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서플로우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데, 중간에 잠시 다른 서평 하나 올려드리겠다. 오늘 소개드릴 책은 영화로도 개봉된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이다.
영화를 보신 분도 많으시겠지만, 책 줄거리는 영화와 비슷하므로 영화 소개 영상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아주 인상 깊은 두 가지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가장 먼저 "조종하라(Aviate), 확인하라(Navigate), 소통하라(Communicate)"라는 비상 상황에 대한 세 가지 법칙이 머리 속으로 쏙 들어왔다. 이 법칙은 비행기 조종사가 아니더라도 외워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 조종하라: 무슨 일이 발생하든 우선은 항공기를 조종해야 한다. 위기 상황이 닥칠 경우 사소한 곳에 신경을 쓰다 조종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살아 남으려면 무조건 조종간부터 잡고 비행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 확인하라: 비행 경로가 적절한지 주변 지형 지물은 어떤지 기상 조건은 어떤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 소통하라: 지상에 연락해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도움을 받는 동시에 조종사-부조종사 사이에 간결하면서도 정확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승객들에게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중력의 법칙은 저주가 되기도 하지만(그림처럼 실속(stall)될 경우 기수를 든채로 급하강하게 된다), 기수를 조금 숙여서 중력의 힘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무게가 수십 톤이 넘는 여객기의 운동에너지를 잘 이용하면 글라이더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상에서도 위기가 닥칠 경우에 겁먹지 말고 관성의 법칙을 살리면서 상황에 휘말리지 않게 냉정하게 조종하라!
다음으로 "장기적 낙관주의자, 단기적 현실주의자"(7장)에 나온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 조종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안은 상황인식(SA, Situation Awareness)이라고 한다. 자신의 실체에 대해 아주 정확한 실시간 정신 모형을 만들어 유지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전투기 조종이라는 분야에 내재된 위험을 생각해보면 장기적으로는 낙천주의자가 되어야지만 단기적으로는 철저히 현실주의자가 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알아야 하며, 상황에 따라 판단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생각해보자.
영화와 책 내용이 다른 부분을 정리하며 마무리하겠다.
- 착수 전에 조종실 내부는 승무원들의 안내 목소리(Brace, Brace! Heads down! Stay down!) 이외에 상당히 조용한데, 실제로는 신형 지상접근 경보장치(EGPWS)의 경보(Pull up, Terrain!) 때문에 아주 소란스러웠을 것이다. --> 다시 한번 장면을 보니까, "PULL UP! TERRAIN!" EGPWS 알람 경보가 정상적으로 잘 울리고 있었다.)
- 영화에서는 사고 직후 바로 미 연방교통안전 위원회(NTSB)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는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4개월이 자나서 처음으로 조사가 시작되었다.
- 영화에서는 설리가 시물레이터 실험에서 35초 동안 기다리도록 제안했지만, 실제로는 연방교통안전 위원회에서 그렇게 실험 절차를 변경했다. Sully Is the Perfect Fantasy for Our Post-Fact Era를 보면 자초지종이 나온다.
- 가족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공군 시절 경험담 등은 책을 읽어야 제대로 이해가 갈 것이다.
결론: 어려운 상황에서 힘이 되는 책이므로 강력 추천!
EOB
댓글 없음:
댓글 쓰기