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경제/경영 블로그답게, 오늘도 경영 관련 서적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 소개할 책은 '창업 전 스스로에게 물어야할 질문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당신은 사업가입니까'라는 책이다. 일반적인 창업 관련 서적들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꿈과 희망'이다. 아주 잘 된 사례를 중심으로 나도 어떻게 하면 저렇게 멋지게 사업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나열하므로 '뽐뿌질'을 하기 마련이다. 물론 중간 중간에 어려운 난관이나 역경도 소개하지만 어디까지나 멋진 결과를 얻기 위한 중간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책들이 서가에 차고 넘치는 이유는 창업을 마음먹은 사람에게 올바른 말을 해봐야 잔소리로 들릴테고 결국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만 나열해야 책이 잘 팔릴테니 상업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소개할 책은... 아마 읽고 나면 내가 정말 창업을 해아할지 말아야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기존 서적과 확실하게 스스로를 차별화한다. 창업하고 나서 멋진 사무실로 출근해 고급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우아하게 비서가 건내주는 하루 일정표를 살펴보며 아침을 여는 따위의 소설은 이 책에 나와있지 않다. 그 대신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 비용을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부모 속을 긁듯 사장님 속을 박박 긁은 직원들을 잘 다독이며 기존 또라이보다 100배는 더 또라이인 주변 이해 관계자들을 통제해나가며, 시어머니보다 더 무서운 고객을 상대하며, 복사 용지 한 묶음을 사더라도 현금 흐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시궁창 같은 현실에 대해 속 시원하게 열거하고 있다. '오늘이라도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창업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멘붕'을 일으킬 정도로 아주 직설적인 표현도 많이 등장하므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고(물론 회사가 아니라 집이 안전할 것이다) 틈나는 대로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창업가'로 나서기 전에 가장 먼저 던저야 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었다.
사업가의 리스크와 보상 사이의 역학 관계를 평가하는 동안 당신은 "내가 사업가가 될 수 있을까?"가 아닌, "내가 사업가가 되어야만할까?"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베리 몰츠는 '바운스 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업가들이 부담하는 리스크는 매우 크다. 그들의 잠재적인 수익은 그토록 낮은 성공 확률을 감당할 만큼 크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의 열정에 눈이 멀어 있다."
내가 사업가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의 자질도 무척 중요하지만, 내가 정말 사업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하다. 솔직히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고서 사업을 시작하면 100전 100패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물론 부모의 정보력과 재력을 등에 업거나 엄청난 운이 작용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도 있지만, "나는 운이 좋은 편이고 지금 바보처럼 사업하는 남들과 확실히 달라" 정도의 헛된 희망 고문으로 시작하면 대재앙이 닥치기 마련이다.
본문에 나오는 좋은 이야기를 정리해보겠다.
어떤 사업의 기술적인 업무를 이해하는 것이 곧 그 사업을 이해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당신이 사업을 시작한다면 당신의 직업은 이제 '사업체를 경영하는 것'이 된다.
당신이 사업체를 소유하면 누군가의 직원일 때보다도 권한이 줄어든다.
사업을 시작한다면 적어도 수백 가지의 이유로 누군가로부터 뼈저린 거절을 경함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좋은 아이디어도 실패할 수 있고 나쁜 아이디어라 해서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업 아이디어 자체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사업 아이디어로부터 보상받으려는 생각은 부질없다.
사업을 하게 되면 좋아하는 일을 즐길 시간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당신이 최고 수준의 급여를 약속하지 못한다면 최고 수준의 직원을 채용하기 어려울 것이고, 당신은 보통 수준의 지원자에 만족해야 한다.
직원들은 당신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사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패를 가지고 있다.
시간은 돈보다 가치 있는 자원이다. 돈은 모을 수 있지만 우리가 쓸 수 있는 시간은 그저 사라질 뿐이다.
사업을 성공시키는 데 필요한 블록 조각을 얻으려면 먼저 '충분히 경험하라'. 너무 늙어서 배울 기력이 없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마라. 인생이라는 학교는 끊임없이 배우는 과정이다.
만일 아무런 인맥이 없다면 당신은 좀 더 많은 친구들(바라건대 부유하고 인맥이 좋으)을 사귀어야 한다. 당신이 현재의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결심하기 전에 말이다.
사업가가 된다는 것은 일찍이 본 적 없던 최고 난이도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당신은 당신 돈을 들여 롤러코스터를 손수 만들거나 사야 할뿐더러, 그것을 만들면서도 직접 타기 전까지는 어떤 모양일지 알 수조차 없다.
사업이라는 롤러코스터는 세상에서 탑승 시간이 가장 길고 한 번 올라타면 중간에 빠져나올 수 없다는 말은 굳이 하지 않겠다.
당신이 좋은 상황을 즐기는 동안, 나쁜 상황은 악화되어 당신의 모든 것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보일 것이다.
실제로 사업은 행운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지만, 행운은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직접 팔을 걷어붙이며 일에 전력을 기울일 때만 가능하다. 기적이나 비전 선언문, 그럴싸한 소망이나 바람만으로는 결코 사업을 성공시킬 수 없다.
사업 초기 단계에 있는 사업가들 거의 모두가 사업을 시작하고 운영하는 비용을 과소평가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사업가들이 사업 개시 후 곧바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향후에 경악을 금치 못할 거라고 경고한다.
사업이라는 모험이 성공하려면 사업에 관한 재무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이 어느 정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내 사업을 시작했다면, 똑같거나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이미 시장에 수십 명이나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당신이 성공할수록, 당신이 더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을수록 사업운영은 더 어려워진다.
당신이 책임을 회피하거나 다른 이들을 자주 비난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자청하여 모든 책임을 맡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책임을 나눠 갖는 것을 더 편안해하는 사람이라면 사업가로 가는 길은 매우 힘들고 불편해질 것이다.
직원을 고용할 때 발생하는 또 다른 부담감은 감정적인 것인데, 당신이 직원에 대해 갖는 책임감이 바로 그것이다.
현금 흐름 관리는 사업운영 시 가장 까다로운 업무라서,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성공한 기업들조차 사업의 다른 측면은 잘 운영하면서도 이 부분을 관리하지 못해 발이 꼬여 넘어지는 경우가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해 잠재적 리스크와 보상을 평가할 시에는 반드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모든 리스크를 빠짐없이 검토해야 한다.
결론: 이 책을 읽고 나면 (이 책 저자가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는 후렴구인) "지금 다니는 직장이 훨씬 좋아 보이지 않는가? 안 그런가?"에 대해 어떤 대답을 내릴지는 안 봐도 블루레이다. 창업을 생각한 사람들에게 조건없는 필독서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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