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12, 2013

[독서광]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 원칙

(최소한 지금까지는) 절대로 같은 책을 이 블로그에 두 번 소개하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과거에 운영하던 야후! 블로그가 문을 닫는 바람에 그 동안 올렸던 포스트가 모두 공중으로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했기에 백업 받은 내용 중에서 좋았던 책을 다시 골라내어 소개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물론 Command+C와 Command+V 키를 눌러 단순하게 긁어다 붙이는 수준을 벗어나 완전히 새롭게 글을 다시 작성할 예정이므로 기대해도 좋겠다. (솔직히 다시 읽어본 야후! 블로그 글 내용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수준을 넘어서 폭파되기를 잘했다는(응?) 생각이 들 정도니... T_T)

오늘은 1번 타자로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가 쓴 역작인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 원칙'을 다시 한번 소개하겠다. 아쉽게도 이 책은 야후! 블로그에 소개 글이 올라간 직후 바로 절판 상태가 되어버렸기에, 관심있는 독자분들께서는 중고 서점을 잘 뒤져봐야 할 것이다. 미리 주의 사항 하나 짚고 넘어가겠다.

주의 사항: 이 책은 개개인의 특징과 개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획일적인 부품으로 만드는 경영 원칙에 반기를 드는 내용으로 첫페이지부터 끝페이지까지 돌직구를 인정사정없이 던지기에 기존 질서와 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약한 분들은 절대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목차부터 한번 정리해볼까?

  1. 균일화하는 기업(혹은 위기의 이름)
  2. 기업 내의 기업주의(혹은 직원을 분재목으로 만드는 방법)
  3. 360도 평가(혹은 완벽한 통제의 비밀스런 매력)
  4. 코치하기(혹은 기업을 탁아소로 만드는 방법)
  5. 능력평가(혹은 스스로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
  6. 직원 설문조사(혹은 아무런 결정권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7. 인력계발(혹은 좋은 의도로 지옥행 길을 포장하는 방법에 관하여)
  8. 팀 드림, 드림 팀(혹은 창조성을 방해하는 방법)
  9. 목표에 대한 합의(혹은 시지프를 행복한 인간이라고 생각해야만 하는 이유)
  10. 트레이닝(혹은 심리학 놀음을 경영자에게 되팔기)
  11. 동일시(혹은 신념의 강요에 관하여)
  12. 개성을 강조하는 기업(혹은 성공하는 사람들)
  13. 경영(혹은 차이가 중요한 이유)
  14. 방해(또는 성공의 덫에서 빠져나오는 길)
  15. 선택(혹은 누가 로저 래빗을 찾았는가?)
  16. 직원 배치(혹은 누가 어떤 업무에 적합한가?)
  17. 유대감(혹은 돈만으로 행복할 수 없는 이유)
  18. 성과(혹은 직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일만 하고자 하는 이유)
  19. 결정(혹은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자유)
  20. 교육(혹은 경영을 배울 수 없는 이유)
  21. 개인화 경영(혹은 나의 주권)

목차에서 소개한 각 장 제목부터 발톱이 쑥쑥 나온다.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가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를 괄호 안의 내용이 핵심만 뽑아주므로 본문의 내용이 어떨지는 충분히 상상 가능하리라 본다. 이 책 핵심을 정리하려 했으나, 이 책의 경우 날 것으로 먹는 회가 훨씬 더 맛있다는 생각이 들어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정신이 번쩍 든 문구를 뽑아보았다. 주의: 스크롤 압박이 엄청나다!

