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출간된 특허전쟁에 이어 이번에 구글과 반 구글 빈영 사이의 특허전쟁을 다루는 후속작이 나왔다. 앞서 나온 특허전쟁이 특허에 대한 지식을 강화시켜준다면 이번에 나오는 '특허전쟁 승자는 누구인가?'는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허라는 제도를 글로벌 기업들이 어떻게 이용하는지 실제 사례를 설명하는 교양서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따라서 두 책을 같이 읽어보면 특허와 비즈니스 사이의 미묘한 공생 관계를 더욱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집에서 TV로 야구 경기를 시청하다 실제 야구 경기장에 가서 경기를 볼 때 당혹스러운 느낌을 받은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사람들이 야구 경기장에 라디오를 들고 갔고 요즘은 스마트폰이 라디오를 대체하고 있다). 현장에 가면 생동감은 느껴지지만 선수도 낯설고 작전도 한 눈에 안 들어오고 양팀간의 팽팽한 균형을 보기가 어렵다. 이유는 바로 엄청난 골수 야구팬이 아니라면 관전 포인트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관전 포인트는 현재 경기 뿐만 아니라 직전에 벌어진 경기,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경기를 모두 꿰차고 있어야 더욱 풍성해지는 법이라, 아무래도 전문 해설가의 도움이 없다면 파악하기가 극히 어렵다. 이번에 소개하는 '특허전쟁 승자는 투구인가'는 구글을 대리하는 삼성과 구글과 맞서는 애플 사이에 벌어진 특허 소송의 관전 포인트를 잘 짚어주기 때문에 태극기 휘날리는 일반적인 신문이나 IT 잡지 논조와는 사뭇 다르다. 애국심만으로는 설명하기에 상당히 곤란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므로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나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은 단순히 삼성 애플이라는 양대 회사 사이의 소송에서 벗어나 구글 진영(삼성 - HTC - 모토롤라)과 반 구글 진영(애플 - 마이크로소프트/노키아 - 오라클) 사이에 벌어지는 역사상 최대의 특허 전쟁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스케일도 크고 얽히고 섥힌 내용도 많다. 이 책은 특허 제도를 이용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양쪽 진영의 치열한 법적 공방과 합종 연횡을 보고 있으면 삼국지가 떠오른다. 삼성이 특허 개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특허 소송에서 불리한 이유, 애플이 늘 빠져나갈 공간을 만들어 주면서 삼성을 밀어붙이는 이유, 양사가 결국 서로 싸우면서도 양보하며 자기 영역을 결정해가는 방식, 삼성이 특허 소송에서는 불리하지만 사업적으로는 잘 나가는 이유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으므로, 기업 특허 담당자 뿐만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소리소문에 관심이 많은 개발자들도 읽어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직후에 터져 나오는 각종 뉴스(예: 미국, 갤럭시탭 판금 집행정지 요청 기각)를 보니까 확실히 과거와는 다른 시각으로 좀더 넓게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했기에 스스로가 기특해지기 시작했다. 낄낄... 책 뽐뿌질이랑 자기 깔때기질은 여기까지. 여러분들도 두 책을 읽어보시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최소한 특허와 사업 관점에서) 혜안을 얻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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