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9월 21, 2018

[독서광] 로지코믹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해서 그 동안 밀린 독후감 숙제를 시작하려고 한다. 오늘은 1번 타자로 버트란드 러셀의 일대기를 만화(!)로 그린 로지코믹스를 소개하겠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버트란드 러셀은 영국의 수학자, 철학자, 수리논리학자, 역사가, 사회 비평가로 나온다. 노벨 문학상까지 받았으니 천재 중에 천재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위키 백과에도 소개되긴 하지만 러셀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로지코믹스는 복잡다난한 러셀의 개인적인 삶을 풀어내면서 슬쩍 수학의 이론을 끼워넣는 방식을 사용해서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풀이하는 데 성공했다.

로지코믹스 저자(글)인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는 그가 미친 단 하나의 문제, 골드바흐의 추측에서 골드바흐의 추측 문제를 재미있으면서도 완성도 높게 그려내었기에 유심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우연히(다음 서평에 소개하겠다) 버트란드 러셀에 대한 책을 찾다가 레이더 망에 걸려서 두번 고민하지 않고 바로 구입해서 단숨에 읽고 말았다. 그림체도 독특하고, 등장 인물도 개성이 풍부하고 입체적인 수학자들이며, 내용도 이해하기 쉽지만 충실하므로 수학에 관심이 많은 어른을 위한 만화책이라고 볼 수 있다.

초반 부 암울했던 러셀의 어린 시절, 중간 중간 나오는 여러 수학자들과 벌이는 난투극(옛날에 자신의 믿음을 놓고 총 들고 결투하는 수학자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T_T), 후반 부 논리철학 전쟁에 끼어든 신인들인 비트겐슈타인과 괴델(괴델은 수학원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은 거의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의 강력한 이론적인 공격은 책에 자연스런 리듬을 부여하면서 고대 그리스의 비극처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만들어준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무너저내리는 가운데, 러셀이 어떻게 자신의 운명을 바꿔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춰서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러셀은 화이트헤드와 함께 뉴톤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에 버금가는 결정론적 세계관의 끝판왕인 수학원리를 집필했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졌는데, 결국 러셀이 엄청나게 유명하게 된 계기가 된 동시에 자기 발목을 잡을 러셀의 역설을 발표하면서부터 겪는 고뇌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내는지 저자들 뒤에 숨어서 졸졸 따라가다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있을 것이다.

결론: 버트란드 러셀의 삶이 궁금하거나, 수학과 철학과 컴퓨터 과학의 토대를 알고 싶으면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다. 강력 추천.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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