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1월 10, 2018

[독서광]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오늘은 구글의 사람운영(일반적으로 인적자원이라고 부르는...) 부서를 맡고 있는 라즐로 복이 구글의 인재상과 사내 문화를 정리한 책인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를 소개하겠다. 한국어 번역서 제목이 조금 이상해서(회사 출근 = 자유???) 원서 제목을 살펴보니까 "Work Rules!: Insights from Inside Google That Will Transform How You Live and Lead"이었다. 유감스럽게도 원서 제목이 훨씬 더 책 내용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물론 출판사 마케팅 측면에서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구글 내부의 규칙을 중심으로 규모가 커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으면서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일반적인 회사는 직원이 늘어남에 따라 운영면에서 심각한 위기를 몇 차례 겪기 마련이지만 구글은 직원 규모에 비례해서 매출과 생산성이 같이 늘어나는 신기한 마법을 보여주므로 도대체 어떤 일이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이 책은 100%는 아니지만 구글의 독자적인 사람운영(!) 비법에 대해 살짝 힌트를 준다.

이 책을 읽는 과정에서 조금 주의해야 하는 사항이 하나 있는데... 성공적인 사람운영이 구글이라는 맥락에서 성공을 거둔 부분과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부분을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기업에서 실패 요인은 대부분 그대로 전철을 밟다보면 실패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성공 요인은 그 기업 특유의 맥락과 연계가 되어 효과가 발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따라하더라도 성공은 커녕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문에서 몇 가지 눈여겨봐야 하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산소 프로젝트(p294): 구글이 통 크게 자신들의 인적자원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만든 re:Work 사이트에도 정리된 내용이지만 구글은 2009년도부터 팀장을 대상으로 정량적인 자료를 수집해 좋은 리더의 조건을 정립해왔다. 그 중에 여덟 가지 관리자 특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좋은 코치가 된다
    2. 직원에게 권한을 넘기고 지나칠 정도로 시시콜콜 간섭하지 않는다
    3. 직원의 성공과 개인 복지에 관심을 가진다
    4. 매우 생산적이고 결과 지향적이다
    5. 소통을 잘한다. 즉 정보를 청취하고 공유한다
    6. 직원이 경력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7. 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명확한 전망과 전략을 가진다
    8. 팀과 직원에게 도움이 될 조언을 할 수 있는 직무상의 기술 능력을 가진다
  • 행동을 바꾸는 프로그램에 투자(p342): 흔히 학습 내용의 70퍼센트는 직무 경험을 통해, 20퍼센트는 코치나 멘토를 통해, 나머지 10퍼센터는 강의실 교육을 통해 습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편화되어 있는데, 구글에서는 이런 모호한 학습 방식 대신에 업무 수행에 얼마나 도움이 되며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학습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있다. 반응 평가, 학습 평가, 업무 수행 평가, 결과 평가를 통해 정상적인 학습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하므로 별도 글로 올려드리겠다.
  • 개인의 성과는 정규분포가 아니라 멱함수분포를 따름(p374): 노동집약적이고 기술이 제한되어 있으며 공간저인 이유로 최소/최대 생산이 제한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직원이 기록하는 성과는 정규 분포의 양상을 띄고 있다. 당연히 특정 직원이 아주 높은 성과를 내기가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멱함수 분포가 일반적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전체 생산의 10퍼센트는 상위 1퍼센트에서 나오고, 26퍼센트는 상위 5퍼센트에서 나온다. 다시 말해 상위 1퍼센트에 해당하는 직원이 평균적인 직원 열 명 몫을 하고, 상위 5퍼센트에 해당하는 직원은 평균적인 직원 네 명 몫을 한다. 따라서 최고의 직원에게는 최고의 보상이 이뤄질 수 밖에 없다(그렇지 않으면 열 명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니까...).
  • 기회, 절차, 분배의 공정성(p382): 사람은 공정성을 위해서는 자기 개인을 희생할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한다. 구글의 캐스린 데카스는 공정성이 틀어질 때 생기는 해악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공정성 인식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인식은 업무 현장의 거의 모든 것, 즉 자기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자기 업무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상사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그리고 자기가 조직에 얼마나 헌신하는지 등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
    구글은 분배 공정성이나 절차 공정성을 담보하지 못한 보상 프로그램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거나 폐지했다. 그리고 금전적인 보상보다는 특별한 경험 차원의 보상을 제공해 공개적으로 인정해주고 성과급과 주식의 제공 규모를 차별화해 사적으로 보상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결론: 회사 인적 자원 운영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지만 생산성이 낮은 대다수 회사는 이를 가볍게 여기는 성향이 있다(물론 겉으로는 인사가 만사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기는 한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구글처럼 따라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가치가 있을 것이다. C 레벨 임원분들은 물론이고 팀장들에게 추천한다.

보너스: 저자인 라즐로 복이 책 내용을 요약한 슬라이드를 한국어로 번역한 슬라이드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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