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3월 09, 2013

[B급 관리자] 사후분석 AAR(After-Action Reviews)

Replacing the Performance Appraisal을 읽다 보니 AAR이라는 낯익은(?) 단어가 눈에 띄웠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사후 분석'인데, 베트남 전을 거치며 땅에 떨어진 가치, 진실성, 책임과 의무를 회복하는 수단으로 1973년부터 미 육군에서 활용하기 시작한 방법이다. 단순히 정해진 작업만 하는 대신 작업(품질, 효율, 성과)을 개선하려 노력해야 마땅한 모든 조직(특히 사람 목숨이 걸려있거나 사회를 지탱하는 기간 시설을 운영하는 분야)에서 이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AAR의 핵심이자 매번 수행할 때마다 물어봐야 하는 중요한 네 가지 질문은 다음과 같다.

  • 어떤 일이 일어나리라 기대했는가?
  •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 여기서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 무엇을 배웠으며, 다음에는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는가?

AAR의 목적은 잘못이나 문제점을 바로잡으려는 데 있지 않고 생각하는 방법을 바로잡으려는 데 있다. 미육군은 잘못된 가정이 잘못된 행동의 가장 큰 요인이라는 사실을 배웠기 때문에, 잘못 자체를 꾸짖고 비난하는 대신 잘못된 행동을 이끈 사고 방식을 수정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잘못 자체를 꾸짖고 비난할 경우 이를 감추기에 급급하므로 (특히 군대 같은 조직에서)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마련이다. 로마 시절의 '전투에 패했다고 지휘관의 목을 함부로 치지 않는' 정책과 유사한 측면도 있다는 생각이다.

미 육군은 AAR 질문으로 끝나지 않고 마무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추가 질문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생각처럼 잘 되었고 생각만큼 잘 되지 않은) 이번 경험에서 조직이 배워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 앞으로 어떻게 지금과는 다르게 행동해야 하나?
  • 여기서 배운 교훈과 결론을 누가 알 필요가 있는가?
  • 여기서 배운 교훈을 향후 써먹기 위해 지식 관리 시스템에 누가 입력해야 하나?
  • 의사 결정과 계획을 위해 이런 교훈을 리더십 과정에 누가 추가해야 하나?

오류나 실수를 비난하는 조직에서는 사소한 실수조차도 경력에 치명타를 가하기 때문에 이런 질문들을 함부로 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폐쇄적인 문화는 지속적인 학습과 개선을 가로막는 강력한 방해물이므로 문제점을 깊숙히 숨기는 과정을 반복하다 결국 곪을만큼 곪아 터져 백약이 무효인 순간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원문에도 나오지만, 이런 폐쇄적인 문화를 벗어나려면 AAR 기저에 깔린 배경 사상인 "용서와 기억"이라는 두 단어를 항상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보너스: 기업에서 AAR을 활용하는 방법은 실패를 자산으로 만드는 방법: AAR(한국어)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글을 읽고 AAR에 관심이 가는 독자분들께서는 꼭 읽어보기 바란다. 그리고 지난번에도 한번 소개했지만 [독서광] Managing the Unexpected(영어책이다)도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되겠다.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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