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7월 24, 2008

[일상다반사] 한국 유투브 검열 사실인가? 미안하다, 사실이다.

요즘 촛불도 잦아들었겠다, 마음만 먹으면 개헌까지 가능한 초거대 여당으로 재탄생했겠다, 몸이 근질근질한 2MB와 딴나라당이 (사실상 인터넷 검열 시스템에 가까운) 실명제 확대,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아주 활발하게 보이고 있다. 이미 인터넷 때문에 여러번 당한지라 어떻게든 한번 복수해보려고 길길이 날뛰는 모양인데, 1980년대로 회귀하고 싶어서 환장을 하는 모습이다.



자정작용을 잃어버린 인터넷을 살리겠다고 하는 좋은(?) 취지에 공감하고 동감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하지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다는 기분이 드니 이거 참으로 황당한 시츄에이션 되겠다. 사이버 모욕이 되고 안 되고 기준이 참으로 의심스러우니, 결국 자기들 구미에 맞는 잣대를 대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흘러가서, (애정이 있던 악의적이든)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은 모두 삭제되고 명비어천가만 인터넷에 넘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렇다면 1984년 빅브라더 큰형님께서 포털 등에 압박을 가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최근 포털 대안으로 구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검열 대상 글과 비디오 클립이 구글과 유투브 등에 올라오는 경우도 있었다(조중동 숙제... 스프레드 시트가 대표적인 예다).



자, 그렇다면 우리의 대안으로 떠오른 구글이 정말로 악을 행하지 않는 차칸 기업인지 조금 깊이 생각을 해볼 시점이다. 모모씨(실명 안 밝힌다.)의 제보에 따라 유튜브 유감. 유튜브도 검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글을 읽게 되었다. 똑같이 한번 접근해봤다.





도대체 뭘 그리 숨길게 많아서 '회원님의 국가'에서 보지 못할까? 언어 설정을 영어로 바꿔서 시도했지만, 역시 접근이 거부되었다. 이럴 때 몇 가지 의심을 해볼 수 있는데, 사회 통념에 반하는 내용이거나 청소년들이 보면 쬐금 곤란한 내용, 기타 기술적인 문제점으로 인한 장애가 대표적이다. 악을 행하지 않는 구글이니 좋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글 아래쪽 트랙백을 보니 유튜브(YouTube) - 국가 차단 동영상 보는 방법라는 글이 있어 읽어보았다. 구글이 악을 행하고 있다는 증거가 슬슬 들어오기 시작한다. 가장 그럴듯한 가정은 특정 클립에 대해 한국 IP 대역에서 들어오는 요청 모두 차단!



한국에서는 싸이 때문에 여러 기업이 차단한다 어쩐다 난리가 났듯이, 미국내 대다수 회사와 학교에서 유투브나 페이스 어쩌구 하는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보고 싶을 때가, 아니 봐야 할 때가 있다. 바로 어청수 비디오도 여기에 속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어제 밤에는 구글 도움을 받아 아주 손쉽게(참 모순이다 모순) 우회책을 찾아내어 한국 국민들에게 막혀버린 클립을 살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블로그 집필을 위해 오늘 아침에 다시 접속해보니 유투브에서는 한술 더떠 아예 한국이고 해외고 간에 비디오 클립 자체를 보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있다. 자, 따끈따끈한 인증샷 날아간다.





자, 그렇다면 차단을 놓고 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다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 정부가 요청, 구글이 차단: 둘 다 나쁘다
  • 정부는 가만히 있고, 구글이 알아서 차단: 구글이(아니 _도_) 나쁘다


뭐가 되었던 '악을 행하지 말자'라는 구글 모토랑 영 안 어울리는 진짜로 웃긴 상황이 되어버렸다. 속보로 조인스에 올라온 유튜브에 어청장 관련 영상, 검열로 삭제?를 보니 역시 경찰청-구글(유투브) 작품이다.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걸고 넘어져서 임시로 차단했다고 하던데, _임시_가 영원이 되어버렸네?





하지만 그리 놀랍지도, 분개할만한 사실도 아니다. 초난감 기업의 조건(8장을 봐라)에 따르면 구글은 이미 중국에서 언론 검열에 참여한 화려한 과거가 있는 회사다. 중국 정부가 천안문, 파륜궁과 같은 핵심 키워드에 대한 차단을 요청했고, 구글은 해당 키워드를 입력하면 아주 황당한 결과가 나오도록 조작해줬다. 탱크 그림은 어디로 사라지고 천안문에서 관광하고 있는 관광객 사진만 펑펑 뜨기 시작했으니, 이야 말로 정말로 초난감한 상황이 아닌가?



