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를 맞이하여 독서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늘 소개드릴 책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견뎌낼 수 있는가'라는 부제목이 붙은 '생존의 한계'다. 부제와 제목만 보면 네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소개하는 인간 승리(응?)를 다루는 다큐먼터리를 연상하기 쉽지만, 실제로 1장만 열어보면 바로 알겠지만 인체의 생물학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부단한 노력을 다루고 있다.
천체물리학자이자 의사인 저자는 각 장에서 자신의 경험(위급한 상황의 환자를 다루거나 자신이 직접 체험한)을 소개하면서 독자의 시선을 꽉 붙들어맨 다음에 관련 분야의 시작을 역사적인 흐름에 맞춰 소개하고 모험의 나래를 펼친다. 마지막으로 이런 탐험의 결과 우리가 무엇을 얻었으며 어떤 기술적이고 공학적인 진보가 있었는지 정리하는 순서를 밟아간다. 이런 구성은 스토리텔링에 지식을 강결합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작용하며 손에 땀을 쥐면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학수고대하게 만들어준다.
이 책은 흔히 의학 서적에서 볼 수 있는 백과사전식의 서술을 따르는 대신 20세기에 들어와서 인간의 생명, 품격, 도전과 관련이 있는 소재를 선정한 다음에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뒷 이야기와 해당 분야의 발전 배경에 집중한다. 얼어붙은 심장을 다시 살리기 위한 저체온 생리학을 다루는 1장,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며 어떻게 해야 생존할지를 다루는 2장, 2500년 동안 의사들이 가장 두려워한 심장 수술을 다루는 3장, 분초를 다투면서 사람을 살리는 응급 의학과 외상 치료를 다루는 4장, 공학의 힘을 빌어 생명의 한계를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집중 치료와 생명 유지 장치를 다루는 5장, 가장 과소평가된 피부가 화상에 의해 손상되었을 때 피부 이식을 어떻게 하는지를 다루는 6장, 한국의 이소연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면서 우주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명 현상를 다루는 7장, 마션을 가능하게 만드는 중력과 화성 여행 조건을 다루는 8장, 시간의 힘을 거슬러 노화에 대응해서 생명 연장의 꿈을 다루는 9장을 읽다보면 전쟁, 사고, 모험이라는 특별한 과정에서 인간의 생존 능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의사와 공학자들의 집념에 대해 다시 한번 경의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 생명공학, 물리학, 화학, 우주공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현대 의학의 발전 과정을 흥미롭게 보여주므로, 이 책은 독자 여러분들께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남은 연휴 동안 읽을 책으로 강력 추천!
보너스: 책에 나오는 여러 일화들을 소개하는 유투브 영상도 꼭 시청하기 바란다(사진과 예시들이 본문에 나오는 사례를 좀더 이해하기 쉽게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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