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인포그래픽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는 추세다. 인포그래픽이란 정보, 자료 지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복잡하고 방대한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므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매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멋진 인포그래픽을 감상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직접 만들어 보려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수학 학원 선생님이 칠판 앞에서 날렵하게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을 보고 집에 가서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학생의 처지라고 할까나? 오늘 소개할 '비주얼라이즈 디스'는 데이터를 구해 그림으로 표현하며 추가 정보를 붙여 멋진 시각화를 달성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좋은 책이다.
이 책 초반에 나오는 '어디서부터 읽어야 할까?'를 보면 이 책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
데이터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스토리 텔링과 데이터 추출/검증 작업에 이어 실제 작업에 사용할 도구를 소개한 다음 시간/분포/관계/비교/공간이라는 측면에서 효과적인 시각화 기법을 소개하며, 최종적으로 목적에 맞는 디자인 기법에 대해 지침을 제공한다. 이론적이며 딱딱한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올려 크게 히트를 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중간 중간 나오는 파이썬, 플래시,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어느 정도 읽을 능력만 갖추고 있다면) 눈도 즐겁고 머리도 즐거워 질 것이다.
이 책은 빅데이터에 대한 내용을 다루지는 않지만(빅데이터 자체에 관심 많은 분들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으니 다른 책을 보시라), 빅데이터 때문에 요즘 크게 뜨고 있는 R 프로그래밍 언어를 소개하고 있으므로 맛뵈기로 좋은 입문서라는 생각이다. R은 특성상 통계, 자료 분석, 시각화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프로그래밍 언어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배우기도 활용하기도 곤란하므로 남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깨 넘어 배우며 감을 잡은 다음에 본격적으로 자신의 필요성에 맞춰 확장해나가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R 뿐만 아니라 웹에서 시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도 여러 가지 좋은 정보를 제공하므로(예: 스탠포드 대학에서 시각화를 위해 만든 훌륭한 자바스크립트 패키지인 Protovis와 D3.js) 도구의 특성과 기능을 상호 비교해가며 시각화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그래픽을 멋있게 꾸미는 내용에 집중하는 대신 스토리가 녹아 들어있고 사용자 관점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있는 훌륭한 그래픽을 꾸미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므로, 특히 인포그래픽 쪽 관련된 독자라면 건질 내용이 상당히 많을 것이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목표는 그래픽과, 그래픽으로 전하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라는 9장의 문구가 이 책 철학을 반영하는 핵심 문구라고 본다. 자료 수집을 제대로 했지만, 적당한 도구로 시각화하는 선에서 끝나버려 논문에 실으면 인정을 받겠지만 일반 독자들에게는 난해한 내용을 던져주는 엔지니어/연구원들이나 시간에 쫓겨 검증도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넘어온 날 자료로 그래프를 뽑아낸 다음 일러스트레이터로 이쁘게 만드느라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디자이너분들께 'Visualize This'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보너스: 이 책 저자가 운영하는 FlowingData를 꼭 한번 방문해보기 바란다. 여러 가지 유용한 팁과 사례가 가득 담긴 보물 창고이므로 틈틈히 읽어보며 저자의 다양한 실전 경험을 자기 것으로 만들자.
EOB
저도 이 책을 공부하고 있는 중입니다. 팔로잉데이타 웹사이트도 참신한 정보들이 많더군요. 파이썬을 이용해 프로그램 테스트 보고있는데 흥미롭스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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