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9월 26, 2015

[독서광] 펭귄과 리바이어던

계속 독서를 하고 있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 미루다 추석 연휴를 맞이하여 하루 한 권씩 이야기 보따리를 풀려고 한다. 오늘은 1번 타자인 '펭귄과 리바이어던'이다.

책 제목에 나오는 펭귄은 여러분들도 이미 잘 알고 있는 리눅스 마스코트인 턱스(자유, 공유, 오픈소스)를 대표한다. 그렇다면 '리바이어던'은 무엇일까? 위키 백과 항목을 살펴보면 리바이어던은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가 1651년 출간한 책으로, 원제는 《리바이어던, 혹은 교회 및 세속적 공동체의 질료와 형상 및 권력》(Leviathan, or The Matter, Forme and Power of a Common-Wealth Ecclesiastical and Civil)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미 눈치채었겠지만, 리바이어던은 중앙 통제, 통치, 지도력을 함축하는 단어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책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책은 통제/경쟁과 자율/협력의 팽팽한 긴장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다. 부제인 '협력은 어떻게 이기심을 이기는가'는 이 책이 통제/경쟁이 아닌 자율/협력에 방점을 찍는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위키피디아, 유투브, 리눅스와 같은 오픈 소스를 비롯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인간의 선한 측면과 협력이 얼마나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설명한다. 물론 이 책은 무조건적인 인간의 선함을 강조하지는 않으며, 악한 면과 이기적인 면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바로 6장 '공평성의 다양한 기준'이다. 사람들은 공평성에 엄청나게 민감하며,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적인 이익도 포기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사람들은 '결과'의 공평성, '의도'의 공평성, '과정'의 공평성에 특히 신경 쓴다. '결과'를 놓고 보면 사람들은 다들 인정하는 규범 하에서 다른 사람들이 관련된 상호작용으로부터 각자가 얼마만큼 받는지 신경 쓰며, '의도'를 놓고 보면 사람들이 결과가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 불공평한 결과가 의도적으로 발생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신경 쓰며, '과정'을 놓고 보면 결과와 관련된 의도가 무엇이든 그 결과가 달성된 과정이 공평한지에 신경 쓴다. 따라서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위에서 소개한 세 가지 공평성이 무척 중요하다. 사람들은 시스템이 자신을 공평하게 대한다고 믿을 때만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조직의 일원이 되기 때문이다. 공평한 시스템은 생산적인 시스템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시스템이 공평하고, 시스템 하에서 수행하는 작업 결과가 공평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공평하게 대우할 마음이 있다고 믿어야만 생산적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

책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을 소개하면서 마무리를 하겠다.

사람은 살면서 서로에 대해 모험을 한다. 남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행동해보는 것이다. 물론 모든 이에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과 상호작용을 냉소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에 따른 예측보다는 훨씬 더 자주 그렇게 행동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인간이 번창한다. 적어도 아무도 믿지 못할 때보다는 훨씬 더 풍요롭게 산다.

보너스: 이 책 저자인 요차이 벤클러와 인터뷰를 진행한 기사를 소개한다. 총 3부로 나뉘어져 있으며,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면 이 책의 기본적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결론: 무엇보다 협력이 필요하지만 혼란 상태에 빠진 조직을 정상화하려 애쓰는 리더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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