시스템은 가장 지적인 방법을 우둔하게 만든다. - 샤테스 베리
경영진들은 시스템의 '고유한 질서'를 방해하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포상을 내리고, 길들여지지 않은 돌연변이에게는 철퇴를 가한다. 이렇게 완성된 경영원리 속에서 도구화된 개인은 면역력을 상실한 채 시스템의 바이러스에 조금씩 감염되어 간다.
"이곳에서 나는 자유로운 개인이다. 나는 내가 원하는 개인적인 권리를 보장받고 싶고, 우리 회사는 그것을 충족시켜 준다. - SAS 직원
일은 '자기 발전'이라는 목적의 수단으로 쓰여야 한다.
독창성이 규범이 될 때 독창성은 사라진다.
직원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성공 스토리에 의거한 평등주의 횡포와 가혹한 행동규약은 '건전한 기업문화'라는 이중잣대 뒤로 모든 개성을 추방한다. 기업의 건강은 위기에 처해 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향수병을 앓고 있다. 기업은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한다. 크게 성공한 기업일수록 성공적인 현황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이는 일은 거의 없다.
기업가는 자신의 미래를 채무자로 만드는 사람이다.
자립적으로 행동하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라, 그러나 내가 옳다고 말하는 일만을 해라
기업은 분재화된 기업가와 직원을 무성증식시키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직원들은 자신의 독창성을 기업에 내보이지 않는다.
360도 평가는 압박의 수단이 되고 복수의 도구가 된다. 결코 민주주의의 지렛대가 아니다.
'코칭'이란 우월감에서 나오는 행동이다. 경영 현장에는 '내가 당신보다 더 잘 안다'라는 생각이 판치고 있다.
"당신은 내가 허락한 그런 모습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간은 결코 가르칠 수는 없다. 다만 스스로 그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 갈릴레이
시스템이 애용하는 또 하나의 함정은 직원들 스스로 평가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일견 민주적인 듯 보이면서 함께 이끌어갈 수 있다는 그럴듯한 인상을 주어 객관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것은 사장이 자기부담을 줄이기 위한 역겨운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 함정은 직원들이 자책감을 갖도록 강요하는 파렴치한 짓거리다.
스스로를 낮추면 높은 사람이 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나쁘게 만들어야 하나, 아니면 사장에게 기꺼이 점수를 깎기기 위해 자화자찬해야 하나? 이것은 '악마의 흥정'이다.
변화란 말로만 외치는 구호가 아니라 자신이 먼저 실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혹시 우리는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부차적 목적, 즉 통제의 제도권 속에 편입되어 가는 의식을 치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대화를 세심하게 준비하는 사람은 대화를 방해한다. - 요한네스 그로스
상호 평가 방식은 이렇게 묻는 연인과 비슷하다. "나 괜찮았어?"
미리 도출된 대답을 토대로 설문지가 만들어졌다면, 상부의 심리적 통제도 다분히 개입되어 있다는 뜻이 된다.
누가 감히 '만약 능력 계발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신다면 무능력을 계발해 보시죠?"라는 말에 선뜻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인력 계발이란 인력계발을 통해 해결해야겠다고 하는 문제의 일부분이다. 기업에서 개성은 치료되어야 할 질병으로 정의된다. 그것도 개성 자체를 통해서 말이다.
이 모든 것은 사이비 사회심리주의다. 이것은 두려움과 자신감의 결여라는 틈을 파고 든다. 그것도 자기 자신과 자신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의 동경심을 이용해서 말이다.
인간의 습관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그러나 변화는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의욕을 꺾는 업무 분위기를 직원의 학습 부족으로 해석해 개인에게 책임을 돌린다는 건 웃기는 일이다.
직원들 사이에 다른 직원의 성공적인 학습이 곧 나의 패배를 의미한다는 두려움이 팽배해있다.
시스템은 하나의 조직을 나머지 조직들과 분리하면서 동시에 연결해주는 경계를 통해 정의된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협력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우리를 팀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우리는 임무를 빨리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팀 회의를 할 시간이 없었다. 대화가 필요하면 누구든 그 즉시 논의할 수 있었다." - 오펜하이머
"성공을 겨냥하지 말라! 성공을 목표로 집착할수록 성공으로부터 멀어진다!" - 빅터 프랭클
"좋은 직원들과 목표를 합의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작업이지만, 일을 잘 못하는 직원과 목표 합의하는 것은 아무 문제도 아니다." - 라이너 발트만
기업은 목표 합의를 통한 경영의 기치를 내세우지만, 대부분은 '목표 하달을 통한 경영'일 뿐이다.
목표를 합의할 때 사람들은 목표에 합의하지 않는다. 다만 불러주는 목표를 받아적을 뿐이다.
경영과 심리학이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 또 다른 이유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깊은 교감의 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영은 지적인 상담자가 필요했고, 심리학은 권력의 안락한 생활을 원했다.
파트너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신뢰이다. 성인의 관계는 분석도 심리학도 필요없는 협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친밀함을 통해 손상된다. 어떤 대가를 치루고서라도 다시 거리를 유지하고, 끌어올리고, 베일을 씌워야 한다." - 보토 슈트라우스
회사가 이윤만을 추구한다면 직원들은 봉급에 대한 요구만을 할 뿐이다.
능력이 없다면 '대단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거리를 유지할 줄 아는 능력은 업무능력을 향상시킨다.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업과의 '동일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행위와의 '동일시 '다.
"여러분은 인텔 사 직원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전세계 수백 만의 구직자와 오늘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자신을 계발하고 경력을 쌓을 책음을 스스로 떠맡아야 합니다." - 인텔 앤드류 그로브
