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19, 2013

[일상다반사] 구글 리더 종료와 RSS의 수익성

지난 주 구글이 RSS 구독 서비스인 구글 리더를 종료한다는 공식 발표(A second spring of cleaning)로 인해 트위터 타임라인에 멘붕 가득한 이야기가 오갔다. RSS의 멸망부터 시작해 구글의 인위적인 서비스 중지에 대한 원성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Channy’s Blog: 구글리더 종료와 소셜웹의 허상에서 설명한 내용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B급 프로그래머도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블로그 접근 패턴을 추적해봤는데 차니님과 비슷한 결론에 이르렀다). 솔직히 돈 많이 벌어준다면 서비스를 멈출 이유가 무엇이랴? 냉정하게 말해 구글이 자선 사업가도 아니고 돈이 안 되니 사용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구글 리더 서비스를 접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은 작년부터 감지되어 왔었다. 구글은 작년 가을에 봄맞이 대청소로 이미 AdSense for Feeds라는 RSS 피드에 구글 애드센스를 적용하는 광고 프로그램을 중단한 바 있다. 테크 크런치 2012년 9월 28일자 기사인 The FeedBurner Deathwatch Continues: Google Kills AdSense For Feeds에 따르면 AdSense for Feeds 중단은 구글이 인수한 FeedBurner의 수익성에 치명타를 가하며 결국에는 FeedBurner도 봄맞이 대청소 대상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는데, FeedBurner에 앞서 구글 리더가 먼저 문을 닫아버리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나저나 FeedBurner가 문을 닫으면 이 블로그의 RSS 서비스에도 장애가 생길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얼마나 수익성이 저조하기에 구글이 앞서서 RSS 관련 기술들을 속속 중단시킬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자면, RSS 독자들은 충성도가 높고 세련된 기술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특성이 있지만, 이와 맞물려 무의식중에 블로그나 기사에 붙은 광고를 잘 클릭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즉 RSS로 받아보는 글 자체에 광고가 빠질 뿐더러, 설령 AdSense for Feeds로 광고를 삽입한다고 하더라도 광고를 클릭할 확률이 지극히 낮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광고 카테고리에서 수익을 얻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구글 플러스나 구글 검색, 심지어 경쟁 서비스인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거쳐 유입되는 트래픽에서 발생하는 광고 클릭이 RSS에서 발생하는 광고 클릭을 압도해버리므로 구글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RSS 기술을 가져갈 동인이 없으며, 이에 따라 계속해서 RSS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보면 맞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블로그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기술적인 관점에서 미례 예측을 하면 바보가 되기 딱 좋지만 그래도 재미 삼아 한번 수정 구슬을 바라보자면... 아무래도 호흡이 길고 분석적인 글이 점점 설 자리를 잃고 호흡이 짧으며 시각적인 요소가 가미된 글이 인터넷을 지배할 것 같다. 블로그랑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한동안 방치하고 방문도 전혀 하지않던 digg에 최근 다시 한번 들어가봤는데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URL을 잘못 입력해 플립보드나 핀터레스트로 들어갔다고 착각할 뻔 했다. 글 위주의 전통적인 책도 신문도 잡지도 모두 하향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을 미뤄볼 때, 정보는 점점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점점 더 바빠지니 한편으로는 이런 추세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블로그 초창기부터 계속해서 전혀 시각적이지 않고 딱딱한 글만 쓰는 입장에서 침몰하는 배에 올라탄 기분을 느낀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게 이 블로그도 적극적인 변화를 고민하고 있지만 딱히 정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운 빠지는 소식을 접하니 그야 말로 진퇴양난이다. T_T

엉뚱한 결론: The Google Graveyard에 가서 구글 리더에 꽃을 한 송이 놓고 왔다. 편히 잠드소서.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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