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2월 04, 2012

[독서광]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리스타트

신승환님께서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리스타트: 위기를 넘어 도약으로'라는 책을 보내주셨기에 읽은 기념으로 독후감을 정리해보았다. 수필식으로 되어 있어 조금 방심했는데, 출퇴근 시간을 노려 읽는 과정에서 일주일 정도 걸렸다(주의: 생각만큼 읽기가 쉽지 않다!). 읽는 중간 중간에 옛날 생각이 났기 때문일까?

이 책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겪은 노하우를 정리한 책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목차를 보면 상당히 재미있어 보이는 내용이 많은데, 실제로도 재미가 있다. 물론 패키지나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이 아니라 SI성 프로젝트를 주로 다루고 있기에 기술 이야기보다는 사람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SI를 다루면서 '갑', '을', '병', '정' 놀이가 빠지면 곤란하지 암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주체는 모두 사람이므로, 어떤 사람이 '갑', '을', '병', '정'을 맡느냐에 따라 프로젝트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책 역시 이런 점을 파고 들고 있기 때문에, 은총알과 무공 비급이 책장 가득 난무하는 모습을 상상한 독자들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한 처세술로 떡칠한 타인 계발서는 _절대_ 아니며 중급 이상 개발자들이 읽으며 같이 킬킬거리고 우울해지다가도 어느 순간 자신이 걸어 왔던 길을 한번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다시 한번 휙휙 넘기며 책을 검토(?)해봤는데,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CMMI가 적당한 조직이 있다!'(122페이지부터 129페이지까지)다. 이 내용을 초간단 버전으로 요약하자면... 조선 중기로 돌아가 불량 망치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공조판서의 명을 받아 망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망치 제조 성숙도 모형' 인증이 등장해 이를 인증받기 위한 대장간들의 눈물나는 싸움과 혈투 끝에 중국산 망치가 판치는 레드오션을 뚫고 '망치 제조 성숙도 모형'을 포기한 어떤 대장간이 장도리로 대박을 치는 이야기는 이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서점에서 꼭 한번씩 읽어보시기 바란다. ㅋㅋ

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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