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월 28, 2012

[독서광] 위험한 경영학

애독자 여러분 모두 설 연휴 잘 보내시고 일상으로 돌아오셨는지 궁금해진다. 요즘 게을러져서 그런지 몰라도 서평을 조금 뜸하게 올렸는데, 반성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아주 재미있는 책을 하나 소개하겠다. 아, 물론 경제/경영 블로그 답게 오늘은 '경영' 관련 서적이다. 제목부터 MBA랑 컨설턴트들이 듣기만해도 짜증이란 짜증은 다 몰려올만큼 상당히 자극적인 '위험한 경영학'이다.

B급 관리자가 톰 피터스/워터맨 공저 '초우량 기업의 조건'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테다. '유명해지려면 유명하면 된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를 몸소 실천하며(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뭐라고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경영 부문에 엄청난 해악을 끼친 이 두 사람을 어떻게 해야 제대로 응징할지 궁금했는데, '위험한 경영학'을 지은 매튜 스튜어트가 제대로 한 건을 올린 듯이 보인다. 동료 의식으로 똘똘 무장한 이 바닥에서 감히 대가(?)의 등에 칼을 꽃는 변절자가 등장했다는 말이다. ㅋㅋ

이 책은 교차 편집을 사용해 내용을 전개한다. 한 쪽 줄기는 과거 경영학의 부흥을 일으킨 유명한 인물 넷(프레드릭 테일러, 엘톤 메이요, 마이클 포터, 특히 하이라이트인 _톰 피터스_)과 조금 사정을 봐준 인물 하나(드러커!)가 주장하는 내용을 소개한 다음에 그냥 인정사정 없이 까버린다. 다른 한 쪽 줄기는 스튜어트가 근무했던 매킨지와 A T 커니에서 일어난 흥미진진한 사건을 다룬다. 특히 (A T 커니라고 추정되는) 회사에서 반란군을 결성해 제국군에 대항하다 깨지는 장면은 독자들에게 더 할 나위 없는 짜릿함을 제시한다. 회사 운명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행동으로 옮기는 대신 스스로에게 뭘할지 조언하는 모습은 컨설팅의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에 이 책의 명장면으로 손꼽아도 무방하겠다. 마음 약한 분이라면 독서를 자제하시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고양이 발톱과 같이 까칠한 분들께만 강력 추천한다. 자 그러면 독자 여러분이 기대하고 계시는 본문 중 하이라이트를 정리해보겠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MBA 출신 대통령인 부시는 200년 선거에서 CEO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예수가 CEO와 비교된다고 하면 득을 보는 것은 예수이지 않을까? 구원을 바라는 영혼이든, 파틴 직전의 관계든, 곤란에 빠진 슈퍼파워든, 지금 우리가 받아들이는 해답은 그것들을 민영화해서 CEO처럼 경영하는 것이다.
(촌평: 이 책이 한국에서 금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ㅋㅋ)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테일러 학파)이 비즈니스의 경영이 아니라 경영의 비즈니스에서 전문가라는 점이다.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듯이, 패자와 승자를 구분하는 것은 검증할 수 있는 전문성이 아니다. 바로 상품을 만드는 능력이다.
자신은 항상 옳다는 흔들림 없는 확신은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고, 종종 효과적인 지도력을 갖게 해준다(물론 잔혹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사람들도 많다.)
(촌평: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한국에서 금서로 등록될 가능성이 높다. ㅋㅋ)
사람이 천사라면 정부가 필요 없을 것이다. 천사가 사람을 다스린다면, 정부에 대한 내/외부적 통제도 필요없을 것이다.
(메이오에 따르면) 따라서 민주주의는 무엇을 해결하기는 커녕, 대중의 정신병리학적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촌평: 최근 나꼼수를 비롯한 SNS에 대해 누군가 한 말이 생각났다. ㅋㅋㅋ)
권한 이양, 책임 있는 자유, 다수의 지혜, 새로운 조직 등과 같은 전문적인 용어들은 메이오와 호손 실험의 시대로부터 유래되었다(이 구호를 부르짓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꼭 아는 것 같지는 않다.)
메이오가 한 작업의 결과는 엄청나게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다(투입을 늘이지 않고서도 노동에서 더 많은 것을 뽑아내는 거의 마법에 가까운 기술의 발전이다).
당신이 사람들에게 잘 대해 주면 대개는 그들도 당신에게 잘 대해준다. 그러나 이 통찰은 절대로 과학적 발견이 아니다. 단지 영원히 진실인 교훈이며, 윤리에 바탕을 둔 것이며, 동어 반복이며, 다른 인간들에 둘러싸인 인간이라면 경험에서 자연적으로 나오는 것일 뿐이다.
세계의 노동자들에게 인간중심 경영은 처음에는 언제나 즐거운 것처럼 들리지만, 아름다운 말로 실질적인 협상을 대신하는 방법으로 이용된다면 그것은 사기이다.
작업의 윤리적 충성도는 과학이나 기술적 학문이 아니라 신뢰에 의존한다.
토크빌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해 지적했듯이, 사람들이 남보다 잘하려고 가장 열심히 일할 때는 정확하게 개인들이 가장 평등한 때이다.
피라미드에서의 기본적인 요소는 위험이다. 성공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피라미드의 위로 올라가야 한다. 깔때기가 좁아지면 올라기지 못한 플레이어는 냉혹하게 버려진다. 결국에는 게임의 플레이어 모두가 루저가 된다.
좀더 경쟁적인 생태계에서 가장 바람직한 특성은 동료에게 협력하는 체 하면서 동료를 제거하는 자질이다.
'사람을 이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의 눈을 보고 웃으면서 이용하는 것이다.'
(촌평: 실제 이런 사람 많이 봤고 요즘은 더 많이 본다. T_T)
마키아벨리는 명성의 절반은 운명에 달려 있고, 나머지 절반은 운명이 던져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실제 생활에서 전략은 아주 간단하다. 방향을 선택하고, 죽을힘을 다해 실천하라." - 잭 웰치
