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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5월 21, 2011

[독서광] 디퍼런트



오늘 소개할 디퍼런트(부제: "넘버원을 넘어 온리원으로")는 특이한 책이다. 한국인이 영어로 쓴 내용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했다는 사실도 재미있지만, 경쟁사를 뛰어넘기 위해 최대한 벤치마크를 수행해 기업의 단점을 없애야 성공한다는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전략을 소개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제를 딱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남과 비슷하면 지는거다"로 보면 되겠다. 책 자체는 창의력과 관련해 흥미로운 통찰력을 제공하므로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 뿐이 아니라 창의력에 관심이 있는 분들도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B급 관리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하나가 있다. 바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 노력하지 말고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라"라는 말이다. 단점을 극복하기에는 다들 나이도 너무 많이 먹었고(초등학생이라면 또 모르겠다. ㅋㅋ 서른 넘어 단점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우울증 걸린다.) 들어가는 노력 대비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차라리 그 시간에 장점을 더욱 강화해 자신만의 독특한 브랜드를 만드는 편이 유리하다는 생각인데, 이 책도 똑같은 주장을 펼친다. 물론 개인과는 달리 기업은 단점을 보완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지만 단점을 보완하다보면 모든 기업이 경쟁 기업의 특성을 그대로 닮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카테고리에 속한 제품을 구분할 방법이 사라지며 결국 고객은 카테고리를 통채로 바라보며 가격에만 신경을 쓰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동일함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기업의 마케팅 차별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역 브랜드, 일탈 브랜드, 적대 브랜드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다. 각각을 한번 살펴보자.



역 브랜드는 한 마디로 기존 브랜드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삭제하기로 결정 내린 용기 있는 브랜드를 의미한다. 기존 포털 사이트의 초기 화면과는 달리 구글의 초기화면은 썰렁하기 이루말할 수 없다. 하지만 구글은 핵심에서 벗어난 모든 부가적인 가치를 털어내고, 검색이라는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적인 조합으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일탈 브랜드는 한 마디로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호감을 품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하기스 팬티 기저귀는 팬티형 기저귀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등에 없고 두 살이 넘은 아이들에게는 기저귀를 채우지 않던 부모들이 네 살이 넘은 아기들까지 기저귀를 입히도록 만든 초대박 작품이다.



적대 브랜드는 한 마디로 소비자들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브랜드로, 고객을 문전박대하는 특성이 있다. 처음부터 작은 사이즈를 노골적으로 광고한 미니 쿠퍼는 자동차 크기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달래기는 커녕 단점을 강조하는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소비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하기는 커녕 소비자들의 외면을 무시했다.



물론 역 브랜드, 일탈 브랜드, 적대 브랜드를 모두 활용하는 악마(!)의 기업도 있다. 애플은 플로피 드라이브를 자사 제품군에서 처음으로 빼버렸고, 요즘은 CD-ROM 드라이브도 빼버리는 추세로 간다. 또한 아이폰이라는 기가막힌 물건을 만든 다음에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에 편입시킴으로써 MP3, 전화기, PDA, PMP, 전자사전 업계를 모두 초토화시켰다. 애플은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발매 직전까지 절대로 외부에 흘리지 않으며 높은 가격에 소비자의 요구 사항을 완전히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요즘 애플의 매출액과 더 중요하게 영업 이익을 확인해보면 애플의 "Think Different"라는 광고 슬로건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동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자 그러면 독자 여러분들이 기다리던 본문 내 흥미로운 내용을 같이 살펴보자.



압축에는 항상 손실이 따르기 마련이다. 파티에 와 있는 사람들이 모두 파워포인트를 사용해 이야기한다면,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파티에 와 있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할 것이다.


전문가들에게 분명하게 보이는 차이점은 초보자들에게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특정 필터를 통해 수 많은 제품들을 신속하게 분류해 낼 수 있는 반면, 초보자들에겐 아예 필터가 없다.


만일 날마다 추석이라면, 우리 모두는 아마도 잔치 음식의 전문가가 될 것이다.


전문가가 계속해서 전문가로 남아 있으려면, 지극히 미묘한 차이까지도 인식하기 위한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누군가 갑자기 기존의 법칙들을 무시할 때, 사람들 대부분은 거기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보다, 예외적인 경우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있다.


잡지에 실린 영화평을 읽다 보면, 영화평론가들은 한결같이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만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카타르시르를 느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평가 시스템이 더욱 구체적인 형태로 자리를 잡을수록, 개척자들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기 마련이다. 즉, 무언가를 평가하려는 시도는 결국 그 속의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비슷비슷한 존재로 만들어버린다.


차별화는 곧 포기를 의미한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를 포기해야 한다.


자신의 경쟁력을 도표로 확인할 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만다.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은 오직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작업에 주력한다.


차별화란 불균형의 상황을 더욱 불균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일수록, 기업들은 더욱더 비슷한 제품들을 내놓는다.


기업자는 결코 성직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래서도 안 된다.


기업들은 가장 가능성이 희박한 곳으로부터 차별성을 창조해야 한다.


소비가 개인적인 차원에서 공적인 차원으로 변화하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의 소비활동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마케팅의 역할은 '사람들의 소비 취향을 더욱 까다롭게 만들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밀러, 쿠어스, 버드와이저는 그냥 맥주일 뿐이다.


카테고리가 '이종적 동종'의 특성을 띠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권은 크게 확대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제품들 간에 유효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다.


'더'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덜'을 요구하고 있다.


차별화를 추구하려면, 우선 기존 카테고리가 확고하게 존재해야 하며, 여기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내놓아야 한다.


적대 브랜드는 소비자를 차별하기 때문에 적대 브랜드를 소비하면 자신을 차별화할 수 있다.


너무 익숙하면 지는거다.


세상에는 별로 의미가 없는 차별화와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차별화가 존재한다.


비슷하면 지는거다.


기업들은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차별화를 잃어가고 있다.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들은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아이디어들과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차별화는 전술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의 틀이다.


남들과 다르게 살고 싶다면 독자 여러분들도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시라!



뱀다리) 좋은 책을 선물해주신 B에게 감사를.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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