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10월 06, 2017

[독서광] 에고라는 적

오늘은 독자 여러분들께서 정신이 번쩍들게 만들만한 책 한 권을 소개하겠다. 오늘 소개드릴 책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의 소중함과 중요함을 강조하는 요즘의 추세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발칙한(응?) 내용을 담은 '에고라는 적'이다.

이 책은 스스로를 성공으로 이끌기도 하지만, 성공의 달콤함을 채 맛보기도 전에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주범인 '에고'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략해들어간다는 측면에서 최근 유행하는 자기계발서의 주류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너는 얼마든지 할 수 있어, 모든 것은 노력의 문제야"라고 말하는 대신 "에고는 당신 내면에 존재하는 최종 보스이며 이를 이겨내야 해"라고 말하니까 멘붕이 안 오면 그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일단 이 책 내용을 정리한 동영상부터 살펴보자(영어 자막 사용 가능).

이 책은 우리 인생에서 생명주기처럼 오가는 열망, 성공, 실패의 사이클에서 에고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설명하고 여기서 에고를 어떻게 잘 길들여서 내 편으로 만드는지 소개한다. 라이언은 아메리칸 어패럴을 비롯해 여러 사업에서 실패하고 저술한 책도 초기에 반짝 뜨다가 가라앉는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에고가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조정하는지 냉철하게 파악한 다음에 이를 정리하는 데 성공했기에 대단한 사람임에 분명하다.

본문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OODA 루프 개념을 정립한 존 보이드가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지를 다루는 일화였다. 장성 진급도 하지 못하고 대령으로 예편했지만, 미국의 그 어느 장성보다 경영 부문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 이유를 이 책에서는 너무나 명확하게 설명한다. 본 보이드는 '에고'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었다. 이처럼 유명한 사람들이 자신의 에고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내용을 읽다보면 우연을 필연으로 가장해 나열하는 어린이용 위인전 따위는 이제 쳐다보기도 힘들 것이다(:P).

본문에 상당히 좋은 내용이 많이 나오므로 몇 가지 인상 깊은 구절을 정리해보겠다. 읽으면서 마음이 콕콕 찔린다면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다.