"당신이 멋진 자동차를 설계할 능력이 있다면, 내게서 전략을 배우는 데 며칠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아무리 전략으로 박사 논문을 쓴 사람이라도 자동차를 설계하려면 몇 년을 공부해도 어림 없을 것이다." - 리처드 러멜트(UCLA 전략학 교수)
(촌평: 이 문구가 이 책에서 가장 큰 교훈을 줬다. B급 관리자는 앞으로 섣불리 개발 컨설팅(?)을 한답시다고 설레발 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전략 기획 아이디어는 전략 선택을 위한 합리적인 토대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이미 선택된 전략을 합리화한다. 그리고 그 전략을 선호하는 사람의 권한도 합리화한다.
혼란의 시장에서 하나의 상수이다. 반대로 가장 잘 변화하는 것은 사람의 계획이다.
인간은 다른 인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비구름이나 증기선과 같은 무생물을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인간을 생각한다. 그래서 기업과 같은 조직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많은 기업에서 전략 기획은 기우제에 지나지 않았다. 기우제는 비와 관계가 없지만, 많은 전략가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 경영은 자원을 가진 사람이 자원을 통제하게 될 사람에게 신뢰를 부여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반역을 할 때는 반드시 왕을 죽여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 기회는 없기 때문이다.
전략은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더 열심히 일하는 것, 더 똑똑하게 행동하는 것 없이 어떻게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그 장점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는데, 일종의 사기이다.
실수를 피하고,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아침에 제대로 옷을 확실하게 잆는 것은 매력적인 전략 비즈니스는 아니지만 경영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학교는 애초에 성립 자체가 관료를 키우기 위한 것이지, 사업가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감원하는 일을 아무리 좋게 치장한다 하더라도, 감원이 개인의 이익을 희생시킨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법률 세계에서 최대한 빨리라는 말은 '나무가 자라는 것보다는 빠르지만, 케첩이 병에서 흘러내리는 것보다는 늦게'를 의미했다.
피터스와 워터먼은 초우량 기업들의 공통적 특성은 다른 회사에서도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특성이라고 가정했다. 그들은 그 특성들이 초우량 기업과는 특별한 관계가 없거나 초우량 기업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일 수 있다는 논리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
여자의 아름다움이 그렇듯이 시간은 모든 과대평가를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촌평: T_T T_T)
만약 대가로부터 이익을 얻고 싶다면, 그들이 말하는 것이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그들의 말을 듣자마자 그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달려가라.
(촌평: 실제로 B급 관리자는 이렇게 해서 돈을 짭짤하게 번 적이 있다. 한 다리 건너 아는 애널리스트가 삼* 계열 주식을 지금 팔아야 할 때라고 조언할 때, 거꾸로 삼* 그룹 펀드를 왕창 매입했다. 결과는? 갑자기 주식이 오르면서 거의 정점에서 매각했는데 수익률이 아주 좋았다. 물론 다음에 또 이런 행운이 재연가능하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T_T)
사람들은 잘 되면 내 탓, 못되면 조상 탓을 하는 경향이 있다. 대가들이 총애하는 기업들을 다룰 때도 마찬가지이다. 기업이 성공하면 놀라운 경영진이나 심지어는 진보된 경영 이론의 덕으로 돌린다.
"정적에게 흠이 없을 때는 대놓고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라."
2005년 타워스 페린이라는 컨설팅 회사가 전 세계 수만 명의 직장인들에게 '나는 회사의 장래를 진짜 걱정하는가? 회사는 내가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 조사의 결론은 '모든 직급에서 대다수 직장인들이 직장에 충분히 충실하지 않다'였다.
결국 미국 교회들은 지역의 특성에 따라 변형되고 종교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가장 효과적인 특수한 공식을 채택했다.
(촌평: 그리고 한국 교회들도 미국 교회들을 따라. ... 자체 검열 ...)
피터스처럼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를 도울 수 있도록 돕는데 열성적인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의 비밀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권력을 이미 가졌다고 다른 사람들을 확신시키는 데 있음을 오래 전에 알았다.
초우랑 기업의 조건 열풍의 와중에 '문화'가 종업원에게 더 적은 급여로 더 많이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장치가 될 수 있음을 모르는 CEO는 거의 없다.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직업 윤리가 판치는 세상에서는 경쟁이 너무나 격심해서 자아는 소비 지상주의에 완전히 매몰되어 버린다. 그 결과는 피터스처럼 밤에도 퇴근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우글거리는 나라이다.
좋은 경영자는 정말 중요한 큰 그림을 보고, 동시에 세세한 내용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EOB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