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2월 01, 2011

[독서광] 기업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

지난번에 소개한 R&D 혁신의 기술에 이어 액센츄어에서 만든 또 다른 책인 '기업 소셜미디어 활용 전략'을 출판사에서 선물로 받았다. R&D 혁신의 기술을 재미있게 봤으니, 후속타에 대해서도 기대치가 제법 높았다. 그런데, 막상 배송된 책을 받고 열어보니 페이지랑 텍스트 압박이 장난이 아닌지라... 전작을 따르는 형태를 기대했던 분들이라면 번역서인 이 책은 조금 다르게 읽을 필요가 있다. 우선 이 책의 성격을 한번 규명해보자. '엑센츄어 컨설턴트가 전하는 기업 소셜마케팅 가이드'라는 부제가 붙었듯이 이 책은 기업, 소셜, 마케팅과 관련한 책이다. 기술적인 접근 대신 상위 단계에서 전략적인 접근 방법을 따르므로(다들 아시겠지만, 엑센츄어는 컨설팅 회사다), 개발자들이 보기에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고, 기업의 높으신 분들과 소셜미디어를 담당하는 분들이 나침반으로 삼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이 책은 미국의 사례를 많이 들고 있지만, 한국 특성상 조만간 미국처럼(?) 되어버리릴 가능성이 높기에 미리 앞날을 예상하는 수정 구슬처럼 들여다보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니 최근에 터진 파워(?) 블로그 공구 사건, 나꼼수 열풍, 언론의 SNS 괴담, 정부 차원의 SNS 심의 규정등 이 오버랩되면서 현재 기업/정부 차원에서 소셜미디어에 대한 대응은 일반 대중을 도저히 못따라가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본문에도 여러 차례 나오지만 소셜 미디어의 대세는 막거나 거스를 대상이 아니며 이를 억누르고자하는 시도는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하므로 적극적인 대응(적극적으로 폐쇄하거나 검열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이해 관계자들은 모두 새겨 들어야 한다. 엉뚱하게 규제 안을 들고 나오거나 더 황당하게 (어떤 당처럼) 트위터 전문가를 초빙해 여론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말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다름 아니다.

자, 그러면 이 책의 내용 구성을 한번 살펴보자. 이 책은 5개 부에 18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장은 그 분야 전문가들이 집필했다. 따라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을 필요가 없으며 관심이 있는 분야를 먼저 보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마다 참고하면 되는 구조다. 기업을 위한 전반적인 소셜 미디어 전략, 소셜미디어에서 마케팅과 판매 기법, 소셜 미디어를 사용한 고객 서비스와 지원, 플랫폼 구축과 실행, 소셜미디어 성공을 위한 직원 능력 강화라는 큰 주제 아래 여러 가지 의미있는 내용이 등장하고 있다. 사례 연구가 더 많았으면 좋을 뻔 했지만, 아직은 소셜 미디어가 막 시작 단계을 벗어나 본 궤도에 오르는 중이므로 추가 데이터가 더 쌓이기 전까지 본문에 녹아 있는 내용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독자 여러분을 위해 본문에 나오는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대부분의 기업에 소셜미디어가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소셜미디어가 프로세스이지, 이벤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도 프로세스다 ... 그리고 브랜드 구축도 프로세스다. 반면, 기업 박람회 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이벤트다. 기업공개나 수술도 이벤트다. 이벤트는 비교적 관리하기도, 돈을 지급하기도 쉽고 흥미진진한 일이다. 프로세스는 긴 안목에서 결과를 구축하는 일이다.
지진에 비유하자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고객의 코멘트는 경영자들 대부분이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하지 않는 단순한 미진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영자들은 미진보다는 강진에 대응하는 데 훨씬 익숙하다.
쇼셜미디어 때문에 기업들은 부정적 피드백을 대단히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거기에 빠짐없이 응답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기업은 고객들의 말과 행동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부모님 말씀처럼 "말보다 행동"이다.
쇼셜미디어는 매일 24시간 운영되는 공개 채널이다. '업무 시간'도 없다. 페이스북은 절대 '폐점'하지 않는다.
세상의 많은 곳에서 정말 많은 고객이 한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때문에, 말하지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소셜미디어는 다른 고객 상호작용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양산한다.
핵심 영향력 행사자를 현명하게 타겟팅한다면 한 토픽에 관한 세상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상하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변환시키기 전까지 증기 기관은 상업적으로 성공할 거라는 기대를 별로 모으지 못했다.
소셜미디어에 편승한 소비자의 분노를 신속히 봉합하지 못하면 기업은 자사 브랜드 이미지가 무너지는 재앙을 그저 맥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은 세련된 답을 얻기보다는 적시에 신속하게 답을 얻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소셜미디어에 투자하면서 비용 절감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사실 소셜미디어 채널을 열면 처음엔 처리해야 할 고객 서비스 총량이 증가한다.
고객은 산 정상이라도 등정한 듯 온 세상에 마음껏 '소리 지를' 수 있다. 불만으로 신고된 내용이 사실이건 아니건 기업 입장에서는 막을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기업은 무엇보다 고객들이 어떤 불만을 얼마나 빠르게 퍼뜨리든지 통제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회사에 대한 불만을 포스팅하는 고객과 공개적으로 말싸움을 벌여서도 안 된다. 고객과 말싸움을 벌여서는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기업이 소셜미디어 대화를 청취하면 세상을 향한 새로운 창, 즉 세계 곳곳에 있는 지점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마치 각 지점의 카운터에 앉아 실시간으로 고객의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사실 "인터넷 세대들에게 이메일은 옛말이다. 이메일은 친구의 부모에게 정중한 감사 편지를 쓸 때나 사용하는 퇴물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은 기업 전반에서 수평적으로 왕래하지 않고 정보와 의사결정을 수직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에 정보와 의사결정의 속도가 느려지고 정보의 흐름이 제한되는 것이다.
고성과 기업들이 적응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기업을 지속적으로 설계 또는 재설계 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기업들은 언제나 사이버스페이스 접속을 금지함으로써 위험을 통제하려 했지만 소셜미디어에 관해서 만큼은 그런 노력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 접속을 막으려만 하지 말고 포용하려 노력해야 한다." 금지는 정책이 아닌 헛된 몽상에 불과하다.

이 책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영리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비영리 단체나 정부/정당 조직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 끌려다니는 대신 소셜미디어를 끌고 다니도록 이 책을 주의 깊게 읽어보시기 바란다.

EOB

댓글 3개:

  1. 인용하신 본문 글 중의 첫번째 줄에 '프로제스'가 '프로세스'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용하신 본문 글을 보니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났던 (또는 일어날) 많은 시행착오들의 사례들이 오버랩이 되는 듯 합니다. 최근 SNS에 대한 심의를 하겠다는 등등등 북을 쳐 대는 정부를 보면, 규제대상으로 SNS를 보는 듯 한데 정작 저 대가리(?)들이 타도대상이 되지 않겠나 싶네요.

    달리 댓글을 달 생각이 없었는데, 오타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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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어이쿠,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 변경해놓았습니다.

    SNS 검열은 사실상 실효도 없고 명분도 없고 이익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목적(?)을 위해 강행하려는 모습을 보니 참 씁슬합니다.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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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인용하신 본문 글을 보니 그동안 소셜미디어에서 일어났던 (또는 일어날) 많은 시행착오들의 사례들이 오버랩이 되는 듯 합니다. 최근 SNS에 대한 심의를 하겠다는 등등등 북을 쳐 대는 정부를 보면, 규제대상으로 SNS를 보는 듯 한데 정작 저 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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