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주 동안 정말 정신없이 바빠서 서평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거미줄이 잔뜩 쳐진 블로그를 보며 한숨 쉬는 독자분들을 위해 오늘은 정말 간만에 서평을 올려본다.
오늘 소개할 책은 자그마치 2007년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띠지를 붙이고 나온 '이코노믹 씽킹'이라는 책이다. 하지만 주의할 사항은 괴짜 경제학과 경제학 콘서트에 이어 또 다른 멋진 책이 _아니_라는 사실이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함정에 쉽게 빠지기 쉬운 '기회 비용'이라는 주제를 다양한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내용 자체는 그리 새롭지도 않고 신선하지도 않다. 본문 설명이 꽝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VCR에는 왜 그토록 많은 기능들이 들어 있는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 들어가는 연구개발비는 고정비용이며, 대개의 경우 이미 개발된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는 데 드는 한계 비용은 그리 크지 않다'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초난감 기업의 조건'에서 릭 채프먼이 이야기하듯이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라이트 버전'을 극찬하는 기술 전문가들조차 자신들은 '헤비 버전'을 사용하듯이, 사람마다 '기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기능은 차이가 있으며 결국 가격 차가 엄청나게 나지 않은 이상 안전을 위해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소프트웨어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과연 VCR이라고 다를까? 아니라고 본다. 저렴한 '라이트' VCR에서 기존 '헤비' VCR의 기능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면 리모컨을 집어던질 사람도 분명히 존재한다. 상황이 이렇기에 다양한 기능을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쪽으로 연구를 집중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접근하는 회사가 승리를 거두게 된다(이렇게 되면 연구 개발비가 '고정'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애플 아이포드와 맥OS X이 아이리버/삼성 MP3 플레이어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비스타와 비교해서 기능이 단순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까? 글쎄올씨다.
결론: 이 책은 이리저리 아쉬움을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구매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면 '기회비용'(?) 측면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 본문 일부라도 꼭 읽어보기 바란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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