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04, 2017

[독서광] 중력의 임무

오늘은 간만에 소설 하나를 소개해드리려 한다. 비록 출간된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SF 소설 애호가들에게 지명도가 상당히 높은 '중력의 임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SF 소설이라면 과학적인 관점에서 고증이 충실이 되고 논리가 완벽하다고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재미를 위해 다소 과학(?)을 희생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에 동의하지만(그렇지 않으면 소설이 아니고 논문이 되겠지...), 과학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중력의 임무'는 하버드 대학에서 천문학을 수학하고 항공 파일럿으로 공군에 복무한 다음에 과학 교사을 길을 택한 할 클레멘트가 정통 하드 SF를 표방하면서 만든 작품으로서 이후에 나온 하드 SF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의 배경은 적도 지름 7만7천 킬로미터, 극 지름 3만 킬로미터의 극단적으로 찌그러진 팬케이크 모양의 외계 행성인 메스클린이며, 팬케이크 모양인 관계로 인해 적도에서 중력은 지구의 3배지만 극지방에서는 지구의 700배가 되는 악조건에서 극지방에 불시착한 무인 중력 탐사선을 찾기 위해 지구인과 메스클린인이 서로 협조하면서 탐험하는 여정을 그린다. '중력의 임무'라는 제목과 어울리게 책을 읽는 과정에서 극지방에 가까워질수록 중력의 무시무시함을 느끼면서 점점 숨이 가빠지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중력 관찰을 위한 무인 탐사선 회수라는 임무의 성공을 위해 지구인들이 문명 수준이 낮은 메스클린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메스클린인들이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줄거리를 따르지만, 일방적으로 지구인이 메스클린인을 돕는 구도가 아니라 나름 메스클린인들도 지구인을 돕는 형태가 되어 일종의 버디 영화를 연상하게 만든다. 가장 마지막 부분에서 지구인과 메스클린인 사이의 갈등이 극에 이르다 해소되면서 중력으로 인해 2차원 평면에 꼼짝없이 잡혀살던 메스클린인들이 3차원으로 해방되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결론: 하드 SF 소설 애호가라면 꼭 읽어보시기 바라며, 특히 가장 마지막 작가 후기는 빠뜨리지 마시길...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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