릭 채프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미성년자 포르노 애호가들을 대변해 투쟁까지 했던 구글이 잔인한 독재 정권에 굴복했다는 사실을 이상하게 여긴다. 사람들은 부모가 정치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를 무자비하게 억누르고, 반대자들을 고문하고 구속하며, 언론을 검열하고 감금하던 나라로부터(B급 프로그래머 한마디: 갑자기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어느 나라가 생각났다) 도망쳐 왔던 세르게이 브린이 정치적 자유와 종교적 자유를 무자비하게 억누르고 반대자들을 고문하고 구속하며, 언론을 검열하고 감금하던 나라(B급 프로그래머 한마디: 다시 한번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어느 나라가 생각났다)를 위해 자신의 검색엔진을 검열하고 있다는 사실에 모순을 느낀다.


뱀다리: 이제 이 블로그도 감시 대상에 들어서 언제 닫힐지 모르겠다. 낄낄... 미리 경고하는데, _4가지 없는 알바_들은 이 블로그 글에 대해 댓글 달지 마라. 열받으면 당신들이 전가의 보도로 여기는 사이버 모욕죄로 뜨거운 맛을 보여줄테니.



EOB

댓글 10개:

  1. 'don't be evil'이란, 너무 과대 포장되어 선전되었죠. 그냥 직원 워크숍에서 나왔던 의견일 뿐인데요. 영리기업으로서, 프로그래머들이 생각하는 수준의 '악'을 행하지 않기란, 문자 그대로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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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esia님 말씀이 옳으십니다. don't be evil은 Paul Buchheit(gmail 창안자)와 Amit Patel가 한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누가 말했느냐에 무관하게 구글이 이를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보는 사람에 따라서 악용이라고 보기도 합니다)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 IR 자료 홈페이지에서 http://investor.google.com/conduct.html를 보시면 구글 code of ethics 첫 내용이 바로 "Don't be evil."로 시작합니다. 물론 중국 검열 사건 이후에 구글은 "Don't be evil." 의미를 외부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게(?) 해석하는 듯이 보입니다.

    박재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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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뜨아..
    설마했는데 유튜브까지.. 근데 구글블로거는 서버자체가 미국에 있는데 삭제라던가 검열대상이 되나요?
    구글 코리아에서 뭔가를 할 수도 있단 뜻인가요?
    국내 포털은 싸그리 점령당할거 같아서 한달 전쯤에 구글블로그를 만들었는데 한달 이상지나도 구글검색에 포함되지않네요.. 할건 다 했는데..흐흐..
    만약에 국내 포털뿐아니라 한국 ip에서제출하는 모든 콘텐츠들이 차단당하면 그런거 올리는 사람들을 간첩취급할수도 있겠단 생각이 드는군요...
    김일성을 보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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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헐... 대선 전에 예상했던 일들이긴 합니다만, 정말 속도만큼은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군요. 적어도 임기동안 공을 들여(?) 80년대로 회귀할 줄 알았는데, 정말 부지런(!!)하군요.

    미련하고 부지런한 관리자가 최악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악의적이고 부지런한" 관리자가 더 최악이라는 걸 간과하고 있었나 봅니다.

    내 조국에 대한 정나미가 하루하루 뚝뚝 떨어져 가는데, 계속 여기서 살아야 하는 걸까요?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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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구글이 특정회사를 검색에서 제외 시켜버려 망해버리는 이야기를 "NHK Special"에서 본적이 있는데 구글에서는 그 이유를 알려 주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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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like a bird님, 구글 서버가 해외에 있더라도 한국 내 사무소가 있기 때문에, 이 쪽을 통해 다양한(?) 압력을 충분히 넣을 수 있습니다.

    지금 유투브가 막 잘나가려고 하는 찰나이므로(http://www.zdnet.co.kr/news/internet/entertainment/0,39031275,39171330,00.htm) 앞으로도 살아남기 위해 적극 정부 정책에 협조하리라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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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josh님, 그래도 이 난리 통에 벌써 반년이 후다닥 지나갔습니다. 시간은 무척 빨리 가니까 조금만 참으3. :)

    물론 중임제(!)하자는 말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떡실신 하겠지만...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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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toragi님, 구글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너무 과하게 해서 검색 엔진 정책을 우회해 사이트 순위를 높이는 행동인 abuse를 할 경우 해당 사이트를 검색 목록에서 제외해버립니다. 문제는 abusing 기준을 말해주지 않기 때문에 구글 댄스등으로 알고리즘 한번 바뀔 때마다 많은 자영업자들이 피눈물을 흘리는 데 있습니다. 애드센스 키워드 구입을 격려(?)하는 정책이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으니...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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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마침 런던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어 잠깐 검색해 보니 여기서는 잘 되네요. 어청수 동생으로 검색하니 첫번째에 뜨네요.

    어청수 동생
    http://kr.youtube.com/watch?v=xD0Su4sux1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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