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처세술 관련 서적이 너무나도 잘팔린다고 한다. 잘팔리기 때문에 따라하기 식으로 많이 읽는지 아니면 세상이 워낙 험한지라 이런 책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찍어서 마케팅 힘을 빌어 많이 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도 역시 이런 처세술을 다루는 책이다. 뭐 가려서 잘 읽으면 약이 되겠지만 잘못 읽으면 독이 될 소지도 있으므로 이 책을 마치 회사 생활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는 비법이 숨어있는 바이블처럼 읽어서는 곤란할 듯이 보인다.
자자. 어떤 책일까? 탐험을 위해 책 뒤표지를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나온다.
다음 리스트 중에서 당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항목에 체크하세요.
- 능력이나 실적이 뛰어나면 승진이나 연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 직접 하기 어려운 말은 이메일로 전달하는게 편하다.
- 직장 사람들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다.
-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동료나 인력개발팀(인사팀) 담당자와 상의한다.
- 내 업무공간은 최대한 나의 개성을 발휘해 꾸며야 한다.
- 회사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를 단행한다.
- 내가 맡은 업무는 책임지고 알아서 처리하는 게 좋다.
- 실적이 좋으면 당연히 높은 인사고가를 받을 수 있다.
- 회사와 상사는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를 원한다.
- 회사는 직원들을 신뢰해야 한다.
- 휴가는 재충전의 시간이므로 한꺼번에 몰아서 장기간 다녀온다.
- 노동법은 부당해고로부터 직원을 보호해준다.
- 직장에서 말하지 못했던 불만사항은 회식 때 자연스럽게 꺼내는 게 좋다.
- 내가 옳다면 회사는 상사보다 내 편을 들어줄 것이다.
이미 짐작했겠지만, 뭐 이런 질문 나오면 당연히 각 질문에는 함정이 있는거구, 이 책은 각 질문에 대한 함정을 하나둘씩 까발기는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한다. 블로그 주인장이야 당연히 모든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기에(그만큼 속세에 찌들었다는 이야기다. T_T) 책을 읽는 도중에 계속해서 등장하는 _중언부언_하는 내용에 꾸벅꾸벅 졸기도 했지만, 차카게 살아가려고 하는 대학 갖 졸업하고 청운의 꿈을 품고 직업 전선에 뛰어든 새내기 신입 사원들은 아마 이 책 보면 거의 기절초풍해서 불신의 늪으로 빠지지 않을까 조금 걱정이 들기도 했다.
(스포일러 :)) 이 책의 핵심은 "인력 개발팀은 최대로 멀리 피하고 당신 상사가 당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생각해서 꼬투리 잡힐 일은 하지 마라"라고 한 문단으로 정리할 수 있다. 회사는 당신을 상사라는 창을 통해 바라보고 상사라는 전령꾼을 통해 대화를 한다는 사실만 염두에 두고 있어도 회사에서 꼬이는 일은 상당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1~4장은 졸면서 봤지만 5장은 그런대로 읽을만했다. 조금만 주의 깊게 5장 내용을 읽으면 좋은 팀장과 나쁜 팀장을 구분하는 시금석을 찾아낼 수 있을 거다. 특히 자신이 팀장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반성 좀 하시고. :P
EOB
오~ 저도 어제 이거 샀어요. 원래 이런 책 이제 잘 안보지만, 한석이형 포스팅에 링크가 걸려있길래 간만에 사봤죠.
답글삭제아직 읽기 전인데, 내용은 평범한가봐요? :S 예전에 How to become CEO 읽었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면 안되는데.. :)
프리버즈님, ...50가지 비밀...은 회사가 1차 집단이 아니라 2차 집단이라는 사실을 좀더 적나나하게 조금은 오버(?)해서 설명한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
답글삭제- jr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