '구글 스토리' 독서 감상문을 정리해보겠다.



우선 번역서 제목 자체는 대략 낛시성이라고 보면 되겠다. '검색으로 세상을 바꾼 구글 스토리'라고 붙여 놓았는데, 원제는 'The Search : How Google And Its Rivals Revwrote the Rules of Business And Transformed Our Culture'이다. 다시 말해 구글과 경쟁자들이 비즈니스 법칙을 바꾸고 우리 문화를 변화시킨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어쩌다 보니 구글의 시시콜콜한 기업 비밀을 다루리라는 제목이 붙고 말았다. 실제로 책 목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구글이 이야기의 중심이긴 하지만 끊임없이 경쟁업체 이야기가 등장한다.



마케팅을 위해 제목을 바꾼 정도는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하고, 본문 내용을 한번 살펴보기로하자. 이 책은 어느 정도 검색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는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만일 전문 검색 엔진 아키텍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심심풀이로 읽다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크라울러 잘못 풀어서 호떡집에 불난 듯이 아비규환인 상황에서 전화를 안 받아본 사람은 스탠포드 대학교 관리자가 구글 친구들에게 왜 그렇게 발톱 쑥쑥 냈는지 이해가 안갈테니까.



이 책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과거에서 현재로 거슬러 올라오면서 검색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으므로 과거에 역동적으로 터져나가던 상업적인 인터넷 초기 시절을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옛날 생각이 솔솔날지도 모르겠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검색 엔진처럼 보였던 알타비스타와 다양한 소스 코드와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며 늘 이런 천국이 어디 있냐라고 감탄을 거듭했었던 DEC가 운영하던 gatekeeper 이야기에 잠시 회상에 젖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평범한 옛날 이야기 나열에 그쳤다면 이 책은 뒷조사에 정신이 팔린 고만고만한 3류 언론인이 집필한 서적으로 끝났을테다. 이런 한계점을 넘어서는 이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별로 돈 안되는 듯이 보였던 검색을 경제에 연결시키는 비밀이다. 특히 오버추어를 세웠던 빌 그로스가 창안한 검색에 '가격'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시장을 합리적으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놀라운 아이디어는 기존 검색 세상과 새로운 검색 세상을 연결하는 강력한 연결 고리로 작용했다고 보면 틀림이 없겠다. 기존 전자 편지 시장에서 스팸의 공격에 모멘텀을 잃어버린 상황(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음이 온라인 우표제를 신경써서 도입하긴 했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과는 달리 검색 시장도 시장 경제 원칙을 도입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손(?)이 검색 엔진 우선 순위를 바꾸려는 치밀하면서도 악랄한 스팸 공격을 막아내면서 검색 엔진 생태계에 상당한 자생력을 제공함에 따라서 구글과 같은 회사들이 도약할 기회를 만들어줬다는 생각이다.



구글을 비롯한 검색 엔진 전반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꼭 읽어보기 바란다. 국내에서도 누군가 NHN을 이런식으로 분석해서 책 하나 안 쓰나?



뱀다리) 이번 기회에 마소에 실렸던 구글 특집 기사로 개발자 사이에 대 히트를 쳤던 개발자, 구글 신드롬에 빠지다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흥미로운 내용이 숨어있을테니까.



EOB

댓글 2개:

  1. 정작 구글 스토리라는 책은 따로 있더군요. 최소한 원제라도 표지에 보여주는 것이 원작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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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ink님, 본문에도 나오지만 저 역시 제목이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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