기업의 가치는 직원 머리 속에 담겨 있다.
"지도자들에게는 그를 따르는 추종자가 있었다."
권위의 인정은 '아래에서부터' 이뤄진다.
이미 증명된 바와 같이 경영자들은 근무시간의 90%를 조직이 조직으로서 만들어내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쓰고 있다.
사람들은 고상한 동기 때문에 행동하는 것처럼 군다. 이렇게 이기심은 이타심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으로 아주 잘 위장되어 있다.
우리의 성공 처방전은 그 처방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25년 동안 경영을 해왔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경영자는 단 1년 동안의 경험으로 24년을 버텨온 것이다.
직원들을 변화에 대응하도록 준비시키고자 하는 경영인은 철저한 훼방꾼이 되어야 한다. 직원들의 지지기반을 모조리 뒤흔들고, 현실 구조를 교란해야 하며, 대안을 제시해 직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이 혼란의 틈바구니 속에서 직원들은 그제야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통해 힘과 참여 정신을 생산해낸다.
"경영은 문제를 만드는 기술이며, 그 문제를 풀려면 직원들을 긴장시켜야 한다." - 에즈라 파운드
"우리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직원만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 PSI 이사 디트리히 애슈케
훌륭한 직원들만이 훌륭한 일을 한다. 직원 채용이 이렇게 중요한 시안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여전히 비전문적인 직원채용을 한다.
구직광고에는 '팀워크, 자연스러운 권위, 사회적 능력, 감성적 지적 수준' 등이 제시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개 권력지향적인, 전통적인 인물이 채용된다.
내가 채용한 직원 중에서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나를 앞지르고 승진한 직원이 몇 명이나 되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해보자.
"기업은 다양한 직원들이 공존할 수 있게 해야 하고, 이런 방식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이렇게 하는 기업만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 - 맥스 오트
원래 나쁜 직원은 없다. 자신과 맞지 않는 자리에 앉아 있는 직원이 있을 뿐이다.
경영자는 직원을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자신의 장점을 잘 발휘하고 재능에 맞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의 개성을 인정해야 한다.
장점이 늘 장점은 아니고 약점이 늘 약점은 아닌 것이다. 모든 장점에는 결함이 있다.
도전이 없다면 자극도 없다!
경영의 기본 업무는 직원들을 제대로 통솔하는 데 있다. 양계장 주인이 알을 낳아야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협상이란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협력 관계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전통적인 경영환경에 익숙한 경영자일수록 입 밖에 드러내지 않은 기대를 당연한 것이라 단정해버리는 성향이 강하다.
경영자의 기대를 알아서 처리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목표만 제시할 뿐, 직원들이 목표에 이르는 길을 스스로 찾아낼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의 예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절대로 직원들을 틀 속에 밀어넣지 마라. 기업을 '아주 간단하게' 만들려는 사람은 바보들만 얻는다.
변화는 당신이 열정적으로 일을 추진할 때 일어난다.
경영자에 대한 직원의 의무는 합의이지 서약이 아니다. 경영자는 합의에 대해 이런저런 불평을 토로할 수 있지만 서약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서약은 신뢰와 동일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때로 너무 멀어질까 두려운 나머지 멀리 가지 못할 때가 많다.
빙빙 둘러서 말하지 말고, 원하는 바를 분명하고 또렷하게 '나는 당신 때문에 화가 났다'고 말하라. 분명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자신이 상대방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두려움은 대상이 있고 불안은 대상이 없다." 하이데거
새로운 질서에 대한 두려움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시킨다. 다시 말해 경영자와 직원은 게임의 끝에 선 자신을 인식해야 한다.
경영자는 항상 출구가 없는 딜레마를 경험한다.
"한 가지 결정을 내리기 위해 경영자가 할애하는 시간은 항상 결정의 중대성에 반비례한다." - 프리츠 암만
"우리는 잘못 생각하고 언제나 앞질러간다." - 오도 마르카드
우리는 적을 알아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위에서 정리한 아름다운 문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진짜 끝내주는 내용으로 알차게 꽉꽉 채워진 이 책은 절대 놓치지 말고 꼭 읽어보기 바란다. 그런데 이 책을 구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으니... 혹시 번역서를 출간한 '뜨인돌' 출판사가 되었거나 아니면 다른 통 큰 출판사가 되었거나 큰 마음 먹고 절판된 이 책을 다시 한번 살려주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본다.

요약: 개인의 개성을 살려 신명나게 일하고 싶은 조직과 개인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또 추천한다!

EOB

댓글 2개:

  1. 소개해주신 것을 읽어보니 정말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절판이 된게 정말 아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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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현석님, 꿩 대신 닭이라고 http://jhrogue.blogspot.kr/2006/12/blog-post_28.html에 라인하르트 K. 슈프랭어가 지은 다른 책을 소개해드렸습니다. ;) 이 책 내용도 아주 좋습니다.

    - jr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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