"내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려면 나는 어떤 길을 가야할까?
에고는 적이다. 장애물이 바로 길이다.
당신이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 잘못된 믿음. 바로 당신의 에고다.
지금 당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든 간에 당신의 최악의 적은 이미 당신 안에 살고 있다. 그 적은 바로 당신의 에고다.
어떤 사람을 사상가나 실천가로 이끌거나 창의적인 사람 혹은 기업가로서 유망한 인물로 만들어 주는 것, 또 누군가를 한 분야의 일인자 자리에 올라서게 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그 힘이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쉽게 무너지도록 만든다.
에고는 중력 법칙처럼 우리를 휘감아 침몰시킨다.
에고는 건강한 정신의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부분들을 허세와 자아도취로 대체함으로써 우리가 듣고 싶은 말을 듣고 싶어하는 순간에 들려준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에고의 불길에 사납게 부채질을 해댄다.
또한 우리는 자기만의 독특함을 믿어야 한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
성공한 사람이 성공한 데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거기에 어떤 공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있지도 않은 우연적인 관계를 미뤄 짐작하면서 성공의 몇몇 징후와 성공 그 자체를 동일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 때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게끔 속삭이는 것이 바로 에고다.
세 가지 미덕: 열망하지만 겸손하다. 성공을 해도 자비롭다. 실패를 해도 끈기가 있다.
에고를 대체하는 덕목은 바위처럼 단단한 겸손함과 자신감이다.
말을 사람을 고갈시킨다. 말과 행동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어떤 일을 하는 동안 그에 대해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그 일과 관련된 통찰력은 상당 수준으로 줄어든다.
권위를 가진다는 것과 권위 있는 자리에 앉아 있다는 것은 같지 않다. 어떤 것을 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과 올바른 존재라는 것 역시 동일하지 않다.
누구든 조심하지 않으면 자기가 하고자 하는 바로 그 일에 의해 쉽게 타락하고 만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보다 잘난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배워야 할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 또한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자신의 재능이 예전보다 나아지지 않았음을, 심지어 퇴보했음을 정확히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힘들지만 필요한 일이다.
자기가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기란 불가능하다.
타인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기술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날카롭고 냉혹한 피드백일수록 더 그렇다.
열정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는 너무도 많다.
인생에서 부딪치는 복잡한 문제나 기회라는 것은 대담함과 용기를 가지고 뛰어들어야 하는, 누군가의 발길이 닿지 않은 깊은 연못과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먼지로 뒤덮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고 수 많은 반대로 막혀버린 길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닌 명확함, 계획적인 신중함 그리고 방법론적인 확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열정에 대해서만 듣기 때문에 실패한 사람들도 그들과 똑같은 열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위대한 열정은 희망이 없는 만성 질병이다.
위대한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명령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고, 결국 나중에는 자기의 위대함을 입증했다.
사회생활을 막 시작할 때 당신은 몇 가지 본질적이고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힌다. (1) 당신은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훌륭하거나 중요한 인물이 아니다. (2) 지금 당신의 태도는 새롭게 속한 사회나 조직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 (3) 당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의 대부분 혹은 책이나 학교에서 배운 것의 대부분은 구닥다리이거나 잘못된 것이다.
고개를 숙이는 일은 후퇴가 아니라 전진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말은 적게 하고 행동은 많이 하라. 우리는 덜 중요한 존재가 되고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위대함은 겸손한 시작에서 비롯되며 힘들고 귀찮은 일에서 비롯된다.
당신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무관심에서 노골적인 방해에 이르는 온갖 부정적인 상황들에 맞닥뜨릴 것이다. 기대해도 좋다.
세상이 자기의 재능을 온전하게 알아주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그것도 전체 여정의 한 부분이다. 당신은 이 시스템을 지금 당장 바꿀 수는 없다. 그 일은 당신이 성공한 뒤이ㅔ야 가능하다. 하지만 그 전에 이 체제가 당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움직이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신이 파괴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때 신은 그에게 유망한 인재라고 말한다.
유명한 정복자이자 전사였던 칭기즈 칸은 말년에 자기 뒤를 이을 아들들과 장군들에게 여러 차례 반복해서 자만심을 이기지 못하면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네가 그토록 자상스러워하는 것이 마침내 너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어떤 생각의 씨앗만으로는 스스로 우뚝 서 있을 조각 작품을 만들지 못합니다. 그것은 그저 씨앗으로만 존재할 뿐이지요.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힘든 작업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군대 문화에서 흔히 보는 것처럼 맞닥뜨리는 상대나 상황들을 고압적인 자세로 통제하려고 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위대한 성공을 이룬 사람들은 처음부터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싶어한다. 왜 그럴까? 그래야 우리도 계획을 세우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점에서 사고 고점에서 팔려고 애쓰지 마라. 거짓말쟁이가 아닌 한 이렇게 할 수 없다.
우리가 뭔가를 열망할 때는 타인의 성공 스토리에 감동을 받고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여기에 저항해야만 한다. 목표를 이뤘을 때는 모든 것이 자기의 계획대로 이뤄진 척 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거기에 장엄한 대서사시라는 것은 없다. 그와 같은 성공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우연히 거기에 있었을 뿐이다.
진정 거대한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놀라울 정도로 작은 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당신은 성공한 길을 걸어가면 걸어갈수록 당신이 이룬 일이 시시해보일 만큼 더 크게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에고는 최악의 적이다. 당신의 에고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까지도 다치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리더라면 자기가 속한 업계에 산 채로 잡아먹히기 전에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일일이 사소한 것에 간섭하고 나서는 관리자는 다른 사람들을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없는 자기중심주의자다.
생선은 머리부터 썩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당신은 '생선의 머리'이고, 당신이 지금까지 일궈놓은 기업이 썩느냐 마느냐는 바로 당신에게 달려있다.
로버트 그린은 사람의 삶에 존재하는 시간의 유형을 죽은 시간과 살아있는 시간 두 가지로 분류했다. 죽은 시간은 사람이 수동적으로 뭔가를 기다리기만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고, 살아 있는 시간은 무엇이든 배우고 행동하며 1분 1초라도 활용하려고 노력하면서 보내는 시간이다. 당신이라면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당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고 그 일을 잘 해라. 그런 다음 흘러가게 두고 신의 뜻을 기다려라. 필요한 것은 그것뿐이다. 인정받고 보상받는 것은 그저 부수적인 요소일 뿐이다. 그저 일을 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
에고가 크면 클수록 추락은 한층 더 깊고 크다.
미식축구계의 명감독이었던 빈스 롬바르디는 팀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일단 무릎을 꿇어봐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어떻게든 실패를 회피하려고 하는 사람은 실패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를 결코 얻지 못할 것이라고.
에고를 버리고 증오와 분노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자기 인생을 근본적으로 밑바닥에 속박시킨다.
에고는 우리를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우리 안의 불필요한 부정적 감정을 자극하며 우리를 질식시킨다. 당신은 중오나 분노가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결론: 에고 때문에 혼쭐이 나신 분이라면(과연 안 그런 분이 계실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가지 감상에 젖을 것이다. 강력 추천!

(보너스: 구글에서 라이언 홀리데이가 강연한 내